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방송을 하기 위해 방음부스가 필요해요.

게임방송에 필요한 방음부스

by 글쓰엄

작은 아들의 자취방도 계약이 끝나간다. 대학을 휴학하고 다음의 일들을 상의해야 할 때인데 어째 소식이 없다. 대학생활을 하며 게임방송에 매진한다고 했는데 집으로 내려오기 싫은 모양이다.


게임방송이라. 처음 게임 방송을 한다고 했을 때 알맹이 없는 일이라 생각해 지지하지 않았다. 게임은 내 관심사가 아니었고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는지 조차 몰라 취미로 했으면 했다. 그런데 몇 달 동안 몰두하더니 자신의 진로를 게임방송과 연결하고 있었다. 이걸 지켜보아야 하는지 지지해주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웠지만 나름의 시간을 자신의 목표를 위한 과정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안해하지 않으려 했다.


큰아들의 진로와 작은 아들의 진로는 일반적이지 않다. 각자 하고 싶은 의지와 상관없이 운의 흐름도 중요하며 끈질긴 인내와 성실성도 요구된다. 본인만 그런 게 아니라 부모인 나까지. 쉽지 않은 길을 가는 게 큰아들만이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게임방송을 계속하겠다는 작은 아들이 걱정되어 큰아들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그런데 소질이 있다고 말하며 잘한다고 까지 치켜세운다. 오디오가 비지 않아 게임방송에 적합한 인재라고. 유명한 사람과 콜라보를 하고 인지도만 높이면 자신보다 빨리 자리를 잡을 것 같다고 말하는 녀석의 말에 생각이 많아졌다.


게임방송으로 자신을 찾는 팬들이 늘고 있고 매일 동시접속 천명이 넘는다는 작은 아들의 말에도 안심할 수 없었는데 큰아들과의 대화 후 나아졌다. 지지하지는 못할 망정 초를 칠 수는 없었고 무엇보다도 나는 게임에 대해 몰랐기 때문이다. 포용력이 넓은 엄마인 줄 알고 살았는데 아들의 일에서만큼은 쿨함이 안되니 이빨에 단단히 끼인 미역줄기같이 갑갑한 마음이다.


우리 때와 다른 사회적 환경으로 취업은 쉽지 않다. AI가 발전할수록 청년들의 일자리가 위태로우며 대학을 졸업한다고 해도 계속되어야 하는 공부와 고민은 끝이 없다. 지금의 내 자리도 불안한데 아이들이라고 생각이 없을까. 오히려 답답한 건 젊음의 피가 흐르는 아이들일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가족 간의 소통과 서로 간의 지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게임방송에 대한 중립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당장 자취방은 정리해야 한다. 한 달 뒤면 짐을 정리하러 출동해야 하기에 더는 기다릴 수 없어 작은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게임방송을 해야 하는데 집에 가면 내 방에 방음부스를 설치해야겠어요."


뭐? 방음부스?

머리가 아파온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공간도 공간이지만 금액이 300만 원 이상이거나 그쯤이다. 게다가 설치와 이사로 인한 이전을 하려면 업체를 불러야 하는 수고스러움까지. 엄마의 지지만으로도 부족하여 지원까지 해야 할 시점이 되었단 말인가. 물론 자신이 알바를 해서 설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어느 세월에. 주변에서 시끄럽다는 민원이라도 받게 된다면 게임방송을 그만두던지 당장 방음부스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녀석이 오기 전 한 달의 시간이 남았다.

방음부스를 설치하는 게 나은 것일까 방음재를 사다 붙이는 게 나은 것일까를 고민하다 방음부스를 설치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아들에게 지원 조건을 제시하고 방음부스에 대한 견적을 알아보라고 말하며 개인적으로도 검색을 계속하고 있다.


방음부스가 있으면 큰아들의 노래연습도 같이 할 수 있으니 우리 집에서는 꼭 필요한 제품인 것이다. 아~ 평화롭게 살고 싶은 나에게 일반적이지 않은 두 녀석들의 진로희망은 방음부스까지 서핑하게 만든다. 요번 주는 서울에 있는 방음부스업체를 방문해 직접 눈으로 보고 올 생각이다.


귀찮지만 그래! 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