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윤 해 록 ] 파고 또 파고, 묻고 또 묻고

by 윤해

IMF 외환위기가 결국 구제금융을 부르면서 온 나라가 곧 망할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민들은 해직에 따른 실직의 공포로 희망이 안 보이던 시절 그나마 국민들의 시름을 들어준 드라마가 1998.03.02부터 1999.04.02까지 273부작으로 방영된 보고 또 보고 라는 드라마였다.

자매가 한 집안의 며느리가 되며 겪게 되는 이야기 속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에피소드에 외환위기로 큰 시름을 겪고 있던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던 훈훈한 기억 만으로도 보고 또 보고 라는 특이한 제목의 드라마는 드라마로서 소임을 다했음에 분명하다.


마음으로 보는 심안의 경지로 보고 또 보아야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를 볼 수 있는 원리를 국민들이 망각할 때 국가는 가장 화려한 순간 부나방 같이 달려드는 매국 무리들의 실체를 행동하는 양심으로 오인하여 국가 패망의 길로 접어드는 익숙한 역사의 공식을 알아내기 위해 우리는 국가 패망사이기도 한 역사를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공동체를 성장시키고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하여 죽을힘을 다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파생되는 부작용을 지금의 잣대로 그때를 재단하면서 파고 또 파는 매국무리들의 행태는 공동체의 선한 의지와 합리적 이성을 파괴하면서 과거 상대편의 업적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외면하고 티끌 만한 부작용에도 세상에 없는 완벽한 잣대를 들이대며 파고 또 파서 까발리고 선동하면서 공동체의 반석을 허물고 공동체 구성원들을 사분오열 시키면서 국가를 누란의 위기로 몰고 가는 것은 역사 속에서 출현하는 그들 매국무리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자 행태 이기도 하다.


그들 매국무리들은 공동체의 과거를 파고 또 파서 파헤치고, 현재를 덮고 또 덮고 실드를 치고, 미래를 묻고 또 묻으면서 공동체를 구렁텅이 함정으로 몰고 간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다. 그것이 가장 쉽게 권력을 탈취하고 권력을 행사하여 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돈을 쉽게 벌어 호의호식하면서 완장차고 큰소리치면서 국가 전체를 손아귀에 넣는 가장 쉽고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급할수록 돌아가고 아무리 울분에 차도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하고 행동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을 매고 바느질을 할 수는 없다. 그들이 힘을 다하여 진실을 호도해도 일시적으로 덮을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일은 명약관화하게 밝혀질 것이다.


한 국가가 건국되어 80여 년 가까운 성상을 달려오면서 대한민국만큼 우상향의 커브를 그리며 마치 지구중력을 탈출하기보다 어려운 개발도상국에서 출발하여 중진국의 함정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한 국가는 드물고도 귀하다.


그러나 몸집은 선진국이지만 우리들 각자의 정신은 여전히 후진국 나아가 도로 조선이라는 왕조시대의 중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체된 역사의식과 과거로부터 관성적 정신의 지배를 받고 있는 21세기 대한민국 국민들의 허약한 지점을 파고들어 교묘한 말과 글로 혹세무민 하는 매국무리들을 척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민의 대표로 선출까지 하면서 대한민국을 흔들고는 있지만 대한민국은 그리 호락호락하지도 않고 그리 만만하지도 않은 나라라는 것을 우리의 현대사는 보고 또 보여주면서 웅변하고 있다.


한가위 보름달과 같은 둥글둥글한 마음으로 보고 또 본다면 비록 그들이 파고 또 파고 묻고 또 묻으면서 대한민국 공동체의 멸망사를 써 내려간다 하여도 강소국 대한민국호의 변침을 도모하기에 그들의 역량은 조족지혈이요 족탈불급의 존재인지도 모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 윤 해 록 ] 마음의 눈으로 보는 문명의 명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