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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loryewp Jul 03. 2024

위클리피플ㅣ송리나 ㈜두구다 대표 인터뷰

위클리피플ㅣ송리나 ㈜두구다 대표 인터뷰

사진=송리나 ㈜두구다 대표


빅데이터·AI 기반 행동 예측분석 솔루션
최적의 의사결정 지원으로 고객 성장을 이끌다

송리나 ㈜두구다 대표 |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경영대학 교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세상의 모든 정보가 데이터로 축적되고 있다. 개인의 취향과 생각, 사상부터 정치적 성향, 소비패턴에 이르기까지 과거에는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몰랐을 수많은 정보가 데이터 형태로 변환되어 존재한다. 무심코 시청한 영상은 곧 나의 취향을 반영하고, 호기심에 클릭한 쇼핑몰 제품은 나의 소비패턴을 드러낸다. 이처럼 인터넷 환경에는 이용자들의 수많은 데이터가 산재해 있지만, 이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라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빅데이터 분석은 다양한 출처에서 생성된 대규모의 데이터셋에서 데이터를 수집, 처리, 파생하는 데 사용하는 방법을 뜻한다. 여기에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방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AI 기술이 접목된다면, 사용자의 목적에 어울리는 최적화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두구다의 송리나 대표는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 분석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의 내부 데이터와 두구다가 보유한 수많은 빅데이터, 여기에 공공 데이터를 결합한 정보를 AI가 취합해 분석,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다. 기업이나 관공서, 혹은 전문가의 영역이라 불리던 빅데이터 분석, AI 기술을 대중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송리나 대표를 조명해 봤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김민진 기자

개개인의 특성 반영한 행동 예측 솔루션


㈜두구다는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 분석하는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이미 미국에서 가입자 수가 약 7천만 명에 이르는 미국 의료보험의 운용 효율성을 분석한 바 있고, 한국에서는 기업과 국회, 주요 의과대학과 협업하여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단기간에 정확한 예측을 해야 하는 선거 분야에서도 성과를 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최근에는 상권 분석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수많은 성과를 인정받아 영국계 벤처캐피탈인 킹슬리벤처스로부터 프리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이긴 하지만, 이를 실제 유용한 서비스로 적용한 스타트업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두구다가 업계에서 호평을 받으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송 대표는 의뢰인에게 포커스된 맞춤형 솔루션 제공을 성장의 비결로 꼽았다.

“지금까지 빅데이터나 AI를 활용한 솔루션들은 좀 더 광범위한 규모의 데이터와 정보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반 대중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는 많지 않았어요. 하지만 두구다는 의뢰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거시적인 관점의 데이터보다 미시적인 관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분석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다양한 소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학적 기법을 사용해 빅데이터를 통합, 미래의 경영적 리스크나 개인의 행동을 예측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거죠. 일례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 갑작스럽게 바뀌는 환자의 형태, 수요를 예측해서 병원의 경영컨설팅을 진행했습니다. 과거에는 외부 시장의 데이터나 현장 직원들의 감, 내부의 경영 상태 등을 통해 막연히 예측, 짐작할 수 있었던 요소들을 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겁니다.”

솔루션의 내용 역시 굉장히 구체적이다. 환자들의 수요와 변화를 예측해 의사들의 스케줄을 어떻게 바꿔야 하고, 어떤 환자를 우선 진료해야 하며,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아주 세밀하게 컨설팅한다. 컨설팅이 조직 내부와 외부에 어떤 효과를 유발할 것이고, 그로 인한 사회적 임팩트는 어느 정도인지까지도 분석해 전달한다. 송 대표가 의료 정책 분야에 관심이 높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우선 서비스를 실시했지만, 기본적인 빅데이터 분석 방법과 효과는 분야를 막론하고 비슷하기에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이미 상권 분석이나 선거 결과 예측에도 두구다의 솔루션이 활용되어 유의미한 결과를 낸 사례가 있다.

“단순히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곳에 산재한 빅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고, 여기에 수학적인 기법을 활용해 개인 단위의 예측이 가능하도록 구성했습니다. 20대 남성, 30대 여성 등 이런 식으로 광범위한 표본에 대한 예측이 아닌, 개개인의 특성과 취향, 소비 패턴을 반영해 종합적인 예측을 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활용도가 기존 빅데이터보다 훨씬 높다는 특징이 있죠. 빅데이터 분석으로 도출한 결론도 일반 대중이 쉽게 알아보고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쉽고 직관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사진=2022년 미국 AcademyHealth 학회 참석, AI/ML기반 의료정책결정 방법론 발표


미국에서 마주한 삶의 터닝포인트


송 대표는 고등학생 때 미국 현지에서 최고 수준의 사립 고등학교로 손꼽히는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Phillips Exeter Academy)로 진학했다. 막연히 공부를 잘하고 싶어서 택한 미국 유학길이었지만,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한국과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교육 환경 속에서 그의 가치관은 끊임없이 변화했다. 수학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게 된 것도 이맘때였다.

