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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ing Mar 31. 2024

스마트폰 케이스, 콘텐츠가 되다. 케이스티파이

이중에 네가 좋아하는 것 하나는 있지 않을까?

패션, 헤어스타일, 라이프스타일 등 현대인들은 자신의 개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그중 빠질 수 없는 자기표현 방법 중 하나는 스마트폰 케이스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실용적이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다. 스마트폰케이스에 투자하는 것은 점점 비루해지는 내 몸에 투자하는 것보다 어쩌면 더 효율적이고 즐거운 일 일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자신을 표현하기 위하여 흔하게 사용되는 물건이지만 뚜렷한 1등이 없던 영역에서 불연 듯 나타난 브랜드가 있다. 홍콩의 직장인 ‘웨슬리 응’이 마음에 드는 스마트폰 케이스가 없다면서 인스타그램 사진으로 스마트폰 케이스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한 브랜드가 이제는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스마트폰 케이스 브랜드가 된 케이스티파이(CASETiFY)이다.  

로고는 손쉽게 사용하는 스탬프, 스티커 그리고 테이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스마트폰 케이스, 콘텐츠가 되어 버리다.


케이스티파이를 지금의 위치에 있게 해 준 것은 다양한 디자인과 상품군이 있기 때문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컬래버레이션(Co-Lab) 라인 제품들이다. 국내외 유명 패션브랜드뿐만 아니라 아이돌, 애니메이션, 드라마, 식품 심지어 소주 브랜드까지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으로도 유명하다. 이중 평소에 관심이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콜라보 제품군이 있는데, 콜라보 제품이 단순히 이름을 빌리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의 정체성과 장점이 잘 부각되도록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와 캐틱터들과의 콜라보

국내 브랜드인 ‘아더에러(ADER ERROR)’와의 콜라보에서는 브랜드의 특징인 블루컬러 포인트와 해체주의*적 특징을 잘 살린 디자인으로 호평받으며 2배 가까운 가격에 리셀이 되기도 했으며, 에반게리온, 파워퍼프걸과 같은 유명 캐릭터 상품과의 콜라보 제품 또한 높은 퀄리티로 애니메이션 팬들을 만족시켰을 뿐 아니라 최근 트렌드 키워드인 ‘Nerd’와 ‘Geek’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패션아이템이 되며, 다양한 고객층을 만족시켰다.


해체주의: 기존의 틀을 깨고 자유로운 형태의 형식이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것. 디자인적으로는 조립 또는 조형에 반하여 분해, 찢음 또는 풀어헤치면서 기존질서, 고정관념등을 전복시키는 것.




콜라보 대상의 특징을 잘 살린 제품들. 현재는 리셀로 웃돈을 주고 사는 방법 밖에 없다.



이중에 네가 좋아하는 게 하나라도 있지 않을까?


케이스티파이는 콜라보 외에도 독자적인 디자인 상품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제품들 중에서도 내가 원하는 제품이 없다면 내가 원하는 커스텀 제품까지 만들 수 있다. 원하는 소재 및 컬러를 선택은 물론이고 레터링 혹은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을 활용해서 나에게 맞는 제품을 커스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브랜딩 초기부터 강조하였던 커스텀을 통한 '자기표현'과 창의성의 확장이란 가치관을 바탕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는 흔한 마케팅 메시지를 말하고 있지만, 판매자 입장에서 하나하나 커스텀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다양한 제고 부담과 생산효율 관점에서 유리한 방법은 절대 아니기 때문에, 오로지 고객 관점에서의 생산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하나의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시대의 흐름을 잘 타는 똑똑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커스텀 옵션을 제공 하고 있다.




똑똑한 한 가지 포인트면 충분하다.


케이스티파이의 디자인에는 단 하나의 명확한 시그니쳐가 있다. 바로 카메라 테두리 부분에 검은색 라인과 함께 각인된 CASETiFY로고이다. 케이스티파이는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이 한 가지 포인트만으로 무슨 브랜드인지 한눈에 알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마치 BMW의 ‘키드니 그릴(Kidney grille)*’처럼 말이다. 제품 전체를 보지 않더라도, 모습 중 일부만으로도 정체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디자인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포인트는 단순히 디자인의 완성도를 넘어 마케팅에서도 큰 효과를 보여 주었다.

