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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미가 다혜의 가방을 몰래 뒤져 플라스틱 통을 꺼내갔어요.
그 통에는 민들레 씨앗이 들어있었어요.
새미는 학교 마치고 혼자서 바위 밑으로 뛰어갔어요.
거기서 다혜처럼 씨앗 하나를 이끼에 올려놓고 말했어요.
“요정아. 나 탕수육 먹고 싶어.”
“…….”
허탕이었어요.
김밥, 라면, 돈가스, 떡볶이……. 아무리 해도 안 되었어요.
새미는 화가 나서 꽃씨 통을 던져버렸어요.
하얀 씨앗들은 깃털보다 가볍게 여러 곳으로 날아가고 말았어요.
다혜는 집에 와서 꽃씨 통이 없어진 걸 알았어요.
가방을 뒤지다가 거꾸로 들고 탈탈 털어도 안 보였어요.
다혜는 속이 상해서 마구 울었어요.
“앙앙, 엄마. 어떡해. 꽃씨가 없어. 앙앙.”
“다혜야. 울지 말고 다른 곳에도 찾아보자.”
다혜는 엄마가 달래는 소리도 뒤로 하고 바위 밑에까지 뛰어갔어요.
“아! 저 통은… 이게 어떻게 여기에…….”
다혜는 동그란 플라스틱 통을 들고 울었어요.
씨앗이 하나도 없어 정말 슬펐어요.
한참 동안 눈이 퉁퉁 붓도록 울다가 지쳐서 잠이 들었어요.
꿈속에서도 울고 있는데 민들레 요정이 다가왔어요.
“언니, 그만 울어.”
“아! 요정아. 너 어디 갔었니?”
“응. 새미 언니가 내 친구들을 다 날려버렸어.”
“새미가?”
“응, 하지만 괜찮아.”
“왜?”
다혜는 정말 궁금했어요.
“내 친구들은 여러 곳으로 날아가서 내년 봄에 꽃을 더 많이 피울 거야.”
“정말?”
“그럼. 내년 봄에는 이 산 전체가 민들레 동산이 될 거야.”
“야, 신난다.”
다혜는 만세를 불렀어요.
“하지만 언니가 아니면 누가 부탁해도 음식을 안 만들어. 오직 언니 하고만 통할 거야.”
“왜?”
“언니가 제일 착하니까.”
“으응, 그래? 고마워.”
다혜는 배시시 웃으며 잠이 깼어요.
조금 전까지 퉁퉁 부었던 눈이 본래처럼 예뻐졌어요.
부드러운 햇살이 다혜의 잠든 얼굴을 살살 만졌거든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