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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Apr 04. 2024

1년 후

최종회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이름, 인물, 이야기는 허구입니다.

'전지적 심중위 시점'

'심중위 관점에서 바라보는 좌충우돌 군대이야기'


1년 후


한동안 떠들썩했던 한계장 사건도 어느덧 끝이 났다. 일을 저질렀으니 마무리를 지어야 되는 건 당연한 일. 1년이 마치 10년 같이 느껴진다. 그동안 참고인 조사며 증거인으로 재판에 출석하는 일들이 많았다.


아무리 돈이라안 되는 일이 없다고는 하지만 안 되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은 정의로운 사회이며, 살만한 세상임은 틀림없다. 악한 일을 하면 벌을 받고, 선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더니만 그 말이 맞더라.


끈질긴 한계장은 형량을 덜어보려 안간힘을 써봤지만 결국에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방에서 인생을 종칠 예정이다. 얼마 전에는 수감 중인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에게 죽도록 맞았지만 아쉽게도 목숨만은 건졌다는 소식이 뉴스에 보도되었다.


사단장을 비롯한 썩어빠진 관련자들도 줄줄이 구속되어 군복을 벗고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2계급 특진으로 다이아 계급장을 떼고 무궁화 하나를 달았다. 소령 진급이라는 영예를 안고 국군기무사령부로 발령을 받았다. 군내 방첩업무 및 군인과 군사기밀에 대한 보안 감시를 하는 국방부 직할부대이다. 나는 하늘의 별도 떨어뜨릴 만큼 막대한 힘을 갖게 되었다. 내 주제에 이런 과분한 자리가 가끔은 부담스럽기도 하다.


가을하늘이 높고 청명하다. 모처럼 여유 있는 토요일 아침이지만 뭉그적거릴 때가 아니다.


태:"과장님? 오늘 갑니까?"

백:"그럼 가야지. 당연한 거 아니냐?"


태섭이는 아직도 나와 같이 근무 중이다. 하사로 특진하였으며 여전히 나와 한솥밥을 먹고 있다. 내가 전역을 할 때면 태섭이도 같이 전역을 하겠다고 한다. 껌딱지처럼 나를 항상 쫓아다니지만 이 녀석은 왠지 귀찮지가 않다.


오늘은 황중사의 기일이다. 인사도 없이 허무하게 떠나보낸 지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렀다.


백:"야, 술은?"

태:"그럴 줄 알고~왕창 큰 댓 병으로 샀지 말입니다. 헤헤"

백:"아, 사진은?"

태:"과장님. 이거 진짜 진짜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백:"짜슥. 생색내기는."


우리 셋은 뭐가 그렇게 즐거웠는지 얼굴에는 숯검댕이 위장크림을 바르고 하얀 이를 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짧지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파주다.


우리는 황중사가 있는 파주로 향했다. 나의 파란만장한 군생활은 소설 속에 나올법한 이야기였다. 이제는 하루하루가 즐겁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소설...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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