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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 어디까지 상상해 봤니?

히에로니무스 보스 & 쥬세페 아르침볼드

4:35.

조용히 일어난 연주자.

호른, 오보에, 첼로 등을 시작으로 연주자들이 악기를 들고 무대에서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아니,이런..."


당황스러운 시선으로 무대를 보다 지휘자마저 사라지는 모습에 '헉'합니다. 빈 의자들 곁에 바이올린 두 대가 서로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그들도 점점이 사라집니다. 악기가 점점 줄어들면서 음악의 질감도 단순해지고 섬세해지면서 말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Qj2feL8Ois




집에 가고 싶어요!



하이든의 교향곡 제45번 '고별'4악장은 특별한 연주 방식과 음악적 구성을 통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이 악장은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 부분은 전통적인 빠른 템포인 Presto로 시작합니다. 이후 두 번째 부분에서는 점차 느리고 조용한 Adagio로 전환되지요. 악장의 전체적인 구조는 소나타 형식을 따릅니다.





하이든은 이 악장에서 자신의 파트가 끝나는 연주자가 촛불을 끄고 무대를 떠나는 독창적인 연출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연주자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작품명 '고별'과도 참 잘 어울리지요. 마지막 두 명의 바이올린이 남아 아주 느린 템포로 연주하며 관객들과 연주자 사이의 아쉬운 작별 감정을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4악장은 처음에 힘차고 빠른 템포로 시작하지만, 악기가 하나 둘 사라짐에 따라 점점 활기가 사라지고 음악은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로 변합니다. 이 과정에서 음악적 긴장감과 감성의 깊이가 더해지지요. 단순히 음악을 연주하는데서 멈추지 않고, 연주자들의 행동과 무대 연출을 통해 관객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특별한 악장입니다. 이러한 점이 하이든의 교향곡 45번 '고별'을 오랫동안 사랑받게 만든 이유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준 독특한 화가 두 분을 초대합니다. 히에로니무스 보스( Hieronymus, 1450-1516)와 주세페 아르침볼도( Giuseppe Arcimboldo, 1526-1593)입니다. 히에로니무스 보스는 초기 네덜란드 회화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이고, 아르침볼도는 르네상스 후기 매너리즘 시대에 주로 활동한 화가입니다.









s-Hertogenbosch/Maphill




히에로니무스 보스( Hieronymus Bosch, 1450-1516)는 15세기 후반부터 16세기 초 네덜란드에서 활동한 초기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화가입니다. 본명은 에로니무스 반 아켄( Jheronimus van Aken)입니다.




그는 브라반트 공국('s-Hertogenbosch)에서 주로 활동했습니다. 보스가 살았던 시기는 북유럽에 도착한 르네상스 시대이며, 특히 그는 후기 중세 시대의 도덕적, 신학적 관심사를 그의 작품에 주로 반영했습니다. 그가 약 13세였을 때 (1463) 도시의 4천 채 주택이 파괴되는 대규모 화재를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험은 그의 그림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당시 브라반트 공국('s-Hertogenbosch)은 번성하는 도시였으나, 혼란스러운 사회적 변화와 종교 개혁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보스는 중세의 미술적 상상력과 초현실주의적 요소가 혼합된 매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지녔습니다. 그의 작품은 괴물 같은 기괴한 형상과 상징들로 가득 찬 환상적인 풍경을 묘사합니다. 종교적인 주제를 주로 그렸으며, 특히 지옥의 형벌과 악몽 같은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탁월했습니다. 그의 그림은 종종 육체적 탐욕과 죄악의 결과로써 혹독한 징벌과 고문을 묘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네덜란드 르네상스 화풍과는 아주 달랐습니다.



