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다혜는 집에 와서 엄마에게 피자 이야기를 했어요.
하지만 엄마는 안 믿었어요.
“얘가 비싼 밥 먹고 무슨 헛소리야?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원!”
“아니, 엄마! 진짜야.”
“그만둬. 너 어디 아프니?”
“하, 참! 왜 내 말을 안 믿어? 그럼 여기서 해볼까?”
다혜는 민들레 씨앗 한 개를 식탁에 올려놓고 말했어요.
“요정아. 나 지금 햄버거 먹고 싶어. 부탁해!”
하지만 허탕입니다.
‘도로롱~’ 소리와 연기와 햄버거 중에 어느 하나도 없어요.
“그 봐. 안 되잖아? 근데 무슨 만화 같은 소릴 하니? 정신 사납게 말이야.”
엄마는 눈을 흘기면서 말했어요.
“어, 이상하네. 아깐 분명히 됐는데…….”
말꼬리에 힘이 빠진 다혜는 제 방에 들어가서 골똘히 생각했어요.
다음날, 다혜는 아침 일찍 바위 밑으로 달려갔어요.
어젯밤 늦도록 생각한 것처럼 씨앗 한 개를 이끼 위에 얹었어요.
그리고 말했어요.
“요정아, 아이스크림 한 개 줄래?”
말이 끝나자마자 ‘도로롱~’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나더니 아이스크림 한 개가 나왔어요.
다혜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생각했어요.
그리고 다른 씨앗 한 개를 흙바닥에 놓고 오징어를 먹고 싶다고 말했는데 역시 안 되었어요.
하지만 그 씨앗을 다시 이끼에 얹어두고 말하니까 오징어가 나왔어요.
다혜는 꼭 쥔 주먹을 아래로 힘차게 내리면서 외쳤어요.
“나이스! 이끼 짱!”
집으로 달려온 다혜는 엄마에게 크게 말했어요.
“엄마, 엄마! 씨앗을 이끼 위에 얹어두고 말하니까 아이스크림도 나오고 오징어까지 나왔어.”
“그럼 좋아. 이끼 있는 그곳에 가서 해보자.”
엄마는 못 미덥다는 표정으로 다혜를 앞세우고 바위 밑으로 갔어요.
다혜는 이끼 위에 꽃씨를 하나 놓고 엄마에게 말했어요.
“엄마가 직접 해봐. 먹고 싶은 걸 말하면 되니까.”
엄마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어요.
“요정아. 나 지금 해물파전 먹고 싶은데 줄래?”
그러나 씨앗은 가만히 있었어요.
“봐. 안 되잖아. 넌 왜 자꾸 거짓말을 하니?”
엄마가 눈을 흘기니까 다혜도 답답했어요.
그래 이번에는 다혜가 직접 했어요.
“요정아. 엄마에게 해물파전 하나만 줘.”
그러니까 ‘도로롱~’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나더니 해물파전이 짠! 나왔어요.
엄마는 눈이 둥그레지면서 말을 더듬었어요.
“어, 어! 이게… 이게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똑같은 상황에서 다혜는 되는데 엄마는 안 되었어요.
왜 그런지 다혜도 몰라요.
엄마는 다혜와 함께 동사무소에 가서 동장님을 만났어요.
동네에 혼자 사시는 노인이 계시면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토요일에 할머니 일곱 분과 할아버지 다섯 분이 바위 밑으로 오셨어요.
다혜는 노인들이 원하시는 음식을 다 만들어 드렸어요.
산채 비빔밥, 설렁탕, 국수, 추어탕, 짜장면, 잡채, 만두, 막걸리까지 종류별로 만들었어요.
모두 놀라움과 감동의 물결에 풍덩 빠졌지 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