“한국과 미국의 교육 환경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문제를 풀이하는 방식도 달라요. 한국에서는 수학적 정의를 먼저 알려주고, 예시를 통해 풀이 방법을 알려준 뒤에 문제를 푸는 반면, 제가 있던 학교에서는 그런 과정 없이 그냥 문제를 던져줍니다.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풀기 위해 고민하면서 개념을 스스로 터득하게 하는 방식이죠. 그래서 문제를 푸는 방법이 학생마다 천차만별이에요. 처음에는 이런 교육방식에 적응하기까지 너무 불편하고 힘들었는데, 여러 과정을 거쳐서 개념을 이해했을 때의 쾌감, 그리고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그 과정이 너무 행복했어요. 그렇게 수학에 점차 흥미를 가지게 되었죠.”

고등학교 수학경시대회에 나가며 점점 수학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송 대표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재학 당시 수학적 툴을 이용해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책상 위에서 학문을 연구하는 데 그치는 수학이 아니라, 사회에, 세상에 도움이 되는 수학을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학사는 응용수학을 전공했고, 석사는 예일대학교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이후, 수학적 툴과 빅데이터가 결합해 실질적인 성과를 보이는 분야가 정책이라는 생각에 하버드대학교에서 공학수학에 기반한 경영 정책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수학적 툴의 현실화라는 문제에 골몰하고 있지만, 학술적으로도 뛰어난 송 대표는 2020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경영대학에 교수로 부임해 지금도 가을이면 빅데이터 통계학을 강의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간다. 이처럼 연구자, 교육자이던 그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한 정치인의 연설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살 때 당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공식석상에서 헬스케어의 정책적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이 정책이 왜 필요하고, 누구에게 어떤 효과가 있으며,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설명하는 영상이었는데요. 정치적 성향이나 그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하나의 정책에 대해 그렇게까지 심도 있게 고민하면서 주도적으로 정책 시행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영상을 보면서 ‘나는 과연 저렇게 치열한 고민을 해 본 적이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더 늦기 전에 나의 생각,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일을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송 대표가 주목한 사회적 담론은 빅데이터의 활용이었다. 교수로서 의료정책이나 빅데이터 관련 연구를 접할 때마다 그는 기업이나 기관의 데이터 접근성과 개인의 데이터 접근성에 큰 갭이 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데이터의 활용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데, 정작 일반 대중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툴이나 솔루션이 거의 없어 데이터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 시스템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확장될 텐데, 이런 불평등이 지속된다면 공정성에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활용 툴을 만드는 기업을 목표로 두구다(Doing Good With Good Data)를 설립하게 되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하나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라


학계에서 촉망받는 젊은 석학이자, 시대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빅데이터·AI 기반 예측분석 솔루션으로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스타트업의 대표로도 활동하는 송리나 대표. 다양한 영역에서 결실을 내고 있는 그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끊임없이 고민하고, 계속해서 부딪치라는 조언을 건넸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배움은 학교에서 끝난다고 생각하는데요. 사회에 나와서도 계속해서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성장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스스로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어떤 부분을 발전시켜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해 봐야 해요. 행동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시도해 봐야만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 수 있어요. 저 역시 학교 안에서 공부만 했다면 몰랐을 지식들을 창업하면서 많이 알게 됐습니다.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경영, 인사관리, 마케팅까지. 일단 부딪쳐봐야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되고, 그 다음 스텝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생각에만 그치지 말고 실천하길 바란다’라는 조언을 건네고 싶어요.”


교육자이자 연구자로만 살아왔던 그는 창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스로가 한 뼘 더 성장했다고 말한다. 더불어 송 대표는 새로운 아이템이나 기술을 가지고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는 미래의 비전과 꿈, 목표에 대한 확실한 신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장의 단기적인 매출이나 목표 달성에 주목하기보다는 구성원 모두가 하나의 꿈을 공유하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원 팀이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시작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은 특히나 비전 공유가 중요합니다. 당장 이번 달 매출을 얼마 찍자, 혹은 이용자를 몇 만 명으로 늘리자 하는 식의 단기적인 목표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런 목표들은 달성하고 난 다음에 동기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대표부터 직원들까지 모두가 하나의 꿈을 공유하며 나아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데이터 분야에서 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가진 두구다는 데이터의 접근성을 확대해 누구나 데이터 툴을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내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데이터가 우리의 인생을 어떻게 풍요롭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송 대표는 앞으로 영국으로의 사업 확장과 글로벌 시장진출을 모색하며, 데이터 평등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이다. 사진제공_㈜두구다

profile

㈜두구다 founder, ceo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 경영대학 교수
영국 Cambridge University, Oxford University 에서 “빅데이터/AI와 정책결정” 초청 강연
코넬대학교 Institute for Healthy Futures 교수 연구원
하버드대학교 박사 (의사 결정, 의료정책)
미국 생산운영관리학회 의료경영 부문 최우수논문상
미국 국립보건원 (NIH) 의료 서비스 연구 펀딩 (연구 책임자)
메사추세츠종합병원 (하버드 의학전문대학원) 보건정책연구센터 연구원
세계은행 컨설턴트
예일대학교 석사 (통계학)
삼성이건희장학재단 이건희장학금 펠로우쉽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Caltech) 학사 (응용 및 전산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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