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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역을 지나치는 법

-'불안'정류장을 지나 인생을 여행하는 법

by 이재우

20대 후반은 누구나 불안하다.

뭔가를 이루어야 할 것 같은데, 동시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나이.
가만 있어도 초조해지고, 조금만 멈춰도 뒤처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

어느 날 유튜브에서 99년생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20대 후반이 되었다”고 말하는 영상을 보았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문득 나도 생각하게 되었다.
97년생인 나는 어느 틈에 ‘불안’이라는 정류장을 지나쳐 왔구나, 하고.


그때 깨달았다. 불안은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역이라는 사실을.

물론 불안을 지나쳤다고 해서 갑자기 삶에 확신이 생기거나, 모든 것이 명확해지지는 않는다.
불안은 줄었지만 삶은 여전히 복잡하고, 여전히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삶은 목적지가 정해진 경주가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여정이라는 것을.
누가 먼저 도착하느냐가 중요한 게임이 아니라, 각자의속도로 각자의 풍경을 바라보는

여행에 가깝다는 것을.


불안은 억지로 뛰어넘으려 할수록 더 크게 보이는 역이다. 반대로 하루하루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다 보면정작 기억도 못하는 사이에 그 역을 지나가게 된다. 마치 여행다닐때 아름다운 풍경을 보다가

내릴 역을 놓쳐버리는 것처럼.


지금은 불안하고 혼란스러워도 괜찮다. 아무리 천천히 가더라도, 당신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불안이라는 이름의 역을 자연스럽게 지나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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