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이 깊어집니다. 고운 단풍이 가을을 뽐냅니다. 빛이 줄어드는 계절, 밝은 색의 식물들을 떠올립니다.
독일의 11월은 쓸쓸했습니다. 오후 3~4시면 해가 져서 어둑어둑했습니다. 줄어든 일조량에 계절성 우울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빛을 찾아갑니다. 성탄절 한 달 전부터 독일 각지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립니다. 전 베를린 쿠담 거리에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겨 갔습니다. 글뤼바인(뱅쇼), 사과 사탕, 소시지를 낀 빵, 크리스마스 쿠키들, 작고 예쁜 천사, 사슴, 산타클로스, 예수가 태어난 말구유 장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집에 작은 크리스마스 마켓을 꾸며볼까 합니다.
얼마 전, 포인세티아 단일 처리를 시작했습니다. 몬코(몬스테라), 코스모스, 드라세나 와네키의 새집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빈 화분이 늘어나, 새집을 고르는 즐거움이 생겼습니다.
지난 주말, 시내 서점과 액세서리 매장에 들렀습니다. 예쁘게 구성된 소설들 ‘크리스마스 캐럴’ (구두쇠 스크루지가 나오는 디킨스의 소설), 붉고 하얀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작년 말, 우리 집에 찾아온 포인세티아는 1년 내내 푸른 잎을 자랑했습니다. 10월 말부터 하루에 10시간 이상 단일 처리(빛 차단)해주어야 빨간 잎을 볼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잠들기 전 포인세티아에 쇼핑백을 씌었습니다. 작년 연말 분위기를 불러온 빨간 포인세티아를 기억하며. 좀 답답하겠지만, 참고 예쁘게 피어나 주길.
몬코는 씨앗부터 씩씩하게 자라주더니, 잎사귀 네 장이 활짝 피고, 작은 이파리 두 장이 힘껏 올라오고 있어요.
멕시코 출신의 몬코가 한국의 가을볕을 즐기며, 자라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좀 기울긴 했는데, 햇볕을 여러 방향으로 비춰주고, 식물지지대로 수형을 잡아줘야겠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지지대 제품이 따로 있더라고요. 전 이쑤시개나 나무젓가락을 애용했습니다.
식물들이 새집 이사를 한 이유는 코스모스 때문이었습니다. 지지대로 고정이 잘 안 되고, 어지럼증이 난 듯 바닥에 누워버리더라고요. 채송화는 옹기종기 모여서 잘 크고 있습니다.
그리니 분들의 조언을 기억했어요. 햇볕과 식물조명 등을 쬐어주며 힘을 길러볼까 했는데, 힘이 없는지 땅에 쓰러져 버립니다. 급하게 복토를 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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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세나 와세키! 2년 전 지인분이 선물해 준 친구인데, 과습이나, 햇볕으로 신경 쓴 적 없이 무난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처음에 왔을 땐 잎이 짧았는데, 지금은 많이 컸어요.
하얀 집에 안착한 와세키!
새집으로 이사한 식물들 덕분에 집이 산뜻해 보입니다. 연말을 보낼 우리 부부를 위한 작은 장식을 선물했습니다.
올겨울 우리 집에 열릴 작은 크리스마스 장을 기다려 봅니다.
*그로로 : 식물과 함께 하는 일상이야기를 나누는 커뮤니티 https://gror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