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해 Nov 16. 2024

[ 윤 해 록 ] 유한한 삶과  무한한 생명



백 년을 살기 힘든 인생계의 삶과 수십억 년을 지속해서 생존해야 하는 생명계는 관점부터가 다르다.


유한한 삶을 사는 개별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인생은 그때그때 느끼고 누려야 하는 일상의 과정이지만 생존을 목표로 하는 생명계를 사는 개별세포의 관점에서 보면 생명은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며 한 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전장의 군인과 같다.


자연에서 40 여 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생명체로의 나와 세상 속에서 유한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한 인간으로서 나는 같은 나 안에 들어있는  다른 관점을 가진 존재이다.


이러한 모순을 이해하지 못하면 나는 끝없이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와 싸워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생을 살면서 가능한 한 피하고 싶은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라고 입을 모으는 암환자가 되는 경우를 한번 가정해 보자. 대부분 그 한마디 암판정에 본인은 혼비백산하고 가정은 풍비박산 지경에 가 있을 것이다.


암을 공포의 대상으로만 두려워 말고  한번  구체적으로 알아봐서 암을 앎으로 바꾸면 뭔가 달라질까?


우리들이  힘든 삶을 살거나 고민하거나 억압되어 교감신경이 극한 상태에 놓여있으면 혈관수축에 의한 혈류장애가 일어나 저체온 저산소 상태가 초래된다.


그러한 조건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 생명은 소멸되어 간다. 발암이란 저체온, 저산소 환경 에서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한 생명계를 사는 세포차원의 적응이다.

암세포에는 미토콘드리아가 200개 정도밖에 발견되지 않는다. 왜 이렇게 미토콘드리아가 적어도 살아갈 수 있을까? 그것이 암세포가 가지고 있는 수수께끼였다. 그것은 이런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해당계세포로 교체되어 불로불사로 돌아온 것 아닐까?


 암세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렇게 가혹한 환경에서 살 수 있다면 , 원래대로 돌아가 불로 사의  세계를 만들어라"그런 목적의식을 가지고 한발 한발 스텝을 밟고 있는  장한 세포이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던 , 유전자 이상이 반복되어 일어나는 불길한 세포가 아 것이 된다.


끄집어낸  암세포는 시험관 내에서는 불로불사인 해당계 생명체가 되어 20억 년 전의 원래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저체온 저산소 상황에서 살아가기 위한 전략이  진핵세포를 거치면서 선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암세포가 수수께끼에 가득 차 있었던 것은 20억 년이라고 하는 스케일로 해당계까지 돌아온 거물이기 때문 아닐는지 한번 의심해 보자.


마치 삼류 무협지에 나오는 무림의 고수로 인정하고  암을 앎으로 보던 , 일상의 삶을 사는 우리에게 은밀하게 잠입하는 닌자로 인식하여 암을 앎으로 보던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유한한 인생계를 사는 인간으로서의 삶과 무한한 생명계 속에서 대를 이어 살아가야 하는 세포차원의 생존, 즉 삶과 생존의  메커니즘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모순적 관점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삶과 생존 앞에 우리는 조금 더 의연해질 수 있지 않을까?

작가의 이전글 [윤 해 록] 유세차(維歲次) 문명, AI 상향(尙饗)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