보스의 작품은 방대한 상징과 알레고리로 가득 차 있어 해석에 깊은 노력과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의 그림 속 수많은 괴물과 요괴, 그리고 기괴한 장면들은 인간 내면의 두려움과 죄악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The Vestment of the Bride by Max Ernst,1940/Max Ernst







히에로니무스 보스( Hiweonymua Boaxh,1450-1516)는 이후 초현실주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막스 에른스트( Max Ernst, 1891-1976 ),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omingo Felipe dali i Domenech, 1904-1989) 등 20세기 예술가들이 그의 혁신적 표현 기법을 멘토로 삼았습니다. 또한 그의 작품은 당시 네덜란드 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고유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종교적 도상학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의 풍자와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기때문입니다.







Map of Italy(1494)/Wikimedia Commons






주세페 아르침볼도(Giuseppe Arcimboldo, 1526-1593)는 밀라노 태생입니다. 르네상스 후기에 활동했으며, 특히 1562년부터 25년간 빈과 프라하의 합스부르크 궁정에서 황제 페르디난트 1세(Ferdinand I, 1503-1564), 그의 아들 막시밀리안 2세(Maximilian II,1527-1576), 손자 루돌프 2세( Rudolf II, 1552-1612)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궁정화가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황제와 귀족들의 초상화뿐 아니라 법원 축제 및 다양한 우화적 이미지와 디자인을 담당해 권력의 상징 및 선전 도구로도 그의 예술이 활용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1520년부터 1590년까지의 전환기로 매너리즘( Mannerism) 시대로 분류됩니다. 매너리즘은 하이 르네상스의 예술적 요소를 차용하고 바로크 시대의 요소에 영향을 미쳤던 사조입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사이에 디딤돌을 놓아준 사조이지요.



16세기 유럽지도/인벤





16세기 오스트리아 비엔나는 새로운 사상과 개념의 실험실이자 연금술의 도시였습니다. 막시밀리안 1세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즉위한 이후 영국과 프랑스를 제외하고 사실상 유럽 전역을 지배한 합스부르크 왕가는 유럽 전역에 흩어져있던 과학자, 예술가, 천문학자, 연금술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던 지식인들을 비엔나로 불러들였습니다. 도시는 마치 신세계처럼 구리를 금으로 만들겠다는 욕망과 함께 새로운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했습니다. 대상이 무엇이든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던 그 시기였습니다.





르네상스 천재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밀라노에서 잘 나가는 화가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아르침볼도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다고 전해집니다. 그의 아버지는 밀라노 두오모 대성당 건축 현장에서 내부 장식을 담당했던 화가였는데, 10대 후반의 아르침볼도가 아버지를 대신해 성당 유리에 그림 그리는 일을 맡을 정도였죠. 그 후 아르침볼도는 밀라노 젊은 화가 그룹을 이끌 기대주로 주목받으며 활동했습니다. 1562년 35살의 나이에 합스부르크 왕가의 부름을 받아 비엔나에 입성을 하게 됩니다.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1515/The New York Times






히에로니무스 보스( Hieronymus Bosch, 1450-1516)의 <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은 1490년에서 1510년 사이에 제작된 3폭으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cover/Pictorem.com




이 삼부작은 세 개의 패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각 천국(왼쪽), 인간의 세속적 쾌락(중앙), 그리고 지옥(오른쪽)을 상징합니다. 왼쪽 패널은 하느님이 이브를 아담에게 선물하는 에덴동산의 평화로운 창조 장면을 그렸습니다. 천국의 순수함과 무죄를 표현하고요.





detail/Van Gogh Studio



중앙 패널은 다양한 육체적 쾌락과 죄악으로 가득 찬 인간 세계를 묘사했습니다. 성적 욕망과 쾌락과 죄악으로부터 가득 찬 인간 세계를 묘사하며, 쾌락의 덧없음을 강조했습니다.



Hieronymus Bosch's" Garden of Earthly Delights"/Artsy



detail/Smarthistory



오른쪽 패널은 죄악에 대한 최후의 심판으로서 지옥의 고통과 형벌을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이로 인한 인간의 어리석음과 죄의 결과를 경고합니다.





detail/Reddit





이 작품은 종교적 상징과 중세 기독교의 도덕적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동시에 보스 특유의 환상적이고 기이한 이미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중앙 패널의 풍부한 색채와 다양한 인물들은 본능적 욕망과 인간성의 복잡함을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과일, 새, 동물 등의 상징물은 쾌락과 유혹을 의미합니다. 특히 깨진 분수는 쾌락의 허무함과 일시적임을 드러내고요.




