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란 Apr 15. 2024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

감정공부의 필요성

 2023년 여름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저자 박상미 교수의 책을 처음 만났을 때 곰곰이 생각에 잠겼던 기억이 난다. 우울한 마음이 습관이라는 생소하고 파격적인 제목. 일단 책 제목이 무척이나 새롭고 참신하여 나의 호감과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나는 사전을 통해서 습관이란 단어를 다시 한번 찾아보았다. 습관이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라는 것. 그렇다면 습관은 교정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기에 왠지 책을 완독하고 나면 나약함에서 비롯된 부적정 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앞으로 단단해질 내 모습을 그려보니 더욱이 단숨에 읽고 싶은 욕구를 감출 수 없었다. 나는 읽고 싶은 책을 품에 안으면 참 행복을 느낀다. 부자가 된 듯한 풍요로움과 더불어 벅찬 기운까지 만끽할 수 있다. 책 안에서 펼쳐질 내용을 상상하는 일이란 첫사랑을 생각하는 마음과 같다. 기쁨과 설렘 그리고 두근거림이 몽땅 찾아오기 때문이다.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책이 그러했다. 책의 저가가 이 글을 읽게 될 독자를 상상해 보았을 것처럼 독자는 저자의 마음을 상상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는 한 글자라도 빠트릴까 싶은 조바심에 꼼꼼하고 야무지게 읽어 내려갔던 기억이 아직도 흐뭇하고 선명하게 남아있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에 어느샌가 내가 책을 읽는 것이 아닌 책이 내 마음을 읽어 주고 있음을 느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픈 나의 마음을 글의 경로를 통해 어루만져주고 있었다. 아, 그래서 그동안 내가 힘들었구나!, 인간이 느끼는 감정 하나하나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경험 없이는 나오지 못했을 것 같은 깊이 있는 표현이 공감으로 이어졌고 글을 읽는 동안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고 있었다. 미사여구 없는 솔직 담백함과 마음을 읽어 주는 듯한 섬세하고 부드러운 문체에서 나오는 독특함이 좋았다. 마치 내 생각과 감정을 대신하여 표현해 주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나는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의 제목에 더불어 마음처방전이라는 부제를 덧붙여 보았다. 사람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주니 그에 걸맞은 처방전이란 단어가 찰떡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지인들을 통해 그들이 읽었던 책을 소개받거나 선물 받는 것은 좋아한다. 나도 이처럼 좋은 책을 소개하거나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에게 읽힌 박상미 교수의 저서 가운데는 온유한 느낌의 책도 많았고,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는 듯한 생생함이 전하여지는 책도 있었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책을 읽을 때 저자의 목소리와 억양 그리고 생각이 전해짐을 느낀다. 그래서 좋은 에너지와 영감을 주는 책은 나의 지인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 되어 준다.

 이 책의 서문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중 “감정은 경험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내가 자주 느끼는 감정, 나를 자주 힘들게 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그 감정과 거리를 두고 객관적인 관점으로 관찰해보아야 합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서 나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좋은 반응을 선택하는,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연습을 할 때, 삶이 편안해집니다.”라는 첫머리의 글이 나에게 깊이 와 닿았다. 자극과 반응 사이의 마음의 공간은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힘든 감정을 느낄 때 되도록 빨리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여러 가지 사고의 조합과 확장으로 올바른 판단, 즉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을까? 감정의 포식자가 되지 않고 감정조율 향유자가 될 수 있을까? 등 생각의 꼬리를 물고 사유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독서 후 나는 힘든 일이 생기면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한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나를 짓누르는 감정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고통스러운 감정의 폭을 좁혀주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이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해결할 방법이 무엇인지 등 어느새 전략적 태세에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이런 전략적 사고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마음근육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마음근육을 생각근육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마음근육이란 내면을 표현하고 제어하는 것과 관련된 능력이다. 이 근육이 단단해야 정서적인 안정과 삶의 질을 제고 할 수 있다. 세로토닌 교육에서도 배웠듯이 마음은 뇌, 구체적으로 대뇌변연계와 대뇌의 전두전야에 있다. 마음의 기본은 감정이다. 감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에 따라서 뇌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근육을 잘 훈련하여 부정적 사고에서 빨리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그렇다면 부정적 사고에 직면했을 때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는 마음근육 자원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꾸준한 감정공부를 통한 자기훈련학습으로 마음근육이 생성해야 한다. 아픈 위치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듯 우리의 감정이 아플 땐 감정 수업을 받고 감정공부를 해야 한다.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 책은 우리가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하나하나의 뚜렷한 감정으로 분류하여 설명되어서 이해하기 쉬었으며 내가 어떤 상황에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고 힘들었는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그동안은 기분이 좋지 않다, 우울하다, 슬프다 등 한정적 묘사와 국한된 표현이었다면 본서를 통해 나를 억누르는 여러 가지 다양한 감정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내 인생을 지배하는 무의식이 나의 핵심감정이었다는 것과 불편한 감정을 느끼면 나만의 방식으로 대처하는 자동 전략적 표현으로 나만의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나에게 감정 참고서 역할과 감정조율 처방전이 되어 주었다. 되돌아보니 책을 읽은 후부터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부정적 자동사고에 빠져 있을 때 이전보다 나의 심리상태를 알아차리는 시간이 빨라졌고 그곳에서 빠져나오는 시간도 단축되었다. 나의 감정을 인정하기 시작했고 토닥여주는 시간을 갖고 나니 어느새 긍정적 사고가 습관이 되었다.

 나는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 책을 통하여 감정에 대하여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으며 엉켰던 실타래가 풀리듯 생채기 난 마음도 예쁜 새살로 돋아났다.

나의 고유한 환경에서 만들어졌던 서사가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라는 치유와 회복의 글을 통해 “긍정적인 마음이 습관이 되었습니다.”로 바뀔 수 있었다.

좋은 습관을 창조하도록 좋은 글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다시 한번 전하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 행복도 배워야 합니다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