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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 대학 보내기 5

5화. 실패의 연속 - 둘째 아들은 대학에 갈 수 있을까?

by 안지안

두 아들 대학 보내기에 대한 글은 10화 정도로 생각했는데

5화의 내용부터 적기 시작한 건 가장 많은 고민과 선택의 기로에 있었던 기억 때문이다.


5화. 둘째 아들은 대학에 갈 수 있을까?


2023.8.24일, 둘째 아들의 IGCSE 공식 결과가 나왔는데, 7개 과목 중에 C 이상이 4개였다.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음"하는 신음소리가 나도 모르게 나왔다.


IGCSE는 한국의 수능과 유사한 영국계 시험으로

최소 5개 과목에서 C 이상을 받아야 영국계 예비 대학 과정인

파운데이션 또는 A레벨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에 들어갈 수 있는데,

둘째 아들은 4개밖에 못 받았기 때문에 대학 예비과정에 등록할 수가 없었다.


영국계 대학은 대부분의 전공이 예비 대학 1년 + 대학 3년으로 구성된다.

(엔지니어링 학과과 같이 예비 대학 1년 + 4년을 더 공부해야 하는 전공도 있다.


다른 친구들이 예비 대학 프로그램을 찾고 등록 서류 준비에 바쁠 때,

둘째는 다시 공부를 해서 1과목에서 C이상 점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사실 IGCSE 시험 본 후 C 5개는 당연하 것으로 예상하여,

좋다는 예비 대학 프로그램이 찾고, 어디 갈지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결과 발표 이후 모든 것이 꼬인 상황이 돼버렸다.


IGCSE 시험 후 예상 점수를 가지고

Subang Jaya에 있는 Sunway 대학과 Monash 대학의 파운데이션 프로그램에 신청했고,

최종적으로 Sunway 대학의 캐나다의 프로그램인 CIMP에 등록하는 것으로 결정한 상태였다.


지난 몇 년 간 진학 상담을 해주셨던 A 유학원의 김 선생님이

Sunway 대학의 진학 담당자인 Ms. Catherine을 연결해 주었는데,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친절하게 가이드를 해 주어, 1달간 상담 끝에 비자 신청비까지 납부한 상태였다.


호주 G8 대학 중에 하나인 Monash 대학의 말레이시아 캠퍼스에 가는 것도 동시에 고민했는데,

공부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게 만나본 Monash 학생들의 의견이었고

호주 본교로 Transfer 하는 것이 광고에 나온 것처럼 쉽지 않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결국엔 VISA 일정이 맞지 않아 지원은 포기했다.


예비 대학 프로그램

IGCSE.JPG


그날 저녁 아들 기분을 풀어주려고 자주 가던 일식당에서 외식을 했다.

3주간의 IGCSE 기간 내내 감기에 걸려 있었으니, 실력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았을 거고,

1과목만 시험 더 보면 되는 것이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달래주었으나,

둘째 아들은 식사 내내 말이 없었다.


집에 가는 길에 아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고, 결과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담백하게 말했다.

학교를 졸업했으니, 혼자서 시험 준비를 다시 해야 한다는 것에 어이없어했다.

15살 남자아이에게 세상은 사방이 다 막힌 방이었을게다.


그 후로 내가 바빠졌다. 김 선생님께는 예비 대학에 갈 수 있는 다른 옵션을 찾아 줄 것을 부탁했고,

Sunway 대학의 Catherine을 찾아가 다시 상담을 했다.


상담 끝에 추천받은 학교는 샤알람에 있는 영국계 HELP 국제학교로

C 4개만으로 A-Level 등록이 가능하다고 학교에서 연락이 와 입학 신청금 납입을 납입했다.

학교의 명성이 나쁘진 않고, 가서 보니 시설이 괜찮았고, 연간 학비가 1천만 원으로 비싸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주일 뒤 또 다른 날벼락을 맞게 된다.


서류 검토를 잘 못 해 A-Level 프로그램에 등록할 자격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원래 자격은 한국의 중고등과정인 Secondary를 원어민 같은 1st Language English로 졸업해야 하는데

둘째는 외국인이 듣는 2nd Language English로 졸업했기 때문에 자격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최대한 학생을 모아 보려다가 초기 안내를 잘 못한 HELP 학교 담당자의 실수라 변명했고

둘째는 또 한 번의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되었다.


나는 "이 학교가 너의 운명이 아닌가 보다"라고 간단히 말했고

아들은 "그런가 보죠"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나 목소리에서 2번 이상 실패한 패배자의 느껴졌다.


나이가 어리니 한국으로 돌아가서 수능을 준비해도 되고, 검정고시를 치고 대학을 가는 것도

고민을 해 보았으나, 결국에 말레이시아에서 Diploma 과정을 밟은 것으로 다시 방향을 돌렸다.


C 4개로 대학의 Diploma는 등록 가능하며 Diploma 2년 + 대학 3년 과정으로 대학 졸업을 할 수 있다.

Sunway 진학 상담자인 Ms.Catherine과 다시 상담을 이어가게 되었다.


Diploma는 처음에 선택하는 전공을 대학까지 이어가야 하는데 전공 선택이 아주 중요하다.

둘째는 예비 대학만 생각했지 전공에 대한 심각한 고민은 없었기에,

비즈니스 전공을 선택하되 세부 전공으로 '비즈니스+컴퓨터'를 선택했다.


대학 전공 선택이 가지고 오는 인생의 방향과 변화가 무엇인지를 나는 알고 있지만

나 또한 미래는 전부 알 수 없기에 아들의 선택을 믿어 주었다.


그렇게 Ms.Catherine과 Diploma 등록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VISA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방향을 바꾸게 된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Kingsly 국제학교의 A-Level 프로그램에 등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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