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2달 살기 in 에스키셰히르 12
메트로마켓 구경 중 백미는 역시 수산물코너였다.
에스키셰히르에서 본 생선 중 가장 상태가 좋고, 다양한 종류를 보았다.
튀르키예 자체는 흑해나 지중해를 면하고 있어서 해산물의 활용이 많을지 모르겠다.
실제 메트로마켓에 있던 생선들 중에는 흑해에서 오거나 지중해에서 왔다는 해산물들이 있었다.
하지만 에스키셰히르는 좀 다르다.
바다를 접하지 않은 도시인 데다가 내륙에 들어와 있는 편이라서 이렇게 큰 마트를 제외하면 해산물 구하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다. 물론 생선가게나 어물전이 없는 건 아니다. 있긴 있지만 가서 보면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거나 신선해 보이지 않아서 선뜩 구매하기가 망설여진다.
월요일마다 갔던 동네7일장에도 생선가게가 차려지긴 하는데, 그렇게 많은 가게 중에 한 군데밖에 없었다.
그러니 메트로마켓에서 만난 수산물 코너가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내가 튀르키예에 온 목적은 튀르키예에서 이곳의 식재료로 한식교육을 하는 것.
그래서 수업에 쓸 수 있는 재료를 탐색하러 온 것이 메트로마켓 탐방의 이유이기도 했다. 여기 와서 여러 가지 재료들이 있다는 걸 알았고, 해산물 종류도 구할 수는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수업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이유는 가격적인 면이 컸고, 해산물을 많이 접하지 못하는 시민들에 대한 사소한 배려랄까. 내가 한식교육을 하고 여길 떠나고 나서도, 구하기 쉬운 재료로 자주 맛있게 한국음식을 만들어 먹도록 해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재료를 구하기가 쉬워야 하는데, 그러기에 해산물은 적합하지가 않았다.
한국에서는 어묵이 엄청 흔하고 가격이 저렴한 식재료 중 하나이지만, 떡볶이에 필수 재료인 어묵이 튀르키예에는 없다. 오기 전에는 해산물로 만들어 볼까 했었는데, 와서 보니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일단 가격이 안 맞는다. 냉동 해산물로는 맛이 나질 않을 거고,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
그래서 튀르키예에서 파는 한식당의 떡볶이에는 어묵이 들어가지 않는다.
아래사진은 도미이다. 사이즈가 꽤 실하다.
아래 사진은 번역기로 치면 횃대라고 나오는데, 꽤 큰 생선이다.
다음 사진은 다양한 종류의 새우와 오징어, 아래쪽은 정어리이.
아래 사진은 숭어와 대구이다.
그 외에 신기한 모양의 생선들도 있다.
아래 사진에서 연둣빛 나는 생선은 블루 피시이다. 그리고 지중해에서 나오는 생선들.
아래쪽 상자에 들어 있는 건 흑해 대구.
아래쪽은 숭어. 가운데는 고등어처럼 생겼다.
왼쪽은 튀르키예 국내산 연어, 오른쪽은 농어 종류이다.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생선류가 있었고, 사이즈도 꽤 컸다. 메트로 마켓은 종류가 다양하고 신선해 보였지만, 시내의 생선가게나 월요일마다 가는 동네 7일장에는 종류가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다.
가격도 싸지 않아서 사람들도 그렇게 많이 구매하는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함시는 좀 다른데, 내가 에스키셰히르에서 유일하게 사서 조리해서 먹어본 생선이 바로 함시이다.
멸치 사촌 정도 되는데, 무랑 양파랑 함께 고춧가루 뿌려 조리면 딱 고등어조림맛이 난다.
현지인들에게 만들어줘 봤는데,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아예 맛을 못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륙 지방에서만 살아왔던 현지인들에게는 생선 자체가 그렇게 친숙한 재료가 아니어서 그런 듯했다.
튀르키예는 땅도 넓고 다양한 재료가 있지만, 음식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의 조리방법이나 식재료 사용 범위가 더 다양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역시 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