보스의 정확한 의도는 여전히 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의 대상이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의 죄와 욕망, 그리고 그에 따른 심판과 구원 이야기를 도덕적 경고와 동시에 성찰하도록 표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작품은 중세 말기의 종교적, 사회적 상황을 반영하며, 당시 궁정 후원자들의 의뢰를 받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MOEKQtPsY4








The cook, 1570, Nationalmuseum,Stockholm/wikipedia




The Painting inverted and the right way up/wikipedia






주세페 아르침볼도( Giuseppe Arcimboldo, 1526-1593)의 1570년작 < The Cook>은 역방향으로 뒤집어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회화 작품입니다. 한쪽에서는 로스트미트(구운 고기) 정물화로 보이다가 뒤집으면 한 인간의 얼굴로 나타나는 착시효과를 보여줍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말기 매너리즘 시대에 그려진 유화로, 아르침볼도는 이 작품에서 주방 도구와 음식 재료들을 독창적으로 배치하여 인물의 얼굴 형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작품은 스웨덴 스톡홀름 국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 The Cook> 은 단순히 초상화가 아니라, "조합 두상( composite heads)"이라고 불리는 아르침볼도의 독특한 예술 장르에 속합니다. 과일, 채소, 동물, 책 등 다양한 사물들을 조합하여 인물 초상처럼 구성한 그림을 말합니다. 이러한 알레고리적 두상은 당대에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오늘날까지 아르침볼도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고요.




Kaiser Rudolf II,/wikipedia





아르침볼도는 이 작품을 통해 황제 루돌프 2세에게 풍요와 조화의 상징으로서 요리사의 초상을 선보였습니다. 고기와 곡식의 조합은 황제 통치 하에 나라가 잘 다스려져 풍성한 수확이 있음을 은유합니다. 이는 단순한 풍자적 이미지가 아니라, 권력을 찬양하고 번영을 상징하는 알레고리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Reversible Head with Basket of ,1590/wikimedia commons


궁정 전체가 배를 잡고 웃었다






The Jourist, 1566 /wikipedia






쥬세페 아르침볼드( Giuseppe Arcimboldo, 1526-1593)의 <법률가 The Jurist>(1566) 작품입니다. 법조계 인물의 얼굴이 살코기와 생선으로, 몸은 법률 문서로 구성된 독특한 유화입니다. 이 그림은 쥬세페 아르침볼도가 막시밀리안 2세 ( Maximilian II)의 궁정 화가로 일하던 시기 그려진 작품입니다.





초상화의 얼굴은 털 뽑힌 가금류의 사체로, 비웃는 듯한 입은 물고기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인물의 몸통은 책과 원고로 이루어져 있고요. 원고는 목 부분 위로 솟아올라 깃을 형성합니다. 이 그림이 법조계 전반에 대한 풍자인지, 아니면 당시의 특정 법률가를 기반으로 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독일 법률가 울리히 자시우스( Ulrich Zasius, 1461-1536)가 이 작품의 모델로 자주 언급됩니다. 스톡홀름 국립미술관의 도록에도 <변호사 (울리히 자시우스)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칼뱅이 모델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고, 사고로 얼굴이 손상되고 선천적으로 한쪽 뺨에 부기가 있던 막시밀리아 2세의 부총리를 묘사한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스톡홀름 국립미술관에 소장된 1566 버전과 밀라노의 개인 소장가에게 있는 후기 버전, 두 가지 버전이 존재합니다.











