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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계획 - 향후 5년간 해야 할 6가지 일

by 안지안

2023.2월, 블로그에 은퇴 계획을 구체적으로 글로 적었던 것이 처음이지만 ,

2017년에 개인연금 불입액을 4배로 늘이고,

2022년부터 연금저축펀드 3개 계좌를 운용하면서,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은퇴준비를 해 왔다고 하겠다.


2023년 2월에 은퇴 후 재정 계획, 제2의 커리어에 대한 10년 목표를 글로 적었고,

2년이 지난 후 다시 정리해 보니, 소홀히 할 수 없는 은퇴 후 커리어, 정착지, 삶의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글로써 구체화되지 않았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은퇴 후 삶에 대한 막연함이 약간의 기대로 바뀌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2023.2월에 글로써 기록했던 계획을 일부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써 기록하면 실천의 확률이 높아지고, 기록과 실천은 막연한 두려움을 줄여 준다.

무엇보다도 3년째 운영해 오고 있는 ETF 중심의 연금저축,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운용 경험과 배당금이 커가면서 월급 외 Cash Flow가 나오니 삶의 안정감을 준다.


물론, 두 아들이 대학생이 되었기에 삶의 무게 또한 줄어들었다. 차를 없애고 나니 삶이 더 가벼워졌다.

무엇을 버리면 삶이 더 가벼워 질까? 행복한 고민이다.


나는 은퇴 시기를 지금부터 5년 뒤인 2030년 10월 1일로 정했다.


올해 2살밖에 차이 나지 않았던 친한 선배의 30년 근속 깜짝 파티가 있었고,

축하 박수를 치면서 내가 입사 26년 차라는 사실을 곱씹고 있었다. "으악. 26년 차라니"

26년 차라는 단어는 입 밖으로 꺼내기도 싫었다. 그러나 스스로 왜 부정하고 싶었는지 잘 알고 있다.


첫째, 내 마음은 아직 40대이다. 솔직히 이 순간에도 50대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둘째, 26년 차의 나에게 기대했던 회사에서의 지위와 성취와에 대한 다른 모습 때문이다.

셋째는 자식들 학비, 생활비, 긴 수명 등 은퇴 이후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은퇴 계획을 세운다는 건 26년 차라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회사는 매년 9월에 희망 퇴직자 신청 지원을 받아, 확정되면 그 해 10.1일 기준으로 퇴사를 한다.

2031년이 되면 임금 피크가 시작되어 급여가 꺾이는 해이고,

희망퇴직을 하면 정년 퇴임까지 잔여 급여를 위로금으로 주니 나쁘지 않을 선택이다.

나의 몸과 마음도 곧 꺾일 테니, 그때의 몸과 마음에 어울리는 새로운 시작을 해야겠다.


회사에서 퇴직한 임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매년 계약연장을 위해 하루하루 살아야 하기에, 은퇴 후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을 대부분 아쉬워했는데,

나는 5년의 준비 시간이 있으니 임원 진급이 안 되고 정규직으로 은퇴하는 것도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1. 재정 계획

올해 처럼만 꾸준히 하자.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사원 월급만큼의 분배금이 나오니, 2030년에 과장 월급만큼만 나오게 하자.

지난 2년간 운영했던 절세 계좌의 배당주 포트폴리오가 성공적이고, 안정적이다.

골키퍼, 수비수, 미드필드, 공격수로 구성된 20개의 기본 ETF와 수익을 높이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ETF 5개가 섞여서 안정적으로 배당과 수익을 주고 있다.

예측가능한 지수 위주 ETF이니 개별 주식보다는 난도가 낮다.

투자는 항상 산과 계곡이 있으니 변동성에 대비하는 포트폴리오로 정비하자.


부채가 없고, 배당금 외 비과세 연금보험도 충분하니,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는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재정은 뭘 더 하려고 하지 말자.


월급쟁이들이 자산을 키워나가는 게 중요한데,

부동산과 주식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아이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은 또 하나의 숙제다.


2. 직장 은퇴 계획

지금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26년 차이다. 지금까지 버텨왔으니 운이 좋다.

은퇴하는 2031년은 31년 차이다. 30년 차에 회사에서 금을 주는데, 제도가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네.

향후 5년간 회사에 출퇴근하는 것은 현재의 회사 경영 상황과 사내 문화로 봐서는 가능해 보이는데

2~3년 뒤에 보직을 내려놓고 직원으로 일하게 될 마지막 2년의 시간은 걱정은 된다.

