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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한 걸음

형식과 내용이 모두 확장될 때

by 영진

하지만 포괄=민주, 배제=반민주. 이런 식으로 이분법적으로 공식화하는 것은 반민주적인 태도라고 여긴다. 현실에서 모두를 포괄하거나 모두를 배제하는 경우는 없다. 상대적으로는 얼마든지 민주적일 수 있고 또한 상대적으로는 얼마든지 반민주적일 수 있는 것이 현실일 뿐이다. 반민주주의가 민주주의 행세를 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그런 ‘현실’을 인정하는 자세도 중요하겠고 민주주의를 민주화하겠다는 자세로 서로 민주적이기를 요구하는 것은 늘 필요하다. 그 요구의 목소리와 글쓰기는 그런 행위를 할 수 있다는 형식적 차원을 넘어 지금껏 말하지 못하게, 글 쓰지 못하게 했던 지배 권력이 누구인지 분별하고, 그 지배 권력을 향한 말과 글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신의 목소리일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주인 되는, 내용적으로도 민주화하는 길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형식과 내용이 모두 확장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확장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며, 죽었을지도 모르는 민주주의를 살리는 길일 것이다.


-하영진, '민주주의의 확장', <웃으며 한 걸음> 75-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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