The Last Judgement by Hieronymus Bosch, cover /The Eclectic Ligth Company




The Last Judgement(lowerpart missing),1482, Academy of Fine Arts,Vienna/wikipedia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최후의 심판 The Last Judgement>(1482) 작품입니다. 북유럽 초기 르네상스 양식의 오일로 그려진 패널 삼부작으로, 현재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미술 아카데미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 삼부작은 세 개의 패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앙 패널에는 심판자로서 예수가 무지개를 배경으로 좌정하여 인간의 영혼을 심판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좌측 패널은 아담과 이브가 있는 낙원을 평화롭게 묘사한 반면, 우측 패널은 지옥을 극명하고 상세하게 표현하여 죄인들이 받는 고통과 형벌을 보여줍니다.




The Last Judgement by Hieronymus Bosch(Vienna)/Getty images





작가는 상상력이 뛰어난 괴이한 혼합 생물들과 고문 장치들을 이용해 인간의 죄악과 그에 따른 벌을 극적으로 묘사하였습니다. 특히 지옥 장면은 불타는 붉은 색조와 어두운 색의 대비로 혼돈과 공포의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음악 기구가 고문 도구로 사용되는 독특한 형태로 복잡하고 참신한 은유들이 가득합니다.



삼부작 형식을 활용해 구세주의 심판을 중심으로 천국과 지옥을 대비시키는 구도를 보여줍니다. 세밀한 묘사와 상징적 요소들이 풍부하게 배치되어 있고요. 보스의 뛰어난 유화 기법과 색채 활용으로 빛나는 천상의 장면과 거친 지옥 풍경을 명확히 구분하면서도 통일감 있게 표현하였습니다.



1482년 이후 제작된 이 작품은 그 당시 북유럽 사회의 종교적 불안과 중세 말기 종말론적 사고를 반영합니다. 가톨릭 교회의 권위와 최후의 심판이라는 핵심 교리를 시각적으로 알기 쉽게 전달함으로써 문맹자들에게 도덕적 교훈과 경각심을 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The central last Judgement(upper and lower parts missing)/wikipedia



https://www.youtube.com/watch?v=Ea6qS3nuvng






보스의 <최후의 심판>은 동시대와 이후 세대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특히 독일의 표현주의와 초현실주의 미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동료 화가인 루카 시뇨렐리 <Luca Signorelli, 1445-1523 >(1500-1504)의 <최후의 심판> 작품과 비교해 보세요.




The Last Jugement by Luca Signorelli, 1500-1504/wikipedia








The Librarian, 1566, Skokloster Castle/wikipeida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 The Librarian>(1566) 작품입니다. 사서라는 직업을 상징하는 사물들로 인물의 얼굴을 표현하는 아르침볼도의 스타일의 독특한 초상화입니다.



아르침볼도는 다양한 사물을 이용해 인물 초상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작품에서도 서적과 서류, 책장 등이 얼굴과 몸을 구성합니다. 이는 사서의 직업 특성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한 창의적 표현 방식입니다. 전체 크기는 74.4cm* 56cm로 개인 소장 중인 작품입니다. 단순한 인물 묘사를 넘어, 지식과 호기심, 그리고 직업적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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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 Child with a Walking Frame,1480s,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wikipedia






히에로니무스 보스( Hieronymus Bosch, 1450-1516)의 <Christ Child with a Walking Frame>(1480) 작품입니다. 네덜란드 초기 르네상스 미술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그의 또 다른 작품인 < 십자가를 지는 그리스도 Christ Carrying the Cross> 패널의 뒷면에 그려진 것으로, 한 쌍의 양면 패널 중 하나입니다.



