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해 록] 렌즈가 만든 세상, 렌즈 너머의 세상
호모 사피엔스는 도구를 사용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불이라는 도구 돌이라는 도구 금속이라는 도구를 발견하고 개량하면서 지구라고 하는 무지막지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면서 말로써 소통하고 글로써 밝히면서 자연에서 빠져나와 문명으로 세상을 만들었다.
우리 인류는 손에 든 도구를 사용하여 차례차례 자연을 정복해 나갔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섭리에 질려 예측 가능한 세상의 원리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고, 그 출발은 실상을 보지 말고 가상을 보게 하기 위해 가치관이라고 하는 시각문명의 렌즈가 필요했다.
있는 그대로 자연의 실상에서 가치관이라고 하는 문명의 도구, 렌즈를 장착한 우리 인류의 방향성은 그 어떤 지구의 생명체와는 다른 경로와 길을 밟아 여기까지 달려온 것이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시각문명의 가치관은 렌즈라는 도구를 가지고 멀리도 보고 가까이도 보는 망원경과 현미경을 만들어 거시계와 미시계를 함께 보는 시각문명의 쾌거를 이루어 내었고 그 결과 허블 망원경을 통해 우주를 보다가 전자 현미경을 가지고 미립자까지 볼 수 있는 세상을 만들었다.
그러나 또한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반야심경에서 언급한 안, 이, 비, 설, 신, 의 육 근 중에 눈이라는 지체에 렌즈라는 도구를 가지고 시각문명을 이루어낸 우리 인류 앞에 놓인 허들이 만만치 않다.
더 멀리 더 자세히 보고자 했던 인류가 만든 시각문명은 의도와 다르게 시각의 왜곡을 불러왔고, 시각의 왜곡은 실상이 아닌 가상을 불러와 문자라고 하는 일종의 가상으로 출발한 우리 문명을 렌즈가 만든 진정한 가상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패권국 미 대선 투표가 끝났다. 렌즈로 보는 요지경 속의 세상이지만 세상은 다시금 요동칠 준비를 하고 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우군으로, 오늘의 우군이 내일의 적으로 둔갑하는 지구촌의 열국지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시시각각 우리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렌즈를 통해서 본 세상은 그냥 보여 주는 것일 뿐이다. 렌즈 너머 보이지 않는 합종연횡合從連橫과 원교근공遠交近攻의 패권을 뺏으려는 나라와 뺏기지 않으려는 국가 간 치열한 패권경쟁 속에서 줄 서기가 곧 가시화될 것이다.
일핵체제가 다핵체제로 바뀌는 기로에서 넘버1인 패권국에 도전하는 넘버2인 패권경쟁국들 사이에서 패권경쟁의 린치핀인 넘버 3의 몸값이 치솟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물론 그 전제조건이 넘버 3 국가가 단합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패권국이나 패권경쟁에 뛰어들 국가들은 끊임없이 넘버 3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이전투구를 벌일 것은 너무나 분명하고 그로 인해 넘버 3 국가는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이 패권경쟁에 뛰어든 강대국들의 이이제이以夷制夷에 농락당하는 넘버 3 국가의 천형과도 같은 숙명이다.
렌즈를 통해본 역사의 수레바퀴는 역사적으로 최고의 외교를 한 넘버 3 국가가 어느 나라인지, 어느 나라가 지금 오늘 넘버 3 국가인 지를 명확하게 가리키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 스스로만 우리가 패권경쟁의 조정자이자 결정권자인 넘버 3 국가인지도 모르고 원대한 미래를 들여다보는 망원경이 아닌 좁쌀 같은 현실을 난도질하는 현미경으로 서로가 서로를 갉아먹는 이전투구를 반복한다면 이 천재일우의 기회가 재앙으로 뒤바뀌는 것은 한순간임을 우리 모두는 명심하고 한마음으로 단합하여 우리가 이룬 번영을 지켜내고 젊은 세대에게 살만한 나라를 만들어 물려주는 원을 한번 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