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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노래」 - 김소월

『진달래꽃, 초혼』을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 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해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랫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한 잠자리에 홀로 누워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 대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2025.11.24. 눈을 감으면 나도 모르게 누르고 마는 재생 버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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