작품은 지름 28cm(약 11인치)의 원형 패널에 유화로 그려졌습니다. 현재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쿤스트히스토리셰스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고요. 작품에는 아기 예수가 걷기 보조틀을 밀며 걷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그의 손에 쥐어진 작은 바람개비( Whirligig)는 십자가를 상징하는 은유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아기가 걷는 모습은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고난의 여정과 대조를 이룹니다. 아기의 첫걸음은 예수의 마지막 행군인 십자가 행진의 은유입니다. 바람개비는 '돌리는 틀'을 의미하는 동시에 십자가의 형상을 암시하는 것으로, 종교적 상징성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구성은 인간으로서의 연약함과 신성한 운명 사이의 긴장감을 표현하며, 예수의 수난과 구원의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Christ Carrying the Cross/NIcholas Hall




아기 예수의 순수하고 연약한 모습은 인간 예수의 삶의 시작을 , 반대쪽 십자가를 지는 모습은 고난과 희생의 마지막 단계를 보여주는 작품 전체에 깊은 내러티브를 제공합니다. 이처럼 작품은 당시 중세 후기 기독교 신앙의 내면적 묵상과 예수의 인성 및 신성을 동시에 탐구한 예술적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K1_GtAF55o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가/당당 뉴스




합스부르크의 막시밀리안 2세는 독특한 황제였습니다. 자유분방하고 보헤미안 기질이 다분했던 그는 학문, 예술, 과학 등 모든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특히 기존 규범이나 관습에 벗어난 특이한 것, 평범하지 않은 것, 놀라움을 자아내는 것에 크게 매료되어 있었습니다. 일탈과 예외가 발전 가능성을 극대화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나침반과 천문 관측기, 광학 도구, 정교한 시계, 희귀한 동식물 표본, 원주민의 조각품 등 전 세계의 기이한 물건들을 수집하던 이 호기심 많은 황제 덕분에 궁정은 '새로운 것'에 대한 자유가 넘쳐났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아르침볼도 내면에 잠자고 있던 괴짜 본능을 자극했지요. 그 후 아르침볼도는 지금까지 자신이 그렸던 그림과는 전혀 다른 그림들을 세상에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Holy Roman Emperor Maximilian II of Austria &his wife Infanta Maria of Spain with thier Children






이 작품은 < Emperor Maximilian II, His Wife and Tree Children>는 막시밀리안 2세 황제와 그의 왕비 마리아 오브 스페인, 그리고 그들의 세 자녀를 묘사한 가족 초상화입니다. 막시밀리안 2세의 궁정에서 활동하던 아르침볼도가 16세기 중엽에서 후반에 걸쳐 제작한 것으로, 당대 궁정의 풍습과 패션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림에는 황제 막시미리리안 2세와 그의 아내 마리아, 첫째 딸 안나 (후에 스페인 필립 2세의 부인), 두 아들 루돌프(후일 황제)와 에르스트가 등장합니다. 가족 초상화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권위와 혈통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당시 정치적 사회적 위상을 상징합니다. 아르침볼도의 독창적인 표현력과 합스부르크 황가의 위엄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으로, 16세기 유럽 궁정 문화의 중요한 시각적 자료입니다.





The Four Elements. Birds,1566/wikipedia




The Four Elements,1566/Reddit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 The Four Elements>( 사 원소)는 1566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공기, 흙(땅), 불, 물이라는 우주 구성의 네 가지 기본 원소를 상징하는 동물과 사물들을 모아 인간의 얼굴을 형상화한 독특한 초상화 시리즈입니다. 이 시리즈는 당시 합스부르크 가문 황제인 막시밀리안 2세를 위해 그려졌으며, 그의 통치가 혼돈 속에서도 질서를 이루는 것을 찬양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각각의 원소는 특징적인 자연물과 동물들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공기는 다양한 종류의 새들의 깃털과 부리, 날개로 얼굴을 구성하며, 이는 공기가 생명과 순환의 상징임을 보여줍니다. 흙은 사슴, 토끼, 소, 곰과 같은 육상 동물들로 구성되어 땅의 풍요로움과 생명력을 상징하고요.




물은 물고기, 조개. 해파리, 거북이 등 다양한 수중 생물들로 얼굴을 형상화해 생명의 다양성과 신비로움을 표현했습니다. 불은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 촛불, 램프, 폭약, 총과 대포 같은 다양한 불 관련 도구와 무기에 의해 구성되어 불의 파괴적이면서도 정화적인 성격을 나타냅니다.




