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호>하고 내뿜으면 팔로워는 <흡>하며 죽을 척척 맞추어 호흡해야 일을 해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옛날 방식으로 하다간 리더가 되었던 팔로워가 되었던 둘 중 하나는 튕겨져 나간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언제였던가? 가전제품등의 A/S를 신청할라치면 기계음처럼 '고객님 사랑합니다'라는 응대 전화에 혼자 픽 웃던 기억이 있다. 감성을 건드릴요량이었던 것 같다.
요사이
같은 이유로 전화를 하면 '상담자에게 폭언이나 욕설을 하지 말아 주세요 상담사는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빠입니다....'라는 소리가 들린다. 한편으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폭언이나 욕설을 하면 그럴까 싶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니 어느 부분은 이해할 수도, 또 어느 부분은이해하고 싶지도 않을 때가 있다.
친절과 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계가 이렇다 보니 다른 직종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도 또 그들과 함께 일하는 리더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요사이처럼리더의 자리를감당하기 버거울 때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번득 들었다.
2년 전부터 교직원들의 생일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이용해 치킨세트를 쏘곤 했다.
개원한 지 얼마 안 되어 애쓰는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 반, 생일을 축하해 주고 싶은 마음반으로 함께 잘해보자는 뇌물 아닌 뇌물로 사기를 진작 시키고 싶었던 것 같다.
교직원들은 그런 나의 마음을 읽었는지 개인적인 선물에 감동하는 듯했고 고마워했다.
젊은 사람들은 추석이니 설을 특별히 챙기는 것도 좋겠지만 본인의 생일을 더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작년에도 똑같은 이유로 이어갔다.
직원은 조금 더 늘었지만 기꺼이 그들이 감동스러워한다면,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족했다.
저렇게 맛있어 보이는 치킨세트가 오늘은 정말 꼴보기도 싫다
그러나 정작 난 생일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 살씩 더 먹을수록 생일이라는 이유로 주목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고 바쁜 시간 모여 생일축하합니다를 열심히 불러주는 것도 도통 어색하여 손발이 오그라들고 불편했다.
그래서 작년 생일엔 진심을 담아 내 생일은 안 챙겨도 좋다는 말을 담당자에게 살짝 흘렸다.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새학기 준비를 위한 중간 관리자 회의를 하던 중,A 교사가 쭈볏쭈볏하더니 일 얘기는 아닌데요 라며 머뭇거린다.
무슨 얘기냐고 물으니 사실은 작년 선생님 중 몇몇 분께서 원장님이 생일날 주시던 쿠폰을 못 받아서요라고 한다. 누락된 당사자들은 왜 나는 안 주냐며 싫어서 안 주시는 걸까 아니면 미워서 안 주시는 건가라며 얘기했다고 볼터치 때문인지 민망함 때문인지 알수없는 붉그스레 한 볼이 되어 말했다.
원장님은 그럴 분은 아닌데... 주시면 다 주실텐데 이상하다... 하고 말했단다.
그녀는 다소 어색한 분위기를 그렇게 다급히 훈훈하게 마무리하고 있었다.
아이고... 세상에나
정말 몰랐다.
어떤 교사가 못 받았냐고 하니 7~8월생 선생님 네 분이 못 받았다고 한다.
지금이 2월 마지막주니까... 거의 반년을 말하지 않고 눈치를 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뒷목이 서늘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