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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룰루 Aug 01. 2023

제1화 벤츠 타는 좋소 대표

스타트업 워닝싸인

제1화 벤츠 타는 좋소 대표

<스타트업 워닝싸인>

제1화 벤츠 타는 좋소 대표



좋소 대표의 벤츠는 과학이다.


왜 국내 좋소 기업 대표의 차는 항상 벤츠인가?

우리나라에서 K5는 과학이라고 하는 밈이 있듯, 국내 좋소에서 벤츠는 과학이다.


나는 대기업을 비롯하여 다양한 스타트업(이하 좋소)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여러 좋소를 다니며 항상 놀라웠던 것이 바로 좋소 대표는 항상 벤츠를 탄다는 것이다.


많은 좋소의 재정 상태는 마치 짜 맞춘 공식처럼 다음과 같다.



<좋소 재무 공식>

- 순이익은커녕 의미 있는 매출 없음 

+ 눈먼 투자자가 ‘남의 돈으로 투자한’ 투자금 각종 정부지원사업으로 연명

- 재정난으로 직원들의 급여는 매년 동결, 유사 협박 동의를 구한 후 감봉, 혹은 해고

+ 매년 주총 안건 : "목표 성과 달성을 위한 대표이사 보수 및 활동비 증액"

---------------------------------------------

= 좋소 스타트업

= 재무적으로 극한 부실기업



그런데 말이다.

이런 재무적으로 극한 부실기업인 좋소의 대표는 항상 "벤츠"를 타고 다니는 게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리고 말이다.

이런 좋소의 대표는 항상 그 벤츠를 "법인차량"으로 등록하여 차량유지비를 모두 회사의 현금으로 처리한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법인차량으로 벤츠를 사서 몰고 돌아다니는 좋소 기업 대표들에게 나는 직접 물어보았다.

“혹시... 왜 벤츠를 타세요?”


세부적으로는 나의 드림카(Dream Car)니 어쩌니 각양각색의 이유가 있었지만, 그들이 직원들에게 하는 대답에는 놀랍게도 아래와 같은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내가 좋은 차를 타고 영업을 나가야, 상대방에게 우리 회사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고, 이는 곧 회사가 투자 등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리고 우리가 사업을 하는 이 분야는 전통적인 사업 분야에 속해서 아직도 이런 보이는 부분이 꽤 중요시된다.”


이 무슨 개소리야? 

저 개소리가 논리적이려면, 값비싼 외제차를 타지 않고 미팅을 나간 대표이사들은 회사에 득이 되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에 처참히 실패해야 했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이들의 말과 정반대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심지어 우리나라에 지금보다도 훨씬 보수적인 문화가 자리 잡혀있던 70~80년대에 자수성가로 성공한 대기업, 중견기업의 회장들만 봐도 그들 누구도 사업 초기에 값비싼 외제차를 타고 영업을 다니며 거래를 성사시킨 사람은 없다. 


이는 요즘 시대에도 일맥상통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창업가와 투자자인 일론 머스크, 마크 주커버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워런 버핏, 피터 린치 등이 본인의 사업 극초기에 값비싼 외제차를 타고 영업하여 성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꿀팁은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좋소 스타트업 대표들은 벤츠를 정말 사랑한다. 


재무적으로 극한 부실의 상태에 있는 좋소 대표가 외제차를 타는 행위는 “내가 평소 돈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사치를 개 같은 핑계를 만들어 실행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외제차가 타고 싶은 와중에 마침 “회사는 = 나, 회사돈 = 내 개인돈”이라는 개념을 본인의 머릿속에서 정당화하여, 회사의 돈으로, 정확히 말하면 눈먼 투자자가 돈 많은 LP들에게 설설 기면서 받아내어 회사가 뭘 하려는 것인지도 정확히 모르고 대충 투자한 그 돈으로, 소중하고, 귀여운 벤츠를 득템 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 벤츠는 회사 영업 목적으로만 쓰이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는 회사의 영업 목적보다 사적인 목적으로 90% 이상 쓰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소중한 할머니 칠순 잔치에서
친척들에게 과시용으로도 쓰이고,
사귀고 싶은 이성을 집에 바래다 줄 때도
쓰이고, 가족과 여행을 가고, 맛집 투어,
드라이브를 할 때도 쓰이고, 내 반려 동물이
아플 때 응급실 모셔드릴 때도 쓰이는 등
회사의 업무와 일말의 연관성도 없는
지극히 사적인 용도로 매우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당연히 이 차량이 법인차량이라는 것은 직원들에게는 비밀이다! 직원들에게도 “있어빌리티”를 시전 하고 싶은 좋소 대표들은 마치 그 벤츠가 본인의 개인 차량인 것처럼 떠들고 다니는 경우가 태반이다. 설령 직원들이 법인차량인 것을 알더라도 입에서 불만이 나오지 않게 하고 싶은 욕구 + 나 벤츠 타는 사람이야를 알려주기 위하여 직원들이 원하지 않는 벤츠 드라이브를 강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무가 부실한 좋소의 대표가
벤츠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보면
일단 그 회사는 걸러라.


벤츠는 당신에게 보내는 워닝 사인(Warning Sign)이고, 이런 대표가 회사에서 저지를 만행들은 이 책의 다음 챕터에서 소개되듯 불 보듯 뻔하다.


다시 말하지만,

좋소 대표의 벤츠는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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