아르침볼도는 각각의 원소를 상징하는 여러 요소들을 정교하게 결합해 하나의 얼굴을 완성했습니다. 혼돈에서 우주적인 질서로 나아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거지요. 그의 작품은 단순히 기괴한 초상화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 그리고 우주의 질서에 대한 심오한 메시지와 상징이 담긴 예술 작품입니다.





이 시리즈는 당시 황제 막시밀리안 2세와의 인연 아래 제작되었습니다. 그의 황실 취향과 당시의 자연사적 수집품에 대한 관심이 반영되어 있고요. 각각의 원소가 가진 상징적 의미와 함께 , 아르침볼도의 세밀한 화풍과 상징주의적 표현이 결합되어 독창적인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 냅니다.












Death and the Miser, 1490-1516,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wikipeida





히에로니무스 보스( Hieronymus Bosch, 1450-1516)의 <죽음과 구두쇠 Death and the Miser>(1490-1516) 작품입니다. 현재 미국 워싱턴 D.C. 의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원래 3폭으로 구성된 삼면화( triptych)의 한 부분이었으나, 가운데 그림은 현재 분실된 상태입니다.





작품은 좁고 아치형 천장이 있는 방에 죽어가는 한 남자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침대에 앉은 벌거벗고 병약한 모습의 남자는 죽음의 화살을 든 해골 형태의 죽음의 신이 들어오는 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쪽 어깨에는 천사가 손을 얹고 오른손은 창문에 걸린 작은 십자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동시에 침대 덮개 밑에서 악마가 금가방을 남자에게 내밀고 있고, 구두쇠의 재물을 담는 가방에 동전을 넣는 또 다른 녹색 옷을 입은 남자의 모습도 보입니다. 방 안에는 도검과 갑옷 조각 등 무기와 옷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어 과거의 삶과 세속적 부를 상징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그림은 중세 기독교의 죽음에 관한 교훈서인 '아르스 모리엔디( Ars moriendi)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죽음의 기술'이라는 의미로 , 15세기 서유럽 사회에서 크게 유행했던 소책자를 일컫습니다. 이 책자는 죽음을 준비하고 묵상하며, 죽어가는 사람들이 불안감을 극복하도록 돕는 임종 준비 안내서의 역할을 했습니다.






작품은 물질적 부에 집착하는 구두쇠가 죽음을 앞두고 영혼의 구원과 세속적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구두쇠는 한 손으로는 금화를 움켜쥐고, 다른 손으로는 묵주를 쥐고 있어 신앙과 탐욕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상태임을 보여줍니다. 천사는 그에게 십자가의 빛, 즉 그리스도를 향할 것을 권면하지만, 구두쇠는 악마가 내미는 금가방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물리적 욕망에 휘둘리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화면 앞쪽의 갑옷과 무기들은 다양한 해석이 있습니다. 구두쇠가 과거 기사였거나 사회적 지위를 상징한다는 견해부터, 세속적 권력과 분노, 혹은 악마의 유혹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의견까지 다양합니다. 이 전경 요소들은 작품 전체에 걸친 도덕적 메시지를 강화하며, 결국 부와 권력도 죽음 앞에서는 무력함을 나타냅니다.






Spring,1563 , Real Academia de Bellas Artes de San Fernando,Madrid




Spring, Summer, Fall & Winter/wordPress.com





1569년 아르침볼도가 새해 선물로 막시밀리안 2세에게 바친 <사계>라는 이름의 4장의 초상화는 모두를 경악시켰습니다. 그가 내민 초상화 속 황제의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황제의 얼굴은 온통 꽃으로 뒤범벅되어 있었습니다. 머리는 장미, 팬지, 동백, 수선화 등이 가득하고 얼굴은 물론 눈동자까지 꽃송이로 채워졌지요. 또 다른 그림에서는 다 죽어가는 고목이 황제의 얼굴을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수수께끼 같으면서도 기이한 그림을 본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막시밀리안 2세 역시 근엄한 표정으로 그림을 바라만 보고 있었지요. 한참을 가라앉은 분위기에 다들 눈치만 보고 있던 그때 갑자기 황제가 떠나갈 듯 웃음을 터 뜨립니다.





