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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6. 2023
작년 한 해 집돌이 of 집돌이인 내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이성을 만날 기회가 생겼었다.
트레바리 독서모임을 필두로 소개팅, 미팅, 혼펜(혼자온 사람들끼리 펜션에서 모이는 모임), 와인파티, 라운지 바 방문 등등
새로운 인연들을 통해 알음알음 소개받아 그냥저냥 마냥 스쳐간 사람까지 포함하면 미니멈 이백 명 이상의 이성과 접점이 있었지 않을까 싶다.
그중에서 얕은 인연이라도 닿아 둘이 따로 식사 한번, 차 한잔 한 사람들이 오십여 명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굳이 매칭이 되지 않은 이유를 살펴보면
첫인상과 다른 성격에 탈락
사주 궁합이 별로여서 탈락
집이 너무 멀어서 탈락(사실 핑계다, 내 마음에 안 들었다)
대놓고 재고 따져서 탈락
몇 번 연락하다가 시나브로 연락 두절도 부지기수
지금에서야 나와 당신 서로의 잘못이 아닌 그저 닿지 않을 인연이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만,
당시에는 만날 사람과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구분하지 못했던 내 안목의 부재로 마음이 한참이나 지쳐있었다.
특히 사람 얼굴 한번 보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적게는 3만 원 많게는 7~10만 원까지 쓰이다 보니,
나중에는 사람을 만나는 게 기회가 아닌 소모적인 비용으로만 느껴졌다.
시간이 한참 지난 뒤, 회사 여자 동료와 우연히 소개팅 관련하여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었다.
"아니, 50명 가까이 만났는데 어떻게 밥 한번 사는 사람이 없어요? 커피라도 한잔 얻어먹으면 다행이다"
지난 기억에 푸념 아닌 푸념을 토로하던 찰나
동료가 말하길
"여자들은 상대방이 마음에 안 들면 깔끔하게 계산하고 다신 안 봐요. 매니저님이 또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었을 거예요"
엄.. 그분의 특성상 위로를 위한 위로를 하는 분은 절대 아님을 알고 있기에 '진짜 그런가?'라고 혼자 곱씹으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 동료분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어떻게든 커피만 마시려고 했던 소개팅이 끝난 후(지난 글 헤어질 결심 참고) 다음날 점심
스타벅스 기프티콘과 함께 소개팅녀에게 카톡이 왔다.
"커피만 얻어먹기엔 죄송스러워서요 좋은 인연 만나시길 바랄게요"
# 너님도 내 스타일 아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