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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락 Apr 28. 2017

아름다움에 대한
모두의 의견을 여쭙니다.

물론, 당신께도요.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물질적이든 혹은 형이상학적이든, 우리는 늘 아름답기를 추구하고 때로는 그것의 노예가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작금의 유행도 예외적인 현상도 아닙니다. 단지 형태나 형식의 차이가 있을 뿐, 아름다움을 동경하는 태도는 아주 오래된 역사인 것이죠.


그 이유를 짐작하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어딘가 만족감이 들기 때문일 텐데요. 이제 아름다움은 일종의 정의나 선의를 자처하고 스스로 하나의 권력이 된 느낌입니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나서 가장 처음 든 의문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것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나 문장이 있지는 않을까. 아름다움이라는 말을 형용하는 모든 수식을 지우고 그것의 원소만을 남겨둘 수는 없을까.


기회가 될 때마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묻기 시작한 것은 그래서였습니다. 아름다운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가르고 모두가 동감할 수 있는 미의 정의를 제시해보자는 생각. 그것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우리가 욕망하는 것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


편차가 큰 대답들을 거치며, 그러나 애초의 예상과는 달리 미와 추의 경계는 점점 흐릿해져만 갔습니다.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는 하나였지만 발화하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누구는 비례와 질서를, 다른 이는 편중과 우연을 미의 근원이라 이야기했던 것이죠.


상반된 견해들이 때론 여정을 고단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끝내 질문을 멈출 수 없었던 것은 그 모든 의견들이 나름의 체계와 철학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두 다른 대답이었지만 오답은 없었습니다.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수만 가지의 가능성으로 도처에 널려있었고, 그것은 발견하는 사람들의 입술에만 허락된 맑은 이슬 같았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이토록 다양한 아름다움의 이름을 혼자서만 알고 있을 수는 없다는 어떤 의무감이었습니다. 좋은 것은 많을수록 좋고, 많은 것은 나눌수록 좋은 것일 거라고 믿으며 믿는 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정답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정말 중요한 질문들이 대개 그렇듯, 여기에도 정답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저 아름다움에 대해 조금이라도 할 말이 있으시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말씀해주세요. 찾아가 듣고 이곳에 기록해두겠습니다.


아름다움은 인식하는 것이고, 인식은 공유할 수 있습니다. 공유된 아름다움은 점차 그 범위를 넓혀 나갈 것입니다. 반론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꼼꼼히 듣고 가능한 멀리로 전하겠습니다. 여러분께 묻습니다.


당신께 아름다움이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본 매거진에 실린 모든 글은 namesofbeauty.com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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