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추가 됐으면 하는 것 중에 제일 처음은 요리!이다. 결혼 전 에도 요리에는 취미가 없었고, 오히려 설거지가 편한 사람이었다. 요리 과정에 간을 보는 섬세함, 눈 에도 예쁘게 플레이팅 하는 센스, 메뉴 선정의 순발력 어느 하나 내게 없다. 너무 어렵다. 8년 전에 결혼은 했고 라면 밖에 못 끓이는 남편보다는 내가 나을 것 같아 시작했지만 특별히 나을 것 없는 실력이었다. 요리를 못 하겠고 요리 앞에서 주눅이 들 때마다 엄마의 부재가 느껴져서 더 피하고 싶었다. 엄마가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내가 요리 센스가 없을 뿐인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 입 에는 맛있는 것, 예쁜 것 넣어주고 싶은 게 엄마 마음. 이제라도 요리와 친해지고 싶다. 두 번째는 이사. 내 의지로 이사를 해 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 이사는 취업과 결혼이 큰 이유였다. 사실 지금은 그렇게 큰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남편과 함께 했던 공간에 나와 딸만 남아 있는 이 느낌이 문득문득 슬프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그때마다 잠시 다른 곳에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용기도 배짱도 없는 이 뭉개고 앉아있는 성격 때문에 생각만 하고 있다. 어느 날 어느 때에 라도 이사가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딸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다. 사실 이거라면 지금도 하고 있지만, 아빠가 없으니 엄마랑 보내는 당연한 시간 말고 아이와 찐하게 남겨지고 기억되는 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 아이가 자라고 있고, 자라는 만큼 앞 전의 시간들은 흐려져 간다. 아쉽다. 인생에 일시 정지 버튼이 된다면 지금 눌렀을 것 같다. 잠든 아이 얼굴을 쓰다듬으며 어른 손 한 뼘 밖에 안 되는 등을 쓸어주며 촉촉한 볼에 뽀뽀를 남겨본다. 내 사랑, 내 아가야 내게 와줘서 고맙다.라고.. 나는 여전히 요리를 못해도 이사를 안 가도 내 아이가 어제와 다르게 빠르게 큰 다고 해도 내 일상은 살아지겠지만 바라는 것이 있으면, 그전 보다 조금은 나은 내가 되어 있겠지 라는 달콤한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