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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로까 Oct 08. 2018

브라질 사람의 재외선거 현장

브라질의 독특한 선거제도 엿보기

어제(10.7)는 브라질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브라질은 의무투표제인 나라이기 때문에 데이빗도 아침 일찍 장사 준비를 마치고 서둘러 대사관으로 향했다. 

선거권은 국민의 기본권리로 배운 것 같은데 투표가 의무라니! 그러면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 벌금을 내고 취업이나 공직진출에 불이익이 있거나 국가에서 주는 여러 혜택을 못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여권발급에도 제한이 있다. (피곤해하는 데이빗을 보고 안 가면 안 되냐고 했더니 그러면 한국을 떠날 수 없단다. 여권 만료일이 내년인데 재발급을 못 받는다며...) 

브라질 선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로 전자투표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부정선거의 우려 때문에 아직 전자투표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브라질은 어떻게 전자투표가 가능할까? 종이를 받아서 원하는 후보 옆에 도장을 찍는 우리와는 달리 브라질은 투표기가 있어 입력을 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개표 결과도 금방 알 수 있다고 한다.  


브라질 전자투표기


그런데 한국에는 유권자수가 적어서 종이투표로 진행되었다. 브라질에서 기계를 들여오는데 배터리가 너무 커서 문제가 있었다고. 데이빗도 종이에 투표하는 게 어색했는지 한국처럼 도장을 찍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직접 원하는 후보의 이름을 쓰는 것이었다고 흥미로워했다. 이 방법도 참신한 것 같다. 글씨체를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ㅎㅎ

어제는 대통령 선거뿐만 아니라 상원/하원의원, 주지사/부주지사, 주의 원선 거도 동시에 치러졌다. 하지만 외국에 사는 브라질인은 대통령만 선출했다.


선거인명부에서 신원확인을 하고 투표용지를 받은 후 벽에 있는 후보 이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투표


우리나라는 부재자투표, 사전투표도 있어 선거날 이전에 재외국민을 위한 일정이 있는데 브라질은 모든 나라에서 똑같은 날짜에 투표가 진행되었다. 브라질과의 시차 때문에 본토보다 한국에 있는 브라질 사람들이 더 일찍 투표를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도 브라질이 투표를 시작하기 전에 알려졌다. (누군가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이렇게 비공식적인 발표가 선거법 위반에 문제가 없는 건지 나만 의아해하는 건가...) 

주한 브라질 대사관에 등록된 총 105명 중 이번에 65명만 선거에 참여했단다. 그러면 나머지 사람들은 다 벌금을 내는 걸까.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투표를 하지 못한 경우 그 정당한 사유를 제출해서 해명을 하면 된다고 한다. 


투표확인증 (여권 만들 때 보여줘야 한단다.)


브라질에서의 선거가 끝나고 결과를 보니 한국에서의 결과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어떤 후보 도과 반수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해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1위 2위 후보의 결선투표가 예정되어 있다. 

브라질은 선거철이 되면 페이스북에 저마다의 의견 표출과 지지하는 후보와 정당에 대한 포스팅으로 가득 찬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가 정치평론가가 되어 비판과 가짜 뉴스 유포를 서슴지 않는다. 투표 후에도 어떤 후보를 찍었다고 과감하게 밝히는 친구들도 있고 자유분방한 나라답게 선거 풍경도 재미있다. 

과연 결선투표 결과는 어떻게 될까. 데이빗과 그 친구는 어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브라질 안 가겠다는데. 지금의 혼란한 상황을 잘 진전시키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대통령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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