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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램프 May 16. 2024

행복한 다이아 거북이

마음의 여유가 생길 때

마음의 여유를 느끼며 행복한 거북이가 되었다.

목을 조이는 듯한 루틴들을 잠시 멈추고 자유를 주었다.

3,4월을 그렇게 보내다 보니 이제는 루틴을 제대로 시작하고 싶어졌다.

행복한 거북이로 지내는 동안 나는 집청소 끝판왕이 돼버렸다.


4인가족의 이불빨래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했다. 

이불을 정리하고, 

청소기로 밀고, 

바닥을 밀대걸레로 닦고, 

설거지를 하고, 

식탁을 닦고, 

소파를 닦고, 

책상을 정리하고, 

옷장을 정리하다 보면


마음이 개운해지고 상쾌해진다.

상쾌한 공간이 나에게 주는 행복이 크다.

요새는 어느 공간을 가고 싶은 것보다

집안에 있는 게 가장 좋다.


집안 곳곳을 청소하다 보면 

아이들이 벽지를 더럽힌 자국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필사적으로 자국을 지우려고 노력한다.

먼저 면봉에 락스를 묻혀 지우고, 

매직블록에 락스를 묻혀 지우고, 

물티슈에 락스를 묻혀 지워서 시도했지만 


찰싹 달라붙어 있는 볼펜자국 같은 것 이 싫었다.

이게 볼펜자국인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결국 하얀색 물감으로 미세한 점묘기법을 활용하여

지워내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물로

뿌듯했다.


왜 별것도 아닌 점 하나에 이토록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는 걸까?


집이 더러워지는 게 싫어서?

우리 집의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아서?


마음의 여유로

나의 공간을 돌볼 수 있었기 때문인 걸까?


어찌됐던 루틴이 망가진다고 삶이 망가지진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행복했다. 평화로웠다.


누구에게 보이려는 무리한 루틴은 뒤로해보고

나에게 걸맞은 루틴으로 조용한 행복한 다이아 거북이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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