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이성적 판단이 전부일 수는 없다. 내가 옳다고 알고 있던 것이 틀린 것일 수도 있고 인간들의 이성만이 아니라 감성적이고 본능적인 행위들에 의해 사회는 변하기도 하는 것이다.
위험에 처한 파월 박사를 지키려다 죽어간 고릴라의 눈빛은 현대인들에게 경고를 하는 듯하다.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는. 그런데 착각이라는 말을 상상, 꿈 등으로 바꿔 불러도 좋다면 가끔은 착각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를 통제하고 누군가로부터 통제당할 수 있다는 착각이 아니라 누군가를 통제하려들지 않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자연스러운 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으로서의 상상이나 꿈은 필요한 것이다.
물론 파월박사의 말처럼 자유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우리가 스스로 만든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하영진, '착각하지마', <웃으며 한 걸음> 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