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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비된화살 Dec 26. 2023

꼭 뭘 해야 성장하는 걸까?

매일을 그냥 살아가는 것도 성장이다.

참 좋아하는 강사가 있다.


끊임없이 책을 읽고 순간순간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 여러 매체를 통해 그분의 열정적인 강의듣고 있노라 양가감정을 갖게 된다.


마음의 여유가 있는 날은 무언가에 도전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보고 실천 방안을 고민해 보곤 한다.


그러나 어느 땐 너무 조여 오는 것 같은 부담감에 귀 닫고 눈 닫으며 여러 매체를 통해 듣는 지식눈을 질끈 감아 버리곤 한다.


지금도 충분히 힘들게 도전적으로 살아가고 있고, 일을 해쳐내느라 허덕 거리는데 뭐를 더 공부하고 뭐를 더 도전하라는 건지...


마음이 답답하고 조바심이 나서 일까?

일도, 나를 위한 성장도 그 무엇도 집중하기 어려웠다.

어떤 공부를 해야 하며 성장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 보지만 그저 하루하루가 정리되지 않은 난잡한 물음표만 나열되어 있을 뿐이다.


문득 10년을 근속하고 근속상을 받던 날이 떠올랐다. 장기근속했다는 수고의 의미로 포상이 있던 날이었다.


동료 교직원에게 몇 가지의 질문이 들어왔다.

어떻게 하면 10년 동안 근속할 수 있냐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큰 규모의 회사라면 부서나 지점을 옮겨가며 환경의 변화나 사람의 변동으로 리프레쉬할 기회가 있겠지만, 어린이집의 경우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사람과 일을 해야 하니 지루하기도 하고 지겹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장기근속이 쉽지 않은 조직인 것이 사실이다.


생각해 보지 않던 그 질문을 받고 자문해 봤다.


대체 무슨 힘이었을까?


그럴 때마다 새로운 것에 몰두했던 거 같다.

생뚱맞게 시집을 읽기도 했고 재밌는 강의도 틈틈이 들었다. 그러면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는 건조한 일상에 활력이 생기며 버틸 힘이 생겼다.


누가 그랬던가 성장은 그냥 버티는 거라고...


모든 일을 딱 그만두고 싶을 때는 바라보던 시선을 살짝 틀어 다른 곳을 바라보면 곧 다시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좀  거리를 두고 제삼자의 자리로 가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면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일상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곤 했다.


그렇게 매일을 버텼다.


요사이 핫한 구직 사이트  광고를 봤다.


한 임원이 "버텨"라고 직원에게 말하니

! 버튀겠습니다.(버티겠습니다. 아님 주의)라고 대답하고는 짐을 싸서

재빠르게 다른 회사로 튀는(?) 장면 봤다.


웃기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심심치 않게 대놓고 또는 은근히 성장을 강요받는다.

스스로를 위해 성장은 꼭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장이 꼭 책을 읽고, 업무 관련 공부를 하며, 커리어를 쌓아야만 가능한 것일까?


그냥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버티는 것!

그것 또한 성장하기 위한 단계가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버틴다. 한 뼘 더 성장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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