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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숭아 Aug 09. 2023

지금 이 순간 온전히 행복하자

힘들 때면 찾아보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얻은 행복의 실마리

요즘따라 마음대로 풀리는 일이 없어서 답답한 마음에 다시 정주행 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 처음 봤을 때도 힘든 시기에 접했던 터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펑펑 울었었는데 이번에도 불쑥 눈물이 터져서 겨우 참으며 봤던 것 같다. 물론 드라마 스토리 자체와 관련해 논란이 있었고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는 스토리보다 각 인물의 동기와 감정에 주목하다 보니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


불과 1년 전에 처음 봤을 때는 화면에 비치는 대로 악역이 선명하게 보였는데 이번에는 각자의 사연에 집중하면서 보다 보니 악역이라는 인식보다 그저 열심히 살아남으려 애쓰는 사람들로 보였다. 행동에는 옳고 그름이 있지만 한 인간을 두고 보았을 때는 그 자체로 선과 악 그리고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나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냉담하고 재수 없는 인간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따뜻함 그 자체인 것처럼. 한 집단 안에서는 말없이 묵묵히 여러 사람들의 삶의 무게를 버텨내는 존재이지만 밖에서는 비로소 자유로운 한 인격체인 것처럼. 인간은 선과 악으로 혹은 단편적인 기준에 의해 나뉠 수 없기 때문에 누군가를 또는 어떤 관계를 속단하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나조차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며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남을 내 기준에 맞춰 손쉽게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만큼 편협한 생각이 또 있을까. 마찬가지로 나도 타인에게 평가받고 손가락질받을 의무가 없지 않을까.



요즘처럼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 모를 땐 나의 아저씨에 나온 대사를 읽어보곤 한다. 착한 사람으로 살아야지 하며 애써 나의 마음을 외면하고 나 자신을 몰아세울 때면 그 말들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굳이 모든 사람들에게 착한 사람이지 않아도, 또 미움받지 않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괜찮을 것만 같아서. 다만 어떤 형태로든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니까. 단순히 상처받은 어린아이의 성장 드라마라고 생각했던 이야기가 오히려 나아가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버린, 살다 보니 어른이 되어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로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쉽게 공감하고 애틋함을 느낄 수 있었다. 어른이기 때문에 다 자란 것이 아니기에 우리 모두 좀 더 나은 날들을 위해 아파하며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내 청춘은 이렇게 계속 힘들기만 할까?’

‘이러다 내 청춘이 다 지나가진 않을까?’


몇 년간 나를 괴롭히던 반복되는 물음에 답을 내려보자면… 이미 다 커버렸다고 생각하는 상처받은 아이에게도 천근만근인 마음을 이끌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어른에게도 청춘은 계속해서 존재한다는 것. 살아있는 한 그리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한 모든 순간이 청춘이라는 것. 그러니까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지레 겁먹고 다 놓아버리지는 말자. 조금만 더 나아가면 이룰 수 있었는데 내가 포기했다는 어설픈 합리화도 하지 말자. 실패해도 확실히 실패하고 그 결과까지 확실히 마주해야 끝까지 해봤다고 할 수 있으니까. 반드시 온전한 나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날이 올 테니 겁먹지 말자. 그리고 이젠 진짜 행복하자. '행복하면 꼭 불행한 일이 생기니까 너무 행복해하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은 그만하자. 일부러 불행한 생각으로 나 자신을 괴롭히고 이렇게 힘들었으니 좋은 일이 생기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도 하지 말자. 일어날 일은 일어날 테니까. 그러니까 그냥 지금 이 순간 온전히 행복하자.


#나의아저씨 #감상문 #어른 #행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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