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수영을 좋아하세요...

by 깡미

외로운 웅얼거림도

요란한 비명도

매운 소문도

그래서 떨떠름했던 기분도, 물속에 들어가면 들리지 않았다. 외부소음이 단절되며 귀를 덮어오는 고요함.


때때로 너무 많은 말을 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야 하는데서 오는 피로감이 짓누를 때면 부러 수영장을 찾았다.


그 순간을 사랑했다. 나를 온전히 혼자로 만들어 주는 물속의 평온한 시간을.


어지러웠던 마음을 쏟아지는 구슬처럼 수영장에 꺼내놓고, 하릴없이 유영하며 마음을 말갛게 씻어냈다. 수경 너머로 보이는 부유하는 마음이,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아득해져 오고는 했다. 어쩌면 생각을 가볍게 하려는 일종의 의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물기를 닦아낸 후 신발장 락커의 열쇠구멍을 돌려 신발을 꺼내신고 나가면서, 나는 종종 다른 모습으로 피어나기도 했는데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나가 햇볕과 바람에 나를 잘 말리다 보면 새로이 시작할 수 있는 깨끗한 마음이 되었다.


머릿속은 다시 끊임없는 잡념과 관념 사이를 오르고 눌러내겠지만 이제 나는 키보드 사이를 오르고 누르며 하나의 목적지로 가려 움직인다.


웅얼거림도, 비명도, 소문도 모두 뒤로하고

타닥타닥, 뚜벅뚜벅.

그렇게.





사진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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