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는 왜 배팅 상한금액이 있을까

마틴게일 배팅법에서 배우는 지혜

 저는 자고로 카지노는커녕, 카지노 게임조차도 해본 적은 없지만, 최근 금융을 공부하는 친구와 술 먹다가 나온 이야기에 흥미가 생겨 간단히 끄적여 봅니다.

도박장에는 상한 배팅선이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무한히 높은 금액을 무한히 배팅할 수 있다면, 카지노는 절대 이익을 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배당률이 2라고 가정해 보면, 만원을 투자해서 승리하면, 2만 원을 얻는 구조입니다. 이때 투자하는 원칙은 이득을 볼 때까지 배팅금액을 무한히 2배 늘린다는 전략입니다. 최초에 배팅한 값이 10만 원이지만 그다음에 20만 원을 배팅합니다. 설령 그다음 배팅에서 실패해도 될 때까지 이를 계속 반복하면, 언젠가는 도박 참여자는 무조건 이득을 보는 구조가 됩니다.

수학적으로 접근해 봅시다. 10번째 배팅을 성공해서 얻는 금액은 얼마일까요? 2^10 =1024만 원의 2배인 2048만 원입니다. 그동안 배팅한 모든 금액을 합치면 1024 + 512 + 256 + 128 + 64 + 32 + 16 + 8 + 4 + 2 + 1 = 2027만 원이 나옵니다. 이는 일반화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언젠간 도박 참여자는 중간에 포기만 하지 않으면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접근 법을 보통은 ‘마틴게일 배팅법’이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물론 위의 전략은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무한히 배팅을 하려면, 무한히 많은 돈을 가져야 하지만, 무한히 많은 돈을 가진다는 전제는 일단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배팅의 배당률을 항상 2배를 보장하진 않으며, 애당초 이 사실을 카지노도 당연히 알고 있기 때문에 배팅의 상한을 거의 모든 카지노에서 정합니다. 현실의 도박에서 적용하기 당연히 어렵습니다.

재밌게도 도박에서 배우는 지혜지만, 도박에서는 절대 구사하면 안 되는 반면교사입니다.

 그러면 도박이 아닌 합법적인 삶에 적용할 수는 없을까 의문이 듭니다. 우리가 삶에서 내리는 모든 의사결정에 따른 성공과 실패의 확률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가정하면, 마찬가지로 많이 시도할수록 의사결정의 성공확률은 높아질 겁니다.

바꿔 말해, 이 도박전략이 우리의 인생에 있어 시사하는 바는 결국 뭐든 많이 해보는 게 성공의 확률을 높인다는  뜻입니다. 이미 우리는 중, 고등학교 시간에 배운 확률의 개념만으로도 시행 횟수를 높일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는 걸 직관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언가를 많이 시도한다는 것은 수학적으로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물론 여기서 실패의 리스크는 배제하고 이야기했을 때 결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략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마땅히 손해보지 않는 선택에 대해 무언가 반복적으로 계속 시도하는 것이 낭비라고 느껴질지언정 이득을 보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삶에서 딱 한 번이라도 기회를 얻으면 되는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꼭 여러 번 성공해야 할 필요도 없고, 오직 한 번만이라도 되면 그만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개인의 가치관과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취업, 사업, 연애 같은 것들이 그런 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람의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에, 반드시 이득을 본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되는 사람들은 단 한 번만의 시도만으로 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는 있습니다.

아 물론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도박에서는 저 전략을 구사하면 패가망신하는 지름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