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loryewp Oct 14. 2023

위클리피플, 김기택 동탄시티병원 명예원장 인터뷰

사진=김기택 동탄시티병원 척추센터 명예원장 | 대한정형외과학회 회장. 위클리피플DB


고난도 척추질환의 권위자, 정형외과 발전에 앞장서다

[글로벌 메디컬 리더 | 척추질환부문]

김기택 동탄시티병원 척추센터 명예원장 | 대한정형외과학회 회장

‘명의’라는 호칭은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는 타이틀이 아니다. 오랜 시간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축적해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자가 됐을 때 ‘명의’라는 호칭이 붙을 수 있다. 김기택 동탄시티병원 척추센터 명예원장은 경희의료원장과 강동경희대학교병원장을 거치며 우리나라 척추의학·척추질환 치료의 역사를 새로 쓴 인물이다. 그는 의사 인생을 통틀어 5명 이상 보기도 힘들다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만나, 장장 7개월여에 걸친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 결과 허리가 40도로 굽어 앞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환자는 자가보행으로 걸어갈 수 있게 됐다. 이 수술은 국내 정형외과계에서 찬사를 받았고, 해외 학술지에도 여러 차례 게재됐다.

최근 김기택 명예원장은 동탄시티병원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김 명예원장의 초빙은 경기 남부 및 동탄 지역 내 강직성 척추염, 척추후만증 등 치료가 어려웠던 중증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됐다. 대학병원에서도 쉽게 시도할 수 없었던 척추수술을 비롯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 명예원장은 동탄시티병원에서 자신의 의료인생 2막을 펼치며 의사로서의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김유진 기자 l 위클리피플

척추질환의 명의, 동탄시티병원에서 새로운 출발

김기택 명예원장은 1994년부터 척추추간판탈출증, 척추측만증, 강직성 척추염 등 척추 기형 수술을 비롯해 현재까지 9,000례 이상의 수술을 마친 고난도 척추 수술 명의로 통한다. 2010년, 등이 심하게 굽은 강직성척추염성 척추 기형 환자를 총 7개월에 걸친 대장정의 수술로 정상 보행이 가능케 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EBS ‘명의’에서 ‘명의 15년-허리통증을 잡아라’, ‘전설의 외과의 10’ 등 5차례 이상 방송에서 명의로 소개되었으며,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SPINE에 수술케이스가 수차례 게재되며 국내외 자타공인 척추질환의 명의로 인정받았다.

경희대 의과대학 출신인 김 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 정형외과 척추 전임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척추센터장, 정형외과장, 기획진료부원장, 협진진료처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원장을 역임했다. 경희의료원이 강동경희대병원(당시 동서신의학병원) 설립을 준비하면서 준비단에 합류해 성공적인 개원을 이끈 개국공신이기도 하다. 강동경희대병원장 재임 당시 외래환자 70만명 시대를 열고, 해외환자 유치에 적극 나서 수익성 개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또한 목련교수 트랙을 시행해 젊은 의학자들 양성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The 60th Anniversary Congress of the Korean Orthopaedic Association, Chairman of the Board of Directors (대한정형외과학회 창립60주년대회, 김기택 이사장)


김 명예원장은 의사로서 바쁜 일정에도 대한척추외과학회, 대한정형외과학회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학술발전에도 일조했다. 대한골절학회 우수 논문상, 대한척추외과학회 학술상, 일본정형외과학회 학술상 등을 받으며 공로를 인정받았고, 2022년 11월 대한정형외과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경희의료원 원장과 경희대학교 의무부총장을 겸했으며 2022년 9월 동탄시티병원 명예원장으로 초빙됐다.

인생 2막을 동탄시티병원에서 시작하게 된 이유는 동탄시티병원 신재흥 병원장과의 각별한 인연 덕분이다. 김 명예원장은 신재흥 병원장과 경희대학교 대학동문이자 사제관계이기도 하다. 제자인 신재흥 병원장은 노인성 척추 질환, 척추 만성 질환, 척추관 협착증, 척추후만증, 척추전방전위증 등 척추 질환에 대한 진료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김 명예원장을 초빙하고자 삼고초려를 불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명예원장 역시 동탄시티병원이 지향하는 인본적인 가치에 깊이 공감하며 합류를 결정하게 됐다.

