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3일 개천절에 부르는 노래의 첫 소절,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는 노래처럼 물과 나무가 아닌 인간은 세상이라는 문명을 만들었고 그 문명은 말 그대로 글로 밝힌 문명이다.
세상이라는 기본 값이 곧 글월 문이요, 이 상상과 가상과 상형과 추상 그리고 최종적으로 수학적 가정에 기반한 합의와 약속을 숫자를 포함한 글자로 기록하여 배우고 익혀서 만든 것이 학문이며, 이 학문을 자르고 잘라 우리 인간의 인지영역 안으로 밀어 넣은 것을 사이언스 science, 즉 과학이라고 부른다.
사문난적斯文亂賊은 원래 주자학적 유교 교리를 다르게 해석한 학자를 비방하는 용어로, 조선 후기 정치·학문적 갈등의 상징이다. 원래 유교 반대자를 지칭했으나, 송시열 등 노론 세력이 정적 제거 수단으로 활용하며 의미가 변질되었으며 이후 사화를 일으켜 상대방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는 단골소재로 악용되기도 하였다.
국가는 뭐니 뭐니 해도 이념 공동체이다. 아무리 탈 이념 탈 이데올로기를 주장해도 국가의 존재 가치를 잠시라도 생각해 본 국민이라면 공유되는 공동체의 기억을 분칠 하며 왜곡하는 인물이나 집단은 그 자체로 사문난적이라고 불러도 큰 무리가 없다.
국가대 국가를 넘어 연합국과 주축국이 편 먹고 싸우면서 나라는 절단 나고 나는 생사의 기로에서 허덕이다가 겨우 생존한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은 도로 조선의 때도 식민지 조선의 망국의 설움도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못해 몸서리친다는 공동체의 합의 하나만큼은 뼈저리게 느낀 상태에서 단군할아버지께서 나라를 연 개천절의 노래와 같이 새암과 뿌리부터 혁신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귀중한 계기를 가지게 되었다.
푸른 눈의 선교사 아펜젤러가 세운 배재학당에서 기독교 선교 미션의 일환으로 성경 한글 번역에 착수하면서 최초의 한글 성경이 일본에서 인쇄되어 국내로 반입되었고, 그 방대한 성경 한글 번역 과정에서 현대 한글이 정립되며 주시경, 이승만과 같은 동량들이 망국으로 저무는 구한말에 한점 불씨로 키워졌으며 이 불씨가 망국의 식민지 기간 동안 연단되고 담금질되면서 강철과 같은 신념과 이념으로 재정립되어 대한민국은 공동의 기억을 가지는 공동체로 비로소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합의된 공동체의 기억이 시험받기 직전에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이념과 농지채권을 발행하면서 진통 끝에 합의된 이승만의 농지개혁은 오천 년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 혁명임을 그 당시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으나 곧바로 터진 6.25 전쟁에서 오천 년 만에 손에 넣은 땅을 지켜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동기부여로 작동했고 전쟁의 향방은 무상몰수 무상분배라고 하는 허구의 이념을 압도하면서 땅을 가진 국민이라는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가 분연히 일어나서 이 땅을 지켜내고 기어이 공산주의자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는 기적을 이루어 낸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이렇게 탄생된 나라이다. 실상의 전쟁을 겪으면서 우월한 체제를 바탕으로 공동체의 번영을 예비했고 , 그 결과 번영된 대한민국은 세계패권질서의 린치핀으로 80년을 굴러왔다. 80년이라는 실상의 시간은 린치핀은 물론 마차, 마부 모두 녹슬고 지쳐가는 시기다. 모두 다 넋을 놓고 있을 때 나타나는 매국집단이 바로 사문난적斯文亂賊이다. 그 들은 국가의 이념을 뿌리째 흔들어 국가 자체를 들어 먹는 사국난적斯國亂賊으로 성장한다.
사국난적斯國亂賊의 매국노들이 이념과 가치관의 아노미 현상이라는 시대상을 기화로 도처에 이즘과 캐즘을 남발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그들은 양두구육과 교언영색의 모습으로 배신과 협잡 기만과 전복을 밥먹듯이 하면서 개인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황색저널리즘과 손잡고 사문난적과 사국난적을 완성하기 위하여 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인 의지 will와 이성 reason을 새암과 뿌리부터 뒤흔들고 뒤집는다.
사문난적과 사국난적이 활개 치는 세상에서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희망 하나 부여잡고 버티다 보면 악세惡世는 사필귀정의 선세善世로 돌아올 것임을 우리 한 번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