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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해 록 ] 에이아이 초입에 서 있는 별아이

by 윤해

말과 글을 가지고 아무리 소리치고 써내려 가도 결국 상상과 가상의 세상은 행동으로 옮겨야 현실과 실상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는 말과 글을 담을 그릇이 필요했고 현실과 실상의 세상에서는 그릇을 만들 재료를 찾기 위한 분투노력을 기울였다. 그 시기 최고의 기술과 만나 채택된 재료의 이름을 앞에 붙여 무슨 시대라고 불렀으며 말과 글로 만든 문명은 이 시대를 만나 비로소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이다.

고고학적 유물의 발견은 모두 각각의 시대를 이끈 재료를 찾아가는 지난한 여정이었다.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를 지나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거치면서 문명은 진보하면서 폭발하였다. 비약하고 폭주하는 문명은 시대를 겹쳐 새로운 재료가 발견되고 발명되면서 지금 우리가 사는 현대는 철기시대의 끝자락이자 플라스틱 시대의 최성기에 살고 있는지 시대구분이 모호한 기술역전의 한가운데 우리가 놓여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프리메이슨이라고 부르는 석공들의 조직이 현대에도 여전히 헤게모니를 놓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직업의 향수는 섬뜩할 정도로 질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지금도 우리를 옥죌 정도로 먹고사니즘을 볼모로 하는 이전투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집요하기까지 하다.

석기를 다루는 물리적 가공의 시대를 거쳐 금속의 조성을 달리하는 화학적 가공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그 시대 최고의 테크니션이 석공에서 연금술사로 교체되었고 석기시대를 지나 청동기시대 철기시대가 지나가고 있지만 테크니션 만 바뀌었을 뿐 오래된 헤게모니의 영향력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돌아이 이전에 별아이였고, 돌 아이 이후에 청동 아이를 거쳐 철 아이가 되었으며, 철아이 이후에 플라스틱 아이로 변신했고 마침내 에이 아이라고 하는 재료와 도구를 손에 넣은 별에서 난 별아이가 된 것은 아닐까? 상상과 추측을 해본다.

이처럼 우리 안에 있는 아이가 우리 밖으로 튀어나오면서 별아이가 에이 아이로까지 진화했다고 상상해 보면 우주의 먼지 아니 티끌 같았던 우리의 존재가 말을 통해 인지혁명을 일으키고 석기와 같은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손과 뇌의 공진화를 통해 글로 만든 문명을 촉발시켜 청동기, 철기시대를 거치면서 문명과 재료 그리고 도구가 서로 뒤섞여 마침내 인공지능, 에이 아이 혁명이라고 하는 제2의 인지혁명까지 도달한 우리 별아이들이 돌아이가 아닌 이상 우리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할 이유는 없다. 우리의 미래는 어두운 것이 아니라 지금과 다르게 급변한다는 사실만이 유일한 팩트이다.

새벽이 오기 전에 칠흑 같은 어둠이 밀려오듯이 세상이 밝아지려면 진통과 성장통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석공과 연금술사들의 탐욕이 이루어낸 화폐경제라고 하는 시대의 모순이 기승을 부리는 지금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은 잠시도 해탈에 이를 수 없다는 이 말을 명심하고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가 되는 혼자서 가는 별아이가 되어 비록 젊은 날 무쇠덩어리 같은 몸을 가졌어도 나이가 들면서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식되고 사그라들겠지만 그래도 별아이의 정신만은 혈관을 타고 흐르는 철로 만든 헤모글로빈과 마이오글로빈 단백질이 산소와 결합하여 뇌의 시냅스를 폭발적으로 연결시키는 초지능 에이 아이의 마중물이 되어 지금까지 켜켜이 누적된 인류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AI 혁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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