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질 및 성격검사 TCI 시리즈 두 번째 글이다.
기질에는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인내력 네 가지가 있다.
위험회피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하위척도로 나뉜다.
낙천성/ 예기불안
(낮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높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낮은)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높은)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
활기 넘침/ 쉽게 지침
나는 위험회피 63점(백분위)으로 보통에 해당된다.
(30점에서 70점 사이가 보통 수준이다)
생각보다 위험회피가 낮게 나왔다.
소아암프로수발러를 겪으면서 겁이 줄었나 보다.
하위척도를 살펴보면
낙천성/ 예기불안은 딱 중간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높음에 해당된다.
개강하고 첫 수업시간에 한 학기 발표순서가 정해진다.
그럼 나는 한 달 동안 한 학기 발표를 모두 준비한다.
미리 피피티를 만든다.
수업계획서를 참고해 과제도 미리 해둔다.
'미리미리'는 내가 참 좋아하는 표현이다.
30대에 노후준비를 시작한 것도 이래서다.
노후준비 하느라 애들 교육비에 한계선을 그어뒀다.
'방패'는 내가 참 좋아하는 무기다.
올해 유치부 여름성경학교 준비할 때 이런 나의 성향이 도드라졌다.
키즈카페 단체이용을 계획했는데 예약 안 하고 있는 상황을 참기 어려웠다.
혼자서 사물놀이하듯 교사 단톡방을 울려가며 예약 완료했다.
이제야 안심.
'안심'은 내가 참 좋아하는 단어다.
나는 융통성과 유연성 같은 미끌미끌함이 부족해서 닥쳐서 해내야 하는 상황이 매우 스트레스다.
하위척도 중 '(높은)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이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다.
뉴진스의 'Super Shy' 노래가 나왔을 때 제목이 나 같았다.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낯을 가린다.
관찰부터 하면서 혼자서 내적친밀감을 쌓는다.
상대에게서 풍기는 분위기를 초식과 육식으로 나눈다면 나는 초식한테만 접근한다.
학창 시절에는 3월마다 괴로웠다.
겨우 적응했는데 반이 바뀌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이번 박사과정도 1학기는 낯선 사람들에 적응하느라 허덕거렸다.
오래 봐왔던 사람도 오랜만에 보면 다시 수줍다.
예를 들면 친척들! 일 년에 한두 번 만나니까 만날 때마다 쑥스러웠다.
아 맞다!
수련회나 예배시간에 축복한다고 일어서서 많은 사람들의 촉촉한 눈가를 한 몸에 받는 거 힘들었다.
더 싫었던 건 수련회 첫 시간에 이름표를 목에 걸고 돌아다니면서 인사하는 거... 화장실로 숨고 싶었다.
마지막 하위척도 활기 넘침/ 쉽게 지침을 보면 '활기 넘침'에 해당된다.
활기가 넘친다기보단 루틴 안에서 쭉 가는 스타일에 가깝다.
위험회피 측면에서 나를 살펴봤다.
위험회피는 행동억제기질과 비슷한데 이것이 사회불안으로도 이어지는 거 같다.
발표할 때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고개 한 번 못 들고 읽다가 끝난다.
교수님 중에 내향적인 분들이 많아 보이는데 어떻게 극복하신 건지 궁금할 따름이다.
다음 글은 사회적 민감성에 대해 알아보겠다. (나는 고득점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