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신랑 잘 만나서 용 됐잖아"
빠른 인정.
나보다 나이가 한참 많았던 언니, 그러나 안 친했고 몇 년 만에 우연히 마주친 자리에서 들은 말이다.
결혼 14년 차다.
문장 앞에 '어느새'를 붙여야 할 거 같다.
남편이 가진 인류에 대한 관심은 나에게 몰빵이다.
나를 위해 태어난 사람인가 싶을 만큼.
해마다 남편에게 반한다.
남편의 진국 같은 성품에 감탄한다.
지금 생각해도 최고의 청혼이었다.
"예수님이 교회를 위해 죽으셨듯이 당신을 사랑할 거야"
이보다 더한 사랑의 표현이 있을까.
고단한 하루를 보내다가도
남편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작은애가 소아암 진단을 받았을 때 스쳐간 생각.
'내가 남편 만난다고 행운을 다 써버렸구나'
하필이면 공부하는 아내를 만나 외조하느라 늘 수고가 많은 우리 남편.
남편이 나의 치료제 그 잡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