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내 모습을 들여다보자
자취를 시작한 지 10개월이 지나고 있다.
사실 호기롭게 무언가를 해보려고 나왔지만, 아직까지 그 자리 그대로 서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신기하다.
실행하기 전에는 무언가를 이룰 듯이 엄청난 계획을 짜고 성공할 거라는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지만
막상 실행하려고 눈앞에 세워두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항상 그래왔다. 실행하려고 한 발짝 나아가려 일어서면 발걸음을 떼기도 전에 주저 앉아버렸다.
겁이 많아서일까? 나를 에워싸고 있는 애매한 완벽주의 성향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느 날은 남들 다 하는 영상편집을 나도 하고 싶어서 시간 날 때마다 영상을 찍어서 모으기 시작했고,
그 영상을 편집하는데 한 달 정도가 걸렸다. 영상 편집 강의도 듣고, 책도 사서 읽으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기보단, 일단 그냥 올려보자 라는 심정으로 3분짜리 영상을 만들었다.
드디어 나의 첫 영상이 완성이 됐고, 영상을 업로드하려는 순간 '마지막으로 다시 볼까?' 라며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다시 영상을 보는데 눈에 거슬리는 게 왜 이렇게 많은지.
힘겹게 완성을 해놓고 보면 마지막 1%가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1%를 채우지 못한 채 고치고 고치다가 결국 지쳐 미완성인 상태로 남았다.
결국 나의 첫 영상도 그렇게 나의 컴퓨터에만 업로드되었다.
이렇게 무언가를 실행하다 보면 많은 장애물들이 나를 가로막는다. 그 장애물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을 믿지 못하니 자꾸만 의심이 생기고, 의심이 생기다 보면 결과물도 마음에 안 들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딨어라고 매번 생각을 하며 새로운 일을 시작해 보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다 보면
'이건 나랑 안 맞는 거 같아', '아무런 지식이 없는데 내가 뭘 하겠어' 같은 부정적인 생각들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한다.
새로운 걸 시작하는 게 두렵지 않다고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사실은 겁이 나고 두려움이 가득했었나 보다.
이제야 나의 실체를 알았으니, 다시 보완하면 된다. 새로운 걸 시작하는 나에게 응원을 해주는 것.
'물론 시간이 걸리겠지만, 너는 할 수 있어' 라며 나 자신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소리를 내어 입으로 말을 하면 자신감은 더 생긴다.
오늘도 난 새로운 일을 공부하기 전에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하고 시작한다.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겠지만, 너는 분명히 할 수 있어. 파이팅"
이렇게 오늘도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