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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안 Mar 22. 2024

혁신이 가능한 구조, 어떻게 만들까

트레바리 책 <룬샷> 후기  

오랜만에 트레바리 클럽에 참여하고 있다. 주제는 글로벌 비즈니스. 가기 전까지는 '도대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퇴근하고 가고 있나' 생각하다가, 막상 끝나고 나면 '그래도 역시 하길 잘했지'라고 생각이 바뀐다. 이 매력이 트레바리를 간헐적으로라도 계속하게 만든다. 마성의 트레바리.    

언젠가부터 내가 모르는 영역을 빠르게 배워야 할 때, 특히 쉽고 빠르고 순도 높은 방법으로 배우고 싶을 때 트레바리를 찾는다. 글로벌 비즈니스가 그런 영역이었다. 마침 주제가 맞는 클럽이 있어서 골랐는데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2회 차 모임은 책 <룬샷Loonshot>을 가지고 이야기했는데 개인적으로는 1회 차 모임보다 좋았다. 대화를 나누면서 머리가 댕-하고 울리는 느낌도 여러 번 받았다. 뇌에 스파크가 튀는 느낌이랄까. 여운이 길게 남아 모임에서 새로 배운 개념을 정리해 본다. 


1. 책 <룬샷> 주요 개념


- 룬샷(Loonshot) : 그 주창자를 나사 빠진 사람 취급하는, 대다수가 무시하고 홀대하는 미친 프로젝트. 성공하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동력이 됨. 룬샷의 결과물은 상태의 유지나 개선 정도가 아닌 아예 판을 바꿈(혁신, 창의, 파격) 

ex) 처음 출시된 아이폰 


- 전략형 룬샷(S-Type Loonshot) : 모두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새로운 전략이나 비즈니스 모델

ex) 아메리칸 항공 : 마일리지 프로그램 최초 도입, 특별 할인 항공 운임, 2단계 고용(임금체계를 A/B로 달리 가져감)


- 제품형 룬샷(P-Type Loonshot) : 모두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신제품이나 신기술 

ex) 팬암 항공사 : 40년간 더 크고 빠른 비행기를 설계하고 주문 

※ 규제 철폐라는 환경 변화와 전략형 룬샷으로 무장한 신생 기업들의 성장으로 팬암은 결국 사라짐 


- 프랜차이즈(Franchise) : 최초 제품이나 서비스의 후속작 또는 업데이트 버전. 프랜차이즈의 결과물은 기존 상태의 유지나 개선 정도에 그침(안정, 보수, 개선) 

ex) 아이폰 X 이후 버전


- 동적 평형(Dynamic Equilibrium) : 두 가지 상태가 계속해서 일부를 주고받으며 어느 한쪽도 다른 쪽을 희생시키면서 커지거나 줄어들지 않고 균형을 이루며 공존하는 상태.

ex) 얼음 덩어리와 물이 공존하며 분자들이 계속 둘 사이를 오갈 때


- 상전이(Phase Transition) : 두 가지 상태, 즉 두 가지 유형의 창발적 행동 사이에 일어나는 갑작스러운 변화. 

ex) 고체와 액체 사이. 고속도로에서 부드러운 흐름과 꽉 막힌 흐름 사이. 시장의 합리적 상태와 버블 상태 사이. 


- 매직 넘버 : 집단의 규모가 매직넘버(던바의 법칙에 의하면 150명)을 넘어서면 룬샷에 초점을 맞추던 사람들이 경력에 초점(승진을 위한 사내정치)을 맞춤. 조직 구조의 변수를 조정하면 다시 룬샷에 초점을 맞추는 매직넘버로 올릴 수 있음. 

ex) 물리학자 필립 앤더슨(Philip Anderson) "많으면 달라진다 More is different"


2. 생각해 볼 점


1) 룬샷은 반드시 필요한가?


- [필요성] 성장은 무한하지 않다. 성장 곡선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시기가 반드시 온다.(그림 1 참고) 기존의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장이 한계점에 도달하기 전 새로운 룬샷을 준비해야만 그 힘으로 기업 전체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룬샷이 필요하다.  

ex) 메타 사례 : 페이스북의 성장이 완만해졌을 때 인스타그램 인수로 성장을 이어감   

출처 : DBR 

- [추진 시점]  룬샷은 프랜차이즈 사업이 잘 되고 있을 때 미리 준비해야 한다. 성장 곡선이 이미 꺾였을 때 룬샷을 준비하면 잘 작동하지 않는다.(인재 영입이 어려움) 

ex) 지붕은 날이 좋을 때 고쳐야 한다


- [전제] 룬샷의 전제는 기존 프랜차이즈가 안정권에 올랐을 때 해야 한다. 회사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현금이 창출되는 상황에서 파격적인 도전에 나서야 한다. 


- [유의사항1] 룬샷은 필요하지만, 프랜차이즈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ex)크래프톤 사례 : 배틀 그라운드(룬샷)에 너무 중심을 두어서 돈 벌어오는 테라(프랜차이즈)를 등한시. 내부 불만 발생.


- [유의사항2] 무한정 룬샷 기회를 줄 수는 없다. 제한된 조건(시간, 예산 등) 안에서의 룬샷이어야 한다.   

ex) 패스트 트랙 아시아 박지웅 대표 : "적당히 똑똑한 사람이 3번 실패할 수 있을 만큼의 예산을 투자한다." 


- [유의사항3] 표면적으로는 실패처럼 보여도, 그 안에 룬샷의 가능성이 숨어 있을 수 있다. 제품 개발에는 실패해도, 그걸 위해 사용된 기술 자체는 활용 가능하다.  

ex) 샌드버드 사례 : 첫 제품은 커뮤니티 서비스. 그런데 그 안에 채팅 기능이 개발이 잘 되어서 그 기능만 가지고 피벗.


2) 동적 평형을 만드는 방법


- [구조] 룬샷 그룹과 프랜차이즈 그룹을 의도적으로 분리해야 한다. 룬샷 조직은 쉽게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장치(권한, 직책, 조직 내 파워 등)가 필요하다. 


- [리더십] 룬샷 그룹을 지키고 육성할 수 있는 인물(정원사)이 필요하다. 

ex) 군인 - 과학자 집단을 연결했던 버나바 부시


3) 회사의 매직넘버를 키우는 방법


- [인센티브] 금전적/비금전적 보상(인센티브)의 초점을 어디에,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룬샷/프랜차이즈 조직의 동기부여가 달라질 수 있음   

ex) 삼성 사례: 인물과 숫자로 조직 관리. 소수의 룬샷(핵심인재) 그룹에 파격 보상. 임원은 승진에 따라 보상 상승의 폭이 파격적으로 커짐(금전적 동기부여). 나머지 프랜차이즈 그룹은 적당한 숫자(Head counting)로 관리됨. 


- [프로젝트-능력 적합도] 개인이 가진 역량/특성과 프로젝트/일이 fit 할 때 몰입도가 큰 조직 만들 수 있음

ex) 에코마케팅 사례 : 프로젝트 투입 전 개인의 성향과 일의 적합도를 심도 깊게 고민한 다음 투입을 결정. 반대로 일의 성격이 바뀌면 팀에서 사람을 바로 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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