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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 안돼! 하지 마, 화장실

함께 성장하는 관계




두두 안돼! 하지 마! 화장실~


두두와 함께 한지 3주 차가 접어들며 요즘 내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단연코 

위의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도 있지 않던가. 강아지가 보이지 않으면 우선 이 말부터 

외치란다. 안돼! 하지 마! 화장실!


문득 자고 있는 두두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아이는 행복할까? 


가끔 길 고양이를 보거나 상황이 좋지 않은 동물들을 보고 있으면 차라리 우리 곁에 동물들이 없었다면 

이런 상황에는 놓이지 않았을 텐데.. 세상에 모든 동물이 없어져 이러한 가슴 아픈 상황에 놓인 동물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우리 곁에 강아지가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일상의 해방구 일지도 모른다.


나른 나른 코를 골고 자고 있는 반려견의 옆에 있으면 이렇게나 좋은 자장가가 없다. 그뿐인가.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도 말을 건다. 어떠한 군말도 없이 끼어드는 말 없이 

묵묵히 계속 들어준다. 그리고 마치 나의 기분을 읽는 듯 안기거나, 장난감을 갖고 오며 이거나 던져주고 기분 풀어봐라고 하는 것 같다.

나의 가장 비밀 이야기부터 내 모든 것을 공유하고 알고 있는 존재는 반려견 일지도 모르며, 세상 제일 실력 좋은 상담사는 반려견이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심리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 중 

내가 누군가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만큼 미련한 생각은 없다고 한다. 

누군가를 바꾼다는 것, 굉장히 어렵고 쉽지 않은 일이다. 나조차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어떠한 외부 작용으로 인해 변화하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큰 일을 겪고 각성이 되어 변화를 한다던가, 근데 주변을 잘 살펴보면 

이 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해하고, 그를 그로써 인정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그러나 강아지는 다르다. 무조건 적인 사랑을 주며 보호자를 위해 맞춰주고 보호자만 바라본다.

그리고 사람을 위해 일을 하기도 한다. 대단한 존재다. 우리와 살아가는 반려견들은 보호자의 끈기와 

노력만 있다면 99% 변화가 될 확률이 높다. 두두와 함께 하며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가르쳐 주고 있다.

더 사랑하는 방법, 끈기, 이해하는 법, 다가가는 법, 존중하는 법, 대화하는 법, 등 함께 성장하는 관계 임이 분명하다.  어쩌면 신은 부족한 인간을 위해 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만든 것 일지도 모른다. 

함께 성장하라고. 


요즘 부쩍 두두가 교육을 잘 따라와서 기특하다. 아직 패드 교육에 난항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나는 두두를 믿고 두두 또한 나를 믿고 있으리라 생각을 하기에 조만간 성공률이 높은 확률로 보이며 배변 교육도 끝이 날 것이라 예상한다. 


글을 쓰는 동안에 두두가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다. 또 무엇인가 사고를 치고 있지 않은가. 

아직 난 믿음도 부족하고 멀었나 보다.


어? 두두가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다..


두두 안돼! 하지 마!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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