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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식문화탐구소 Feb 25. 2024

튀르키예 대형마트 투어 9_채소와 건채소 구경하기

튀르키예 2달 살기 in 에스키셰히르 14

튀르키예 입국 전에 제일 궁금했던 건,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는 무엇일까였다. 

세계 어디에 가든 있는 식재료들 말고, 또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런 것이 궁금했었다. 


근데 시장이나 마트에 가보면 생각보다 호박이 눈에 많이 띄었다. 된장찌개 끓여 먹을 애호박은 물론, 속이 노랗게 익은 늙은 호박 종류도 있었다. 심지어는 껍질을 벗겨 잘라 소분해서 판매를 했다. 


아래 사진에 노란색 호박이 진공포장 되어 있다. 여기는 큰 마트라 이렇게 진공포장을 했지만, 동네7일장에 가도 잘라서 파는 것을 살 수 있었다. 가격도 kg에 19.90리라면, 23년 10월 초 당시 내가 계산하던 환율 법으로는 1,000원 정도 하는 거였다. 24년 2월 환율로는 860원. 저 정도 양이면 내가 혼자 2주 동안 호박죽을 줄창 끓여 먹어야 하는 양이다. 엄청 싼 것. 


아래사진은 월계수잎. 월계수 잎은 한 묶음에 200원 남짓.


호박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호박꽃도 사용한다. (아래사진) 우리나라도 호박꽃을 지지거나 안에 소를 넣어 먹기도 하고, 장식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도 호박꽃을 이용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이 신기했다. 하긴 우리가 먹는 건 이들도 먹을 수 있는 건데, 아무튼 반가운 식재료였다. 


아래 사진은 느타리버섯이다. 이거 생각보다 엄청 비싸다. 내가 게맛살과 두부 다음으로 반가웠던 것이 바로 버섯이었는데, 3가지다 우리나라에서보다 가격이 비싼 게 좀 아쉬울 뿐이다. 


요건 숙주.(아래사진)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콩나물과 숙주가 그리 비싸지 않다. 하지만 여기는 콩나물은 찾을 수 없고, 숙주도 큰 마트에나 와야 있다. 게맛살과 두부, 느타리버섯 이어 만난 반가운 숙주. 


깐 마늘과 버섯. (아래사진) 버섯 색깔이 꼭 생표고처럼 생겨서 반가운 마음에 구매했으나, 표고버섯 맛은 그것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생표고는 하루 이틀만 말려도 꾸덕하게 마르는데, 여기 표고모양의 버섯은 일주일을 말려도 모양이 보존되었다. 맛이나 지감이 양송이버섯에 가깝지만, 사이즈나 모양은 표고버섯 모양이다. 우리나라말로 번역하면 밤송이버섯인데, 표고버섯 대용으로 많이 사용했다. 


또 하나, 깐 마늘. 대용량의 실한 깐 마늘을 만나서 너무 반가웠다. 바로 한 봉지 사서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된장찌개에도 넣고, 나물 볶을 때도 넣고, 김치 담을 때도 원 없이 사용했다. 


오이가 우리나라 것 보다 씨 부분이 많고 물도 많다. (아래사진) 김밥 하려고 잘라서 씨를 제거하고 보면 양이 얼마 안 된다. 우리나라 오이처럼 계산하면 안 된다. 


대용량의 가지.(아래사진) 위쪽에는 5-6개씩 넣어 포장한 가지가 있는데, 아마 1kg 정도였을 것이다. 아래쪽에는 아주 대용량이다. 마치 우리나라 김장 때 배추나 무를 사듯이 엄청 대용량의 가지를 판다. 아마 껍질을 벗겨서 오일에 절이는 방식으로 저장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대용량도 판매하는 게 아닐까 싶다. 


여기는 무파트. (아래사진) 희고 긴 무가 많이 보이는데, 이 무는 수분이 적고 질겨서 김치를 담거나 깍두기를 담기는 적절치 않다. 주로 단무지로 만들어서 사용했다. 왼쪽에 보이는 붉은색의 무가 맛있다. 껍질을 벗기면 하얗게 속이 나오는데, 김장 때 껍질 벗겨 사용하면서 이거 껍질째 넣으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했다. 


아래사진은 생긴 건 딱 함초처럼 생겼는데, 무엇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같이 동행한 일행도 요리 문외한이라서 튀르키예 채소류를 잘 알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껍질콩처럼 생겼는데, 수프 만들거나 메제, 초르바 만들 때 쓰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나는 실제로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서, 양도 너무 많아서 구매하지 못했다. 


아래사진은 건채소.  튀르키예에서 특이한 것은 건채소를 사용한 요리를 한다는 것이었다. 

전통시장에 가면 줄로 줄줄이 엮어서 말린 채소를 파는데, 가지도 있고, 고추도 있고, 그 외에 여러 가지가 있다. 속을 파서 말리는데, 사용할 때는 물에 끓여서 불린 후 안쪽에 쌀을 넣어 찌듯이 졸여서 먹는 요리가 있다.

난 이걸 잘라서 건가지나물을 만들어 먹었다. 쫄깃하니 우리나라 가지 말려서 볶아먹는 것과 비슷했다. 

고추 말린 것, 버섯 말린 것 등도 있다. 


튀르키예에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들도 많이 있어서 한식을 만들어 먹는 데는 무리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양념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리고 할랄음식문화여서 돼지고기도 안되고, 술도 안된다. 그 바람에 주정을 넣어 만드는 우리나라 공장식 장류가 들어오기 쉽지 않아서 특별히 주정을 빼고 만든 고추장이나 된장이 들어온다. 하지만 같은 채소 종류라고 물성이 똑같지는 않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감안해서 한국음식을 만들어야 했다. 한국에서와 똑같은 맛을 내는 건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현지화가 필요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식을 좋아해 주는 튀르키예인들이 많아서 최선을 다해서 한국의 맛을 구현하고 싶었다. 한국음식문화와 함께 한국의 맛을 전하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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