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씨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좋은 말은 좋은 생각의 씨가 되고 좋은 생각은 좋은 말과 행동의 씨가 될 것이라고, 나쁜 말은 그 반대일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좋은 말이 씨가 되어 현실이 변하기를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현실적 조건이 그렇지 못한데 말만 좋게 한다고 현실이 달라질 리 없다. 그래도 그렇게 좋게 말함으로써 그럴 여지를 만드는 것이다.
‘현실’은 고정불변의 무엇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은 것이기에 말이다. 좋은 말은 나의 소망이 담긴 말인 셈이다. 현실에 근거한 소망 말이다. 듣기 좋으라고 하는 인사말인 것만은 아닌 것이다.
-하영진, ‘말이라는 씨’, <고요히 한 걸음> 1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