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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비고 Sep 12. 2024

마음에 가득차서 내어놓을 수 밖에 없던 글 01

1. 조각난 창문에도 봄이온다.


조각난 창문에도 봄이온다


조각난 창문에도 봄이온다

온종일 앉아 있던 메마른 교실에서도

봄은 그렇게 와 있었다


나는 나무가 되어 가지에 움을 틔우고

어느샌가 청록의 녹음으로

짙어져만 가는 마음을

숨길 새도 없이


너는 손에 쥐어지지 않는

바람으로 바람으로

내게 다가와

내 푸른 나뭇잎을

마음대로 엉클어버린다


답이 없는

의미없는 질문들은

이제 그냥 내려놓기로 해요

이렇게 서로에게 엉켜

흐트러진 채로

흔들린 채로


창문 밖

그곳에서 봄바람은

내게 오라 손짓하고


나는 교실 창문을 활짝 열고

우리의 여름을

기대하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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