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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를 딸로 착각하신 건 아닐까?

by 팬지


요즘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내가 피부관리를 받나,

소소하게 네일을 하나,

그렇다고 명품을 사나…


아이스 라테도 끊은 지 꽤 됐고,

그저 네스프레소에 우유나 부어 마시는 중이다.


쇼핑은 평생 관심도 없고,

머리는 거의 연례행사처럼 한 번씩..


이런 와이프, 정말 보기 드물지 않나?!



회사일로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그 틈을 타 집까지 갈아탔다.


아이 둘도 건실하게 잘 키워놓았고,

스스로 생각해도

이 정도면 거의 완성형 와이프 아닐까?




그 와중에 지난주 어머님과 통화를 하는데,

갑자기, 아주 뜬금없이

이야기를 하나 꺼내시는 게 아닌가.


“내 친구는 땅이 수천억이야~

수십억 아파트는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그 집 며느리는 맨날 골프만 치러 다닌다더라~

걔는 평생 골프만 쳐도 돼, 아주 땡잡았어.”


굳이...?

이 이야기를 왜 나한테 하시는 걸까?


전~혀 부럽지도 않고,

조금도 관심도 없는데,

(정말... 진심...)


“어머님, 저도 골프나 한 번 배워볼까요?”

이렇게 말했어야 하나?


아무튼 수십분 동안

어머니 친구네 집이 어마어마한 갑부인데다가

그 집 며느리 엄청 팔자좋다는 이야기를

열심히 리액션하며 들어야 했다.ㅠㅠ


전화를 끊고 나니

왠지 모르게 멘탈이 털리는 느낌…




근데 혹시…

어머니가 나를 딸로 착각하신 건 아닐까?



휴 ~ 어짜피 나는 일할 팔자,

그냥, 오늘도 열심히 사는 걸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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