“40여 년간 몸담았던 경희의료원을 떠나면서 여러 곳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는데,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동탄시티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신재흥 병원장이 병원 운영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했고, 저를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제자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원래 제 본업이 의업이기 때문에 환자 곁을 오래 끝나면 내 생명이 끝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여겼고, 환자를 이해하려는 마음과 풍부한 기술이 만나 환자 중심의 의료신념을 실천하는 모습에 마음이 움직여 동탄시티병원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동탄시티병원은 김 명예원장의 합류를 계기로 척추 질환에 대한 진료 역량과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 지역사회 내에서 척추 치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동탄시티병원은 척추 관절 정형외과 외에 신경외과, 일반외과, 재활의학과, 내과, 가정의학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 개원 이후 화성시·오산시 최초로 보건복지부 인증을 획득했으며, 개원 9년 만에 척추 내시경 수술 2,000례를 축적하며 척추 수술과 치료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9년부터 3년 연속 기술평가우수기업 T-4 인증을 획득하며 꾸준히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이룩하고 있다.

EBS명의 "전설의 외과의 10"편, 동탄시티병원 제공


진정한 치료자는 환자 본인

과거에는 허리디스크가 터지면 영락없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요즘은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하는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급성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은 생활습관 교정과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호전이 가능하다는 통계도 있다. 최근 일어난 변화처럼 보이지만 김 명예원장은 예전부터 쉽게 수술해주지 않는 의사로 유명했다. 오죽하면 환자로부터 ‘불친절하다’며 신고를 당했을 정도다. 경증인 환자에게는 “좀 쉬면서 진통소염제 사 먹으면 된다”고 하고,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경막외주사, 신경차단술 등 통증·염증 치료용 주사를 놓은 뒤 2~3개월 후 다시 와보라고 한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도 1년에 2~3차례씩 너무 자주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의사는 신이 아닙니다. 신체 구조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면 환자 스스로 생활습관을 바꿔 스스로 고쳐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정말 있다고 하더라도 비수술적 치료부터 해보고, 한 박자 쉬었다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수술을 해야 합니다. 다른 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환자 가운데 3분의 2는 비수술적 치료로도 통증이 완화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무조건 수술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2~3달 안에 수술을 할지 말지 단번에 해결하려는 조급한 자세가 문제입니다. 환자는 당장 아파서 어떻게든 결단을 내리고 싶겠지만, 통증의 정도란 정말 주관적이기 때문에 민감도가 환자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며 의사에게만 해답을 바란다면 작은 병도 큰 병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김 명예원장은 척추질환에 있어 ‘진정한 치료자는 환자 본인’이라고 강조한다. 환자를 많이 대하면 대할수록 척추질환의 근본적 원인은 생활습관에 기인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생활습관은 환자 본인의 의지로만 교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사는 치료자가 아니라 치료의 조력자일 뿐, 진정한 치료는 환자 스스로 시작해야 한다는 게 김 명예원장의 생각이다. 다만 환자의 의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의사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The 60th Anniversary Congress of the Korean Orthopaedic Association, Chairman of the Board of Directors (대한정형외과학회 창립60주년대회, 김기택 이사장)


“환자가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검사를 받고서도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면 ‘괜히 쓸데없이 돈만 들였다’, ‘안 해도 되는 검사를 한 것이 아닌가?’라며 의사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됩니다. 일단 검사를 했으면 이상이 없어도 어떻게 이상이 없고, 정상이면 얼마나 정상인지 자세히 설명해 줘야 합니다. 회진을 할 때 환자에게 직접 상태를 물어보고 안심시키면 의사와 환자 사이에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과거에는 의사와 환자 간 상하관계가 기본이었다면 지금은 신뢰가 기본입니다. 의사와 환자 사이 신뢰가 있어야 치료 효과를 높여주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원만한 해결을 가져다주는 법입니다. 의사와 환자가 서로 신뢰감을 갖고 치료방법을 같이 의논해야 치료효과도 큰데, 환자 본인에게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나오면 개선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최근 일부 정형외과에서 유행하는 일부 고가의 비수술치료에도 김 명예원장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국가에서 정상적인 수술 보험수가의 70%만 주니 의사들이 하지 않아도 되는 시술에 매달리게 됐다는 것. 환자들 입장에서는 ‘최소한만 절개한다’, ‘마취 없이 시술이 가능하다’, ‘당일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니 비싼 돈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 명예원장은 “통증 주사 맞으면서 2~3개월 지내는 것과 비교했을 때 효과는 별 차이가 없다”며 필요 이상의 시술을 경계했다.

‘척추 예술’이라는 찬사를 받은 수술

김 명예원장이 무조건 수술을 마다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원인이 있고, 3개월 정도 비수술 치료를 받았음에도 호전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수술을 권하기도 한다. 특히 발가락에 마비가 오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라면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라고 본다.

