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진 Dec 13. 2024

러브레터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가 사망했다고 한다.     




나에게 ‘러브레터’는 영화가 담고 있는 절절한 그리움이 ‘그림 음악’과 함께 기억되는 영화들 중 하나다. ‘냉정과 열정 사이’가 그렇듯이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그 절절함은 희미해져 가지만 그래도 음악과 함께 아련한 그리움에 빠져들게 하는 영화들이다.          



‘러브레터’의 음악이 어디선가 흘러나오면 다른 무엇보다 온통 눈으로 뒤덮인 설산에서 미호가 돌아오지 않을 그를 잊으려는 듯 안부를 묻는 장면이 떠오른다. “잘 지내나요? 나는 잘 지내요”     


어느 겨울날 눈밭에서 지인들과 그 장면을 따라해 보기도 했고, 지인에게 오랜만에 안부를 물을 때면 장난삼아 미호의 저 사진을 보내기도 했더랬다.      


러브레터와 도서카드와 동일한 이름과 책과 도서관과 시간과 타이밍과 어긋남과 같은 이미지는 아련한 추억을 불러오기도 한다.      


요즘 같은 겨울날 눈이라도 나리면, 아니, 눈은 아니더라도 음악이라도 나리면 생각나는 이 영화로 인해 나에게 훗카이도의 설산은 진즉에 지구를 떠나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가 되었다.          



2024. 12. 13.



러브레터 (Love Letter) OST 모음 7곡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