봄은 다채로운 꽃으로 이뤄진 초상화로, 꽃잎과 새싹 등 80여 종의 꽃이 얼굴부터 몸 전체를 구성합니다. 피부와 입술은 장미 꽃잎과 꽃망울로 표현되었고요. 머리카락은 풍성환 꽃다발, 눈은 벨라돈나 열매로 형상화되었습니다. 목에는 데이지 꽃으로 만든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고, 몸은 다양한 형태의 나뭇잎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생명과 성장, 자연의 생동감을 상징합니다.





여름은 과일과 채소로 만들어진 초상화입니다. 오른쪽을 바라보면, 체리가 머리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고 볼은 복숭아, 코는 오이, 귀는 가지, 눈썹은 밀 이삭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드레스는 밀짚으로 제작되었고요. 가슴에는 아티초크가 장식되어 있습니다. 과일과 채소들이 인물의 얼굴과 곡선을 자연스럽게 묘사하며, 여름의 풍요로움과 생명력을 표현합니다. 작품에는 아르침볼도의 서명과 제작연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은 여름의 생명력과 성숙함을 상징하며, 황제의 통치와 풍요를 은유적으로 나타냅니다.





가을은 거친 이목구비를 가진 남성 초상으로, 왼쪽을 바라봅니다. 얼굴은 사과와 배, 나무통과 야채, 무화과 귀걸이, 밤 입술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포도송이와 호박으로 장식되어 있고요. 목덜미는 배 두 개와 야채로 이루어졌고, 나무통은 상체를 차지합니다. 이 작품은 수확과 풍요의 계절을 상징하며, 합스부르크 왕가의 세계적 영향력을 반영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가을과 짝을 이루는 <땅>의 주제와 맞물리며, 자연의 질서와 제국의 조화를 나타냅니다.





겨울은 주름진 노인의 얼굴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나무토막과 가지, 버섯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요. 눈은 통나무의 검은 틈, 입은 버섯 두 개로 표현되었고, 머리카락은 가지가 엉켜 있으며 작은 나뭇잎이 붙어 있습니다. 가슴에는 겨울철 유일한 과일인 레몬과 오렌지가 달려 있어 생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옷은 밀짚으로 만들어졌으며, 원본에는 황제를 상징하는 M자와 왕관이 새겨진 망토가 있습니다. 겨울은 노년을 상징하며,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냉혹함, 그리고 황제의 권력을 암시합니다. 아르침볼도의 사계절 연작은 자연물로 형상화한 인간 초상화이면서도, 각 계절의 특성과 시간의 흐름, 황제의 통치와 권력을 상징하는 복합적인 예술작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UOBq317hDE






https://www.youtube.com/watch?v=fGPPy__YnrI




Cutting the stone, 1494 of later, Museo del Prado,Madrid/wikipedia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Cutting the Stone>은 < The Extraction of the Stone of Madness> 또는 < The Cure of Folly>로도 알려진 작품입니다. 당시 미신적으로 여겨졌던 <광기의 돌>을 제거하는 상상의 외과 수술 장면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광기 또는 어리석음의 근원으로 여겨진 돌을 환자의 머리에서 제거하는 의사의 행동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당시 사회와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풍자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의사는 붉은색 로브를 입고 있는데, 이는 의사직을 상징하며 환자는 의자에 앉아 수술을 받는 중입니다.





작품 속에는 수술 장면 외에도 수도자와 수도승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미신과 어리석음에 빠진 사회를 비판하며, 수도자의 머리에 놓인 책과 의사의 깔때기가 신과의 단절 또는 영적인 무지함을 상징합니다. 전체 장면은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하여 귀족이나 도시 생활과 동떨어진 원시적이고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광기와 어리석음을 묘사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19ALwaZHBs




https://www.youtube.com/watch?v=vBG621XEe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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