환자의 의지가 강하고 수술로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 명확하다면 몇 개월에 걸친 장기간의 치료를 불사하기도 한다. 김 명예원장이 7개월여에 걸쳐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수술한 사례는 국내외 정형의학계에서 매우 유명한 일화다. 강직성 척추염이란 골반의 천장관절에 생긴 염증이 척추 전체로 퍼지는 만성 염증질환을 말하는데, 면역세포가 척추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기도 하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염증으로 인해 척추가 점점 굳어지면서 허리가 굽어지게 된다. 흔치 않은 질환이기 때문에 척추전문의라 하더라도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의사 인생을 통틀어 5명 이상 만나기 힘들다.

김 명예원장은 미국으로 연수를 갔을 때 처음으로 강직성 척추염 수술을 참관하게 됐고, 국내로 돌아와 우연히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만나게 됐다. 김 명예원장을 찾아온 환자는 심한 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해 40도 이상 허리가 굽어 있었고, 이로 인해 목을 앞으로 숙이고 있어 정면을 바라볼 수 없는 상태였다.

2022 대한정형외과학회 제66차 춘계학술대회 (신임회장 취임식 진행, 김기택 신임회장 취임사)


“척추수술은 다량의 신경이 통과하는 만큼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수술이지만, 그중에서도 강직성 척추염 수술은 최고 난이도에 속합니다. 당시 수술은 척추를 절단해야 하는 대수술이었습니다. 굽어있던 척추의 중심을 되돌려놓고 나서 나사와 쇠기둥으로 뼈를 고정해 주기로 했습니다. 뼈와 신경이 붙어 있어 어느 수술보다 성공 확률이 낮은 상황이었지만, 수차례의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무사히 수술을 끝냈습니다. 수술 전 -43도였던 척추는 +11도 정도로 정상 수치에 가깝게 돌아왔습니다. 장장 7개월에 걸쳐 굽은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보행까지 가능케 한 이 수술은 학회에서 ‘척추 예술’이란 찬사를 받기도 했는데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환자가 수술을 잘 마치고 걸어서 나갈 때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죠,”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 김 명예원장은 수술 전 미리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CT로 3차원 입체영상을 제작하고, 나사를 삽입할 최적의 궤도를 결정했다. 환자의 휘어진 척추 두 곳을 삼각형 모양으로 잘라낸 뒤 위아래를 붙이니 앞으로 굽어 있던 척추가 드디어 곧게 펴졌다. 수술 후 해당 환자는 보행기를 이용해 정상에 가까운 보행이 가능해졌다.

당시 고도의 기형을 동반한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게서 성공적인 교정 수술이 이루어진 사례는 단 하나도 보고되지 않았기에 학계의 반향은 더욱 컸다. 이 수술로 김 명예원장은 자타공인 ‘명의’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으며, 해당 사례는 외국 유명 학회지인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척추학회지 에 소개되었다. 1995년 이 수술이 국내에 도입된 이후 김 명예원장은 500차례 이상 강직성 척추염 수술을 집도하며 국내 정형외과의학계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운동 보다는 평소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허리가 아파서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운동 좀 하세요”라는 권유일 것이다. 그런데 김 명예원장은 환자에게 굳이 ‘운동하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스스로도 짬을 내서 스텝퍼를 밟는 것 외에는 따로 운동을 하지 않는데, 운동보다는 평소 생활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그의 견해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직장인이라면 배를 적당히 내민 상태로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힘을 주고 있어야 합니다. 허리 건강에 가장 중요한 근육이 ‘기립근’인데, 평소 기립근에 긴장을 주지 않으면 허리가 굽어지고 척추에 무리가 가기 때문입니다. 허리에 힘을 빼고 기대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는 허리 건강에 치명적이니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근육은 엉덩이 근육인 ‘대둔근’입니다. 이 근육은 빨리 걸을 때 실룩실룩 움직이면서 발달합니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허리 쭉 펴고 빨리 걸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허리근육은 팔근육처럼 운동을 한다고 해서 울룩불룩 튀어나오며 발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평소 기립근에 힘을 주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기립근이 발달하면 앉아있을 때도 저절로 바른 자세를 유지하게 된다. 기립근에 힘이 없어서 자꾸 어딘가에 기대고 싶어지면 자세도 틀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20대~30대 젊은 사람은 스트레칭이나 허리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40대 이상이라면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상황이므로 운동보다는 올바른 자세 유지가 훨씬 효과적이다.