마지막이 아름다웠던 선배들은 까칠하지 않고 성격이 무난했던 분들이었던 거 같다.


나는 후배들이 다가오는 선배인가?

지금보다는 더 너그럽고, 주인공이 아닌 조연으로, 어려울 때 찾아가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사라졌으면 좋겠다. 아무리 친했어도 직장에서의 인연은 잘 이어지지 않는다.


은퇴 계획의 변수는 5년 뒤에도 계속 일하게 되는 상황이다. 정년 연장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5년 뒤의 나는 직장을 더 다니게 되어 좋은 일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면서 안주하려고 할 게다.

5년 뒤 안주하지 않는 나 자신이었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라고 하겠지만,

5년 뒤의 나에게 회사 외 선택지를 줘야 하고, 한 번뿐인 인생에게 새로운 일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3. 자녀 계획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어떻게 보면 은퇴 후 계획의 가장 큰 리스크이다.

두 아들이 해외 유학을 가니 비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으나,

이후 결혼 비용이나 다른 리스크에 대한 계획은 두리뭉실하다.


내가 대학 졸업 후 부모님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해서 두 아들이 똑같진 않겠지.

다만, 해외 대학을 졸업하고 그 나라에서 직장을 구할 수 있을 테니 희망을 가져보자.

다만, 결혼식 비용은 별도로 준비해서 내 삶에 영향을 리스크가 되지 않도록 하자.


두 아들이 보통의 사회 구성원이 되어 독립적인 어른이 되어 살아가길 희망한다.


그러나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은 아마 경제 철학과 투자에 대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해야 하며, 저축한 돈은 투자를 통해 자산을 만들어 가며

20대부터 50대까지 시간에 대한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되는 방법을 조금씩 가이드해 줄 것이다.


4. 건강 계획

5년 전이었더라면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나 시간이 흐를수록 건강의 중요함을 느낀다.

2023.11월과 비교해 7kg 정도 몸무게가 늘어났고, 아침마다 먹는 약봉지에 고혈압 약이 추가되었다.


스스로 변명을 하자면 해외에서 근무하다 서울 발령에 따른 생활환경 변화 때문이나,

상담 의사의 말에 따르면, 과식하고 운동을 안 하고, 그리고 술을 자주 먹은 결과이다.


건강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너무 쉽다. 그러나 실천이 문제다.

매일 조깅 30분, 팔 굽혀 펴기 30회, 윗몸일으키기 30회, 스쾃 30회, 그리고 7kg 체중을 줄이자.


골프는 아무래도 비싼 취미다. 사실 운동도 별로 되지 않는 거 같다.

테니스나 배드민턴은 유산소 운동이 아닌 데다, 관절이 부서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한다면 아름다울 것이나, 아직은 자신이 없으니 올해 말에 다시 계획을 세워보자.


5. 은퇴 후 커리어

은퇴 후 커리어가 향후 5년 간 준비해야 할 게 많은 숙제다.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개인투자자가 되고 싶고, 책을 내고 싶기에 1인 출판사를 하고 싶고,

낮 시간에 돌아다니는 일을 하고 싶기에 택시 기사를 꿈꾸기도 한다.

강의를 해도 되고, 컨설팅을 하는 직업도 괜찮다. 봉사 활동이 새로운 커리어가 되어도 좋다.

그러나 4대 보험이 나오는 곳이면 더 좋겠다.

그러나 하루 8시간을 일하는 정규직 일은 아니었으면 한다.


아침에 1시간은 운동, 2시간은 투자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고, 저녁 2시간은 글쓰기를 해야 한다.



6. 정착지와 삶의 방식

은퇴 후 어디서 살 것이냐, 그리고 어디서 죽을 것이냐에 대한 답은 어느 정도 구체화 되고 있다..

은퇴 후 4~5년 정도는 경남 창원에 있는 마산해양도시의 오션뷰 아파트에서 살 것이다.

마산해양도시는 매립이 끝났고, 지금도 법적 분쟁 중이긴 하지만 5년 내는 분양을 하겠지.


2031년에는 매일 바다를 보고, 아침에 해안을 조깅할 수 있는 공원 도시에서 살고자 한다.

매년 겨울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개월 지내다 올 것이다.


아들들이 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고 만약 결혼을 해서 손자들이 생기면,

다시 서울 집으로 이사하는 것은 고민해야 할 터이니 서울의 집은 팔지 않는 것으로 하자.


삶의 방식은 2가지는 꼭 지키자.

지금보다 삶의 속도를 50% 줄이고, 그리고 혼자가 아닌 가족, 친구와 같이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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