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기념일을 만든다면 아이가 처음 걸음마를 떼었던 그날 이었으면 좋겠다. 아이가 태어나서 빠르면 10개월 늦어도 돌 즈음엔 잡고 일어나서 걸음마를 시작하는데, 우리 아이는 걷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다. 12월 생일이라 또래보다 늦는 거겠지.. 하기에는 16개월이 다 되도록 기어 다녀서 발달센터? 이런 데를 가보아야 하는지 고민을 할 정도였고, 남 모르게 걸음이 느린 아이라는 검색어로 인터넷 검색을 하곤했다. 물론 나 같은 엄마가 많다는 것도 알았다. 다 때 되면 걸어~ 겁이 많고 조심성이 많은 애 들은 늦게 걷더라. 의 위로는 잠시의 위안이었고 엄마가 처음인 나 에겐 무거운 문제였다. 그렇게 속 끓이며 19개월이 되어도 아이가 걷지 않으면 센터에 가겠다는 기준을 세워두고 아이를 지켜보던 어느 날!!!!! 아이가 한발 한발 걸음마를 시작했다. 물론 손을 잡아 줘야 일어나긴 했지만, 부모 손을 믿고 일어나는 작은 생명체가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그 용기와 신뢰가 고맙고 사랑스러웠다. 아장아장 그러다 쿵 앉아 버리고 다시 일어나고... 조금 더 성장해서 걷는 게 당연해지면 이 뭉클함이 잊어질까 영상으로 남겨 놓기도 했다. 너의 처음의 모든 순간에 엄마 아빠가 뒤에 있었고 응원하고 있었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가끔 그때 영상을 본다. 자리에서 일어나 몇 발자국 떼었을 뿐인데 우리는 아이에게 큰 환호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은 초등학생이 된 아이에게 얼마나 칭찬이 인색 한지가 반성이 된다. 아이가 처음 걸었던 그날을 기억하며 아이에게는 첫 직립 보행의 날로 의미가 있고, 부모에게도 작은 생명체의 성장의 경이로움을 목격한 그날로 기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