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일상에 여유 한 모금 - 오호리공원
혼자만의 시간이 좋은 날도 있지만, 가끔은 같이 하는 일상도 좋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아무런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
어디로 여행을 갈까 고민하던 중에 부담이 없는 일본으로 결정을 했다.
그나마 제일 가까운 후쿠오카로 가보자.
도착하자마자 '오호리 공원'으로 결정했다.
날씨가 좋았던 만큼 기분도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문제는 뜨거운 태양이었지만 '여행'이라는 단어에 깊숙이 파묻었다.
출근 시간을 피하려 했지만 예상시간보다 삼십 분이나 늦게 나왔다.
결국 출근시간과 맞물려 열차 안은 직장인들로 가득 찼다.
그래도 좋다. 우린 여행을 왔으니까
오호리공원역에 도착해서 지상으로 올라왔을 때
마치 만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었다.
청량하고 파란 하늘, 초록잎이 무성한 나무들
그리고 새하얀 뭉게구름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오호리공원 안으로 나를 안내했다.
정말 너무 이쁜 공원. 안 왔으면 후회할 뻔했다.
아침부터 운동하는 사람, 강아지와 여유 있게 산책하는 사람,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는 사람들이 모여 공원을 가득 채웠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그냥 찍기만 해도 엽서가 되는 그런 공간이다.
오호리공원에는 큰 호수가 있다.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지만 다양하게 볼거리가 있다.
큰 잉어부터 큰 거북이, 작은 거북이, 그리고 알 수 없는 새들까지
호수 앞 벤치에 앉아서 삼십 분을 멍 하게 바라보다가
브런치를 먹으러 움직였다.
원래 가려고 했던 브런치 가게는 이미 만석이었다.
아쉬운 발걸음으로 옆 브런치가게로 들어갔다.
무척이나 뜨거웠던 날씨였지만
공원을 오롯이 즐기기 위해 테라스자리에 앉았다.
얼음 동동 띄운 아이스커피,
동생은 무알콜 블루칵테일을 시켰다.
커피 한 모금할 때마다 더위가 천천히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아침 11시, 평소 같았으면 일에 치여 브런치는 생각도 못하는 시간이지만
여행에서는 모든지 가능하다.
이게 바로 여행의 묘미랄까
사람도 없고 물결은 잔잔하고.
모든 게 여유로웠다.
일상에서의 나는 예민하고, 짜증도 많고 화도 많은 사람이지만
여행에 오면 모든 부정적인 마음들이 사그라진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보다는 나를 먼저 챙겨주고 마음의 소리를 듣다 보면 어느새 여유로워지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일상이 지치고 힘들 땐, 가까운 곳이라도 훌쩍 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