아시아·태평양 최소침습척추수술학회(PASMISS), 김기택 명예원장 좌장으로 초청


“척추뼈 완충기관인 ‘추간판(디스크)’은 15세 이상부터 노화가 시작될 정도로 퇴행이 빠른 기관 중 하나입니다. 추간판 압력을 줄이려면 눕는 게 제일 좋고, 그 다음이 서 있는 것이며 제일 나쁜 것이 앉아 있는 자세입니다. 특히 쪼그려 앉는 자세가 최악인데, 바닥에 앉아 생활하는 우리의 좌식 문화가 큰 문제 중 하나입니다. 바닥에 주부들이 옹기종기 모여 파 까고 마늘 까는 자세는 척추 건강을 해치는 주범입니다.”

김 명예원장은 60대가 되면 과도한 스트레칭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젊은 사람이라면 운동으로 허리 근력을 키울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 오히려 운동하다가 허리를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환자들에게 굳이 운동을 강요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김 명예원장의 허리 건강 비결 또한 운동보다는 올바른 자세에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습관으로 김 명예원장이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이 바로 ‘주기적인 건강검진’이다. 자신의 몸을 미리미리 점검해야 질병이 심해지기 전에 간단한 치료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을 기피하고, 수술에 대한 우려로 병원을 찾지 않다가 비수술적인 치료가 가능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 김 명예원장은 “척추질환은 대부분 한 번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치료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평소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의사와 환자 간 신뢰가 가장 중요

의사가 환자들로부터 ‘좋은 의사, 진료 잘하는 의사’로 존경을 받으려면 어떤 소양을 갖춰야 할까. 김 명예원장은 환자와 의사 간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의사가 권위적으로 환자에게 하달하는 식의 의료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신념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제자들에게도 가르쳐오고 있다. 환자와 의사 사이에 신뢰가 깨지면 치료를 하더라도 효과가 떨어지고 불필요한 컴플레인이 발생해 의료의 질이 저하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반면 의사와 환자가 서로 치료방법을 논의하고, 가급적 환자의 요구를 들어주려 노력하면 치료 효과는 배가 된다. 물론 의사도 사람이니 실수를 할 때도 있지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신뢰관계가 회복되기도 하고 되돌릴 수 없이 깨져버리기도 한다.

“제가 가끔 환자분들에게 설명할 때 야구로 예를 들 때가 있습니다. 야구선수 중 유격수가 실수를 제일 많이 합니다. 왜냐면 공이 그쪽으로 제일 많이 가기 때문입니다. 수술을 많이 하는 의사는 당연히 사고도 제일 많이 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환자분들에게 ‘제가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결과가 나빠져서 죄송합니다’라고 솔직하게 사과합니다. 놀랍게도 대부분은 받아들여주십니다. 그런데 거짓말을 하면 소위 말하는 ‘라포(rapport)’가 깨져서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김 명예원장이 환자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솔직하다는 데 있다. 자신의 잘못이 있다면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환자에게 사과한다. 그러면 대개 원만하게 넘어가는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발뺌하고 핑계를 만들면 오히려 사태가 더 악화된다. 그래서 김 명예원장은 제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소통하라’고 자주 강조한다.

또 한 가지 후배들에게 당부하는 점은 ‘의업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김 명예원장은 65년 넘는 세월을 의사로 보내며 경희의료원과 강동경희대병원장을 역임하는 등 명예로운 자리를 두루 거쳤다. 그러나 자리를 얻고자 욕심을 낸 적은 없었고 그저 의사로서의 본업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의대에 오는 사람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히포크라테스의 업을 받아서 오려는 사람, 다른 하나는 기술자로서 어쩔 수 없이 오려는 사람이죠.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억지로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하면 가질 수 없고, 의업에 충실하면 자신이 원하는 걸 다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의대에 온 사람은 나중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반면 의사로서 성실히 일하는 사람은 길게 봤을 때 명예와 돈, 권력을 다 가지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의사로서의 본업에 충실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AAOS 2023 Annual Meeting(미국정형외과학회) 초청


국내 정형외과학회의 위상을 높이다

김 명예원장은 대한정형외과학회 학회장으로서 의료기술 발전을 위한 학술적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라스베가스 베네시안컨벤션&엑스포센터에서 열린 미국정형외과학회 ‘AAOS 2023 Annual Meeting’에 초청받아 다녀온 뒤 대구에서 ‘제67차 대한정형회과학회 춘계학술대회’를 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정형외과학회 ‘AAOS 2023 Annual Meeting’은 미국정형외과학회(AAOS)에서 개최하는 연례 학회다. AAOS는 지난 1933년 설립 이후 올해로 발족 90주년을 맞이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이자 가장 권위 있는 학회로 인정받고 있다. 매년 미국을 비롯해 각국의 정형외과학회 회장단 등 전 세계 정형외과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인다. 김기택 명예원장은 現 대한정형외과학회 회장으로서 올해 AAOS의 초청을 받아 대한정형외과학회 집행부와 미국을 다녀왔다.

