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돈 식물
우리 집 보금자리에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식물과 함께 지내고 있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다양하게 여러 식물을 들여놓았지만 금세 생을 마감한 식물들을 제외하고 금전수, 몬스테라, 개운죽, 아이비가 4년째 함께하고 있다. 그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식물은 금전수이다. 하나의 화분에는 직접 구매한 금전수가 함께하고 있고 두 번째 금전수는 1년 전 친구들이 개업 선물로 준 식물이다. 화분 선물을 처음 받아 보아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선물 받은 금전수에 유난히 애착이 갔다. 물도 자주 주고, 자주 들여봐 주고, 우리 아기라며 애칭도 말해주고, 말도 걸어 주고 함께 해서 그런지 새순이 무성하게 자라났다. 곧 화분을 분리하여 새집에 이사를 시켜주어야 할 것 같다.
내가 금전수를 좋아하는 이유 중 또 하나는 바로 꽃말이다. 금전수의 여러 꽃말 중 첫 번째는 금전과 풍요라는 꽃말인데, 금전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는 의미가 있어 좋았다. 내 안의 돈을 많이 벌고 싶은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어렸을 적엔 돈이 전부가 아니라며, 부모님 말씀에 반박했다. 돈 없이 절대 못 살 거라며, 돈이 최고라는 엄마의 말씀에 항상 반기를 들었다. 돈보다도 행복이 더 중요하다며, 돈이 많으면 뭐 하겠냐는 것이 나의 답이었다. 하지만 30대 중반이 되고 보니, 돈은 행복의 수단이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선 돈이 꼭 필요한 수단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금전수의 금전을 풍요롭게 해주는 꽃말이 마음에 든다.
두 번째의 꽃말은 길고 행복한 삶을 뜻하기도 한다. 장수와 행복한 삶을 의미하는 뜻으로 내가 원하는 상황이 담겨 있어 좋았다. 어렸을 적엔, 굳이 나를 이 세상에 왜 태어나게 했는지, 나의 존재가치를 부정했었다. 20대 초반에는 일찍 생을 마감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나에겐 삶의 의미가 존재하지 않았다.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도무지 답을 찾을 수 없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나에게 첫 번째 보물 1호가 태어나며 바뀌었다. 나의 존재는 눈에 띄게 커져 나갔고, 우리 보물에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아이들은 나에게 조금 더 가치 있는 인생을 살고 싶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는 건강하게 아이들과 오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어 두 번째 꽃말이 마음에 든다.
금전수의 꽃말뿐만 아니라, 키우는 방법도 그다지 까다롭지 않아서 나와 합이 잘 맞다. 물만 꼬박꼬박 잘 주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말동무를 해주었을 뿐인데 스스로 새순을 뿜어내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금전과 풍요, 길고 행복한 삶의 꽃말처럼 나의 삶의 방향을 함께 걸어가는 금전수와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