카메라섬의 디자인에 시선이 갈 수 밖에 없다.


스마트폰으로 거울 셀카를 찍으면 스마트폰을 쥐고 있기에 스마트폰의 대부분은 가려지게 되지만 렌즈 부분만큼은 절대 가려지지 않는다. 이때 케이스티파이는 스마트폰 렌즈부 디자인에 포인트가 될 수 있는데, 거울 셀카를 찍는 인플루언서나  셀럽, 연예인들이 사용하게 되면서 더욱 빠른 알려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자연스레 브랜드를 노출시키며 보는 이들이 스스로 어떤 브랜드인지 찾아보거나, 어떤 브랜드인지 질문을 하게 만들어, 직접광고를 하지 않고서도 유명해질 수 있었다. 더 나아가 검은 테두리만 보아도 ‘케이스티파이’라는 브랜드를 자연스레 연상시키고, 유명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브랜드라고 각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 키드니 그릴(Kidney Grille): 두 개의 신장(kidney)과 같이 생긴 BMW 차량 보닛의 그릴을 말한다. 1931년에 도입된 이후 BMW의 패밀리 룩을 구축 시킴은 물론, BMW의 상징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이 키드니 그릴이 콧구멍으로 많이 불린다.







단순히 ‘디자인’만 이뻐서는 안 된다


예쁜 디자인으로 유명한 브랜드지만 스마트폰 케이스라는 본연의 가치인 내구성 그리고 최근 빠질 수 없는 키워드인 ‘친환경’을 강조하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세상이 되며 수많은 케이스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대부분 유행이 변함에 따라 버려지고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해 땅에 매립되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분별한 플라스틱 생산으로 환경에 관한 이슈와 비판이 대두되고 케이스티파이 또한 이런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었다. 하지만 케이스티파이는 비난의 화살이 피해 가길 기다린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하여 해결하는 것으로 이를 정면으로 맞서는 전략을 펼쳤다.



2022년부터 시작한 ‘Re/CASETifY’라는 캠페인을 통하여 ‘지속가능성’에 대해 대중들과 소통하며 친환경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낡은 핸드폰케이스를 수거하고 재활용한 재생 케이스 제품을 만들어 불필요한 매립을 막으며 환경보호에 앞서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핸드폰케이스의 본연의 가치인 ‘내구성’은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제품 1개를 판매할 때마다 1$를 친환경 단체인 ‘어스데이(Earth day.org)’에 기부하여 연간 394,000그루의 나무를 심으며 환경에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행동에 대한 리포트를 홈페이지에서 공개하고 있다.


ESG가 대두되면서 많은 이들이 친환경을 위하여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통계자료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도 친환경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를 만드는 것은 ‘그린워싱’이 아닌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적 행보이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친환경 브랜드는 결국 소비자의 선택으로 이어질 것이다.


마무리하며


핸드폰케이스는 스마트폰이 나오기 이전부터 누구나 사용하고, 많은 사람들이 도전한 사업이었지만 명확한 1등이란 게 없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케이스티파이는 그런 시장에서 차별화된 가치관을 정의하고 똑똑한 전략을 자연스레 상품에 녹여 독보적인 브랜딩과 팬덤을 얻을 수 있었다.


자기표현이라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다양한 디자인 제품에서, 하나의 단순한 디자인 포인트가 브랜딩을 만들었고 나아가 자연스럽게 마케팅으로 연결시키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여기에 지속가능성이라는 현대사회의 주요 화두에 대해서 ‘왜’ 해야 하는 지를 연결해 친환경적 브랜딩과 더불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제품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 이런 영리하고 치밀한 상품 전략은 케이스티파이가 유례가 없이 핸드폰케이스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이유이다.


흔히들 브랜딩은 ‘무엇을’, ‘왜’라는 것을 정의하는 것이라고 한다. 케이스티파이는 이를 잘 정의하고 상품에 적용한 좋은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이 보여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그렇게 하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3줄 요약

1.     다양성과 개성을 충족시키다.

2.     디자인 포인트로 브랜딩을 만들다.

3.     지속가능성에서 새로운 수요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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