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활동을 2024년 5월에 이렇게 시작하면서 계획엔 전혀 없었던, 6년 전 문 닫았던 남편과 나의 비즈니스, '카페 발렌티노'를 이곳서 다시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얼마나 안전하고 멋진 사업인가? 오늘 브런치작가로서의 첫글 제목을 '카페 발렌티노라 적으면서 사업자 등록은 마쳤고, 종업원 없이 이제는 음식도 직접 만들고 맛도 보고 손님에게 권하며 10년 넘게 운영했던 카페생활을 다시 시작해본다.
카페 발렌티노를 2009년도부터2019년도까지 운영하면서 이제 정착하고 다리 좀 뻣을만했을때, 매니지먼트 회사는 우리보다 훨씬 똑똑했다. 건물이 지어진 이래로 우리만한 오너가 없었다면서 임대계약 서류를 준비하며 여러차례 미팅을 가졌으면서도, 막상 우리가 가게를 팔수있는 시점도 놓친때에, 프랜차이즈 카페를 들이기로 결정한것을 알게되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프랜차이즈 비즈니스가 들어오면, 네임 브랜드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회사를 중간에 두고 정기적인 인테리어나 위생과 안전문제, 임대료문제등 훨씬 더 통제가 용이하고 이중으로 안전한 시스템을 갖추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대형건물 투자회사들이 개인이 소유한 소유모 음식비즈니스를 기피하는 이런 방식은 최근 트렌드이기도 한 터였다. 그렇게해서 우리는 그동안의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잃었다.
그때 남편은 종업원들과 헤어지면서 격한 눈물을 흘렸다. 여자가 더 독한 것인지 나는 마음을 추스르고 물질적으로 잃어버린 것은 때가 되면 다른 곳에서 회복될 것이라고 그를 다독이며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카페의 모든 물건들을 다 정리 하고 일요일 오전에 마지막으로 빈 공간을 돌아보고 나와서 카페 바로 맞은편에 있는 호텔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렇게 여유롭게 남이 해주는 것 대접받으며 먹고살자고 우리 스스로를 위로했고 지금껏 주말이면 남이 해주는 것으로 잘 먹고 잘 살았다.
그 브런치 먹던 날이 갑자기 떠올랐던 것이다.
그래. 여기서 다시 열자. '카페 발렌티노', 브런치 카페로. 우리는 언젠가 발렌티노를 좋은 값에 팔고가든스타일 브런치 카페를 하자고 꿈을 꾸었었다.
브런치스토리가 어떻게 해서 브런치라는 이름을 가졌는지 궁금하지만, 너무 공적이고 무겁지 않은 식사를 대하듯, 아마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스토리는, 나의 브런치 카페를 열기에 최적의 공간인듯하다. 매일아침 일찍이 문열 필요도 없이 게으른 주인장 맘대로, 어떤 날은 모닝커피 한잔, 어떤 날은 샌드위치, 내가 맛있게 먹었던 렌틸스프... 하나하나 추억을 되새기며 정성스럽게 만들어 다시 손님을 기다려야겠다. 정원을 가꾸면서 말이다. 음식은 소통의 커다란 소재이다. 내게 무궁무진한 소재와 이야기거리가 생기고, 투자금 없이 브런치 카페하나를 창업하게 되었으니, 갑자기 빼앗겼던 상실의 아픔이 이런 식으로 애도의 시간으로 위로받을듯 하다. 그때 잃었던 커다란 물질적 손실이 비록 돈으로는 아니지만, 아마도 다른 여러방식과 인연으로 채워지고 종종 꿈꾸던 대박이라 여겨도 될듯 하다.
2019년 8월마지막 날.
가게를 비우는 날 직원이 써놓은 마지막 분필글이다. 미안하고 고마왔다. 지금은 모든것이 감사하다.
Cafe Valentino, Forever!
지나간 날들은 힘들고 아팠어도 오늘이라는 선물을 주었으니 언제나 고마울 뿐이다. 그래서 내일을 또 기대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