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지 Aug 14. 2023

그 때 그 사용자의 말은 맞기도, 틀리기도 했다

하나의 기능 다섯번의 리서치 (2)프로토타입 인터뷰

앞선 리서치 후 한달이 지났을 때 디자인 시안이 나왔다. 이때가 가장 많은 고민을 가진 순간이었을 것이다. 대체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리서치해야 할지! 


우리 제품은 드래그 앤 드롭으로 조건과 조건을 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데, 이런 인터랙션을 피그마 프로토타입으로 재현하는 건 불가능했다. 피그잼으로 시도하긴 했지만 공수에 비해 제품과 동떨어진 디자인으로 진행해야 했기에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고민 끝에 콘텐츠 테스트 형식의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선연결 예시 이미지


준비단계에서

콘텐츠 테스트라 함은 실제 조작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사용자가 써보는 것이 아닌, 정적인 이미지를 두고 인터뷰를 하면서 피드백을 얻는 방법론이다. 우리는 당시 버전의 디자인 시안을 그러모아 화면전환만 가능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사용했다. 


여기서 중점적으로 알아보고자 했던 건, 우리가 만들고 있는 화면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지였다. 다음 질문들을 준비했다.

- ex. 박스가 선으로 연결된 형태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예상하시나요?

- ex. OO 부분에 선을 연결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ex. '미팅 미배정'이라 쓰인 부분을 보셨나요? 그 부분에 OO를 입력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되나요?




실제 인터뷰에서

이 인터뷰의 대상이 되어준 분들은 실사용자가 될 페르소나, 세일즈맨 혹은 마케터였다. 현재의 업무 패턴에 우리 제품이 잘 녹아들 수 있을지, 그들이 느끼기에 우리 제품은 쓰기에 어떤지 등이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최대한 열린 질문을 통해 자유로운 피드백을 받으려고 했다. 


인터뷰 결과

제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피드백도 너무 많았다. 뒤돌아보니 이때 나온 피드백이 이후 리서치에서도 꾸준히 반복되었다, 적어도 '이해' 측면에서는. 예를 들면 폼 연동 부분에서의 용어 설명이 부족하다든지, 미팅 배정 결과 '그룹'이라는 용어가 이해하기 어색하다든지.. 디자인이 변화할 여지가 있는 상황에서 진행한다면 적은 인풋으로 큰 효용을 낼 수 있는 리서치 방식인 듯하다.


하지만, '조작' 측면에서는 말뿐인 피드백들도 많았다. 이 인터뷰에서 대부분은 [미팅 미배정]이란 기능에 대해 '어떻게 쓸지 충분히 알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후 리서치에서 실제로 사용해보게 했을 때는 이 기능을 활용한 사람이 없었고, 어떤 기능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 참고로 [미팅 미배정]에서 사용자(=세일즈 팀원)는 링크나 메세지를 입력할 수 있다. 잠재고객 중 원하는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잠재고객은 세일즈 팀과의 미팅 예약 대신 원하는 링크나 메세지를 보여줄 수 있다.



느낀 점

우선, 콘텐츠 테스트라는 형식 아래 궁금한 건 이것저것 다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UT는 관찰자 입장에서 각잡고 설계된 대로 지켜봐야 하는데, 이 때는 질답을 통해 즉각적인 힌트를 얻을 수 있어서 약간 속시원했다. 그리고 제품을 동반해 인터뷰를 하니 그들의 Painpoint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더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준비기간이 별로 없었음에도 충분히 괜찮은 리서치 경험이었다. 얼마나 급했냐면 디자인 씽크와 스크립트 작성과 스크립트 씽크까지 휴가끼고 이틀만에 진행되었다. 정신은 없었지만, 지나고보니 디자이너님의 도움과 찰떡 팀워크로 최소한의 인풋으로 ROI를 뽑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사용자는 이 기능 없이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