이 자리에서 김기택 명예원장은 여러 세션의 강의에 참여해 전 세계 정형외과 트렌드를 확인했으며, 각국 회장단 조찬 모임에서 정형의학회 최신 이슈, 미래 세대에 대한 교육 상황을 주제로 각국 대표단과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기업 홍보관을 방문해 다양한 의료 기기를 살펴보며 한국 기업들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 명예원장이 AAOS 연례 학회에 초청받은 것은 국내 정형외과의 세계적인 위상을 다시금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 명예원장 역시 “세계적으로 정형외과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으며, 앞으로도 국내외 정형외과 발전과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이바지하겠다”고 전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제67차 춘계학술대회


미국을 다녀온 대한정형외과학회 집행부는 다음 달인 4월 13일부터 15일까지 대구에서 제67차 대한정형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최소침습수술 ▲체외충격파 ▲류머티즘 질환의 치료 등 다양한 주제의 심포지엄이 열려 정형외과 의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정형외과 전공의 생활부터 개원까지’ 주제로 진행한 세션은 개원 2년차, 5년차, 10년차 정형외과 개원의들의 개원 준비 경험을 공유하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한 세계적인 척추 후만변형의 대가 Pierre Roussouly 교수(프랑스), 고관절 분야 대가 Takagi Michiaki 교수(일본) 등 국내외 유명 강연자들이 참석해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김 명예원장은 이날 “학회 개최를 위해 수고해 준 조직위 여러분들과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대한정형외과학회는 의료계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 7월 13~15일간 대만에서 개최된 ‘제23회 아시아·태평양 최소침습척추수술학회(PASMISS 2023)’에서 동탄시티병원의 신재흥 병원장은 초청 연자로 강의를, 김기택 명예원장은 학회 좌장으로 초청돼 함께 자리하며 학술적 담론을 나누는 유의미한 시간을 가졌다. 아시아·태평양 최소침습척추수술학회(PASMISS)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12개 아시아 국가 의료진으로 최소침습 척추 수술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 최신 지식을 나누는 학회로, 김 명예원장과 신 병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대한민국 척추외과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기여한 바 있다.

이어, 지난 8월 16~19일간 서울에서 개최된 ‘국제척추학회 2023 아시아·태평양 척추신기술학회 정기학술대회(ISASS AP 2023)’에서 신재흥 병원장은 교관, 김기택 명예원장은 좌장으로 초청되어, 미국, 유럽, 아시아를 아우르는 15개국 44명 석학들과 국내 전문가들이 한데모여 ‘척추 수술의 혁신’이라는 목표아래 최신지견에 대한 강의와 열띤 토론도 진행했다.

덧붙여, 지난 9월 개최된 동탄시티병원 주관 2023 최소침습 척추치료 연구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김기택 명예원장의 축사로 학술대회의 포문을 열었으며, 이어서 척추학회 인천, 추계학회 제주를 앞두고 김기택 명예원장은 다채로운 학회 활동을 통해 학술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렇듯 김기택 명예원장과 같은 척추질환의 세계적인 명의가 국내 정형외과의 기둥으로서 자리를 지켜준다면, 국내 정형외과학회의 국제적 위상 제고는 물론 대한민국 의료계의 미래 비전도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_동탄시티병원

2023 최소침습척추치료연구학회 추계 학술대회 (동탄시티병원 주관)



profile

現 대한정형외과 학회장

경희대학교 의무부총장

경희의료원 의료원장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원장/협진진료처장/기획진료부원장/정형외과장/척추센터장 역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척추 전임의

아시아태평양척추최소침습학회(PASMISS) 회장

대한척추외과학회 회장

미국 미네소타대학 척추측만증센터 연구원

미국 미네소타대학 Twin Cities Medical School연수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척추외과학회 60주년 기념 학술대회 준비위원회 위원

경희대학교 의학박사

EBS 명의 5회 출연

위클리피플 인물지식가이드저널

news@weeklypeople.netㅣ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위클리피플 #WeeklyPeople #인물지식가이드저널 #주간인물위클리피플 #김기택명예원장 #경희대학교 #대한정형외과학회장 #서울대학교 #대한척추외과학회 #명의 #의사 #병원 #의료철학

작가의 이전글 주간인물위클리피플, 인천기독병원 '나눔과 사랑의 인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