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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식문화탐구소 Feb 13. 2024

튀르키예 대학 구내식당과 차 마시기

튀르키예 2달 살기 in  에스키셰히르 5 

튀르키예 에스키셰히르에는 대학이 여러 곳 있다. 

대학도시라고 할 만큼 여러 곳의 대학이 있어서 도시 전체가 안전한 편이다. 

주로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서 그런지, 늦은 밤에도 여자 혼자 돌아다니기 좋을 정도의 치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현지인들도 이스탄불이나 앙카라와는 달리 밤에 혼자 돌아다녀도 안전하다고 나에게 누누이 얘기해 줬었다. 

특히 내가 있던 곳은 대학교 정문 앞 메인도로 쪽이어서 큰 커피숍이나 식당들도 많이 있었는데, 그중에는 저녁때는 술을 파는 곳도 있었던 것 같다. 


밤에도 그리 안전하니 낮이야 말할 것도 없다. 

길에는 주로 학생들로 보이는 젊은 이들이 많이 다니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도 외국인 여자가 혼자 돌아다니기에 전혀 무리가 없었다. 


튀르키예 대학들은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금한다. 

학생들은 학생증을 찍고 들어가야 하고, 차는 등록증이나 신분증을 맡기고 출입증을 받아 들어가야 하며, 나처럼 외부인들은 들어갈 때마다 출입증을 보여 줘야 한다. 


예전에 학교 안으로 외부인들이 들어와서 폭력사태가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후로 학교에 외부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엄격하게 관리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그런 위험은 없지만, 그때 시작했던 보안관리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튀르키예 도착 첫 주에는 되도록 새로운 현지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다. 

한국음식문화를 현지에 알리는 목적으로 현지에 체류하고 있긴 했지만, 더불어 새로운 음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에 다양한 체험을 해보고 싶었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 시간이 잘 맞아서 대학교 안에 있는 교수용 구내식당에 방문하게 되었다. 

시간이 늦어서 문 닫기 직전에 들어가는 바람에 메뉴가 다 나온 건지 모르겠다. 


초르바 1개, 감자튀김, 쾨프테, 토마토파스타, 디저트 무할레비, 빵, 레몬 1조각. 

레몬은 보통 초르바에 뿌려 먹는다. 



한식을 먹을 때는 김치가 필수로 나오고, 그 외에 채소가 들어간 반찬이 많이 나오는 것에 비해, 내가 경험했던 튀르키예 대학의 구내식당 메뉴에서는 채소는 비교적 적고, 탄수화물과 고기의 비중이 높았다. 

대신 음식에 올리브오일이나 버터가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고기 종류가 꼭 나온다. 


늦게 가서 채소로 만든 메뉴가 없었던 건지, 아니면 원래 없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탄수화물 비율이 높은 식단이었다. 


구내식당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구조와 청결도를 가지고 있었다.  

배식구나 퇴식구도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식사 후 차 한잔. 

튀르키예에서는 차이(차) 없으면 얘기가 되지 않는다. 


식사 전 식사 후를 가리지 않고 일단 만나면 티 아니면 튀르키예 커피를 권하는 튀르키예 사람들. 

어느 것이든 마시겠다고 하면 매우 좋아한다. 나의 선택은 항상 티. 


튀르키예 입국 초기에 안 마시던 티를 마셔서인지 잠을 잘 못 잤다. 

시차적응 때문이었는지 티에 들어 있는 카페인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잠을 설쳤다. 

튀르키예 커피는 물론 차까지 끊고 나서 한 2주 정도 지나서야 잠을 제대로 잘 수 있었다. 

그전까지는 매일 왼쪽눈이 토끼눈이 되어 다녔었다. 


튀르키예 티는 위 사진처럼 중간이 날씬한 유리잔에 따라 준다. 

기호에 따라서 설탕을 넣기도 하고 그냥 마셔도 되는데, 초반에는 차가 진하다는 생각에 설탕을 넣어 마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의 맛을 구분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설탕을 넣지 않고 그냥 먹었다. 


차는 끓이는 사람에 따라서 맛이 달라지는데, 차를 잘 끓이는 스킬이 따로 있어 보였다. 

어떤 곳에 가서 마시면 차가 부드러운 맛이 나는데, 

어떤 곳은 떫은맛이 나면서 날것의 맛이 나는 곳도 있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주는 대로 설탕을 넣어 마시거나 거절하기도 했는데, 

1달 정도 줄기차게 마시니까 아.. 여기는 차 맛있게 끓이는 곳이구나 하고 구분할 수 있게 되었고, 

그때부터는 설탕을 안 넣고, 몇 번이고 리필해서 먹게 되었다. 

현지인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 많이 반가워한다. 


차이(차)와 함께 매번 선택지에 오르는 것은 튀르키예 커피다. 

튀르키예 커피는 커피가루를 따로 거르지 않고 바로 물과 함께 끓여서 주는데, 그래서 마실 때 주의 해야 한다. 커피가루들이 입으로 따라 올라오기 때문에 입안 가득 가루가 들어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튀르키예 커피를 마실 때는 항상 입을 헹굴 수 있는 물을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여러 번 시도했으나 항상 실패했던 튀르키예 커피. 


학교 안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는 언제든지 차이와 튀르키예식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내가 근무하던 곳에는 차를 준비해 주는 업무를 가진 사람들이 따로 있었다. 

전화를 하면 차이나 커피를 준비해 주고, 먹고 나서도 그들이 알아서 치워 준다. 


튀르키예 직장에서는 예전에는 따로 차이 마시는 시간을 주어야 일하는 사람들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근무지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서 언제든지 차를 마실 수 있도록 차를 제공해 주던지, 셀프로 만들어 마실 수 있는 곳을 제공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런 문화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튀르키예 사람들이기 때문에 생겨난 문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단 사람을 만나면, 엉덩이가 의자에 닿기도 전에 '커피 or 티'를 물어봐 주는 튀르키예 사람들 때문에 난 항상 배려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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