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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빛 Aug 14. 2023

아이만 키우는건 아니고요

용감무쌍의 결과 그리고 지금은 농촌사업가 하빛

   나는 사업중이다.

신랑은 동물농장을, 나는 바로옆에 미술체험장을 운영중이다.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두달동안 체험장 문을 닫았다. 간간이 비 안올때 미술체험만 받았다.

  예견된 일이었던듯, 감사하게도 지난달 단체 수업이나 강의가 많이 들어왔어서 수입을 비축할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고갈이다!


   얘들아, 우리 뭐 먹고 사니?


   고민과 걱정도 있지만, 도시가 아니라 그런가 마음에 여유가 있긴 하다. 풀 뜯어먹고 살건 아니지만 월세 같은거 안내니까, 그냥 책도 더 읽고 밥도 내손으로 더 해먹이며 살고 있다.

하빛 그림. 아기양. 쉴땐 그리는데 잘 안쉼.

   우리집은 나의 수입으로 생활하는터라(남편은 저축  담당) 사업장 휴업은 난감하기도 한 일인데, 아이들 방학인지라 마냥 절약할수가 없었다.

   아이들 방학을 핑계로 사실은 분에 넘치게 다녔다. 여행하는게 허황될만한 상황이지만 나는 집순이가 못돼서 그나마 가까운 전남권에 한하여 몇곳 다녔다.


  말리는 이가 없었다면 빚내서 해외라도 갈판인데, 동물 돌보는 남편 냅두고 내 고향 서울이라도 갈판인데. 지나치게 안가는 남편 덕에, 지나치게 가고싶어하고 늘 새로운걸 하고싶어하는 나는 제지를 잘 당한다. 나답게 살면 파산 위기라도 올까봐 이런사람을 남편으로 주신걸까.


나는 왜 여행을 좋아해서 맘 고생일까

  못떠나니 맘 고생.

  대학교때 어느 교수님께서 나에게 영국 옥스팜(국제 어린이 구호 단체) 같은 곳에서 일하는게 맞을거라고 말씀하셨다.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졸업과 동시에 학자금 대출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영상디자인 전공을 살려 일을 하긴했지만 최저임금이나 될까 수입이 참 적었다. 촬영하러 해외 출장도 가보고 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베트남에 NGO 파견을 가게 되었다. 그리고 하노이에서 미술과외를 하며 모은돈으로 휴가를 영국으로 가봤다.

    하지만 흐릿하고 단정한 런던은 나와는 맞지 않는거 같았다. 날씨탓에 우울증이 올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난 벅적한 동남아시아의 시장 분위기와 햇살의 따스한 빛을 좋아한다)

    그렇게 해외에서의 삶은 끝이 날까 했지만, 몇년의 이런저런 일과 공부, 돈벌이를 하다 난 또 발동이 걸렸다. 단기 여행만으론 채워지지 않는 갈증! 나는 모은돈을 다 가지고 호주로 떠났다.

   어차피 외국과 연을 맺으며 살거라고 생각하고 영어마스터하러 간건데..., 그런데

    거기서 신랑을 만났다.


   사랑에 눈이 멀었던가 (아니, 유학비도 모자라서)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몇주 지나지 않아 전라도로 떠났다.

   항상 일은 해야했기에 아이들 미술 가르치는 일을 하며 결혼준비를 했다. 결혼식 후엔 한달의 신혼생활을 끝으로 나의 10년 육아가 시작되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 미술 가르치는 일은 꾸준히 했다.

   나의 용감무쌍함이 데려다준 결과, 이제 정신차려보니 여긴 땅끝.

   해남도 아니고 고흥이다.!

   

적응은 잘하니까, 생활비 벌어야하니까, 이제 강의 다니는걸 부로 하고, 나의 공간에 사람들을 오게 하고자ㅡ,

   그렇게 난 여기서

   생활력의 하이라이트~!

   육